매일매일 세시풍속

매일매일 세시풍속
고성배 지음 / 닷텍스트 / 2022년 10월

세시풍속이라 함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해마다 같은 시기에 반복되어 전해오는 주기전승의례를 뜻합니다. 항상 그 맘때쯤이면 하는 것들이죠. 정월대보름에 전날 밤에는 부럼 까 먹기, 동짓날엔 팥죽 먹기, 단오날에 청포물로 머리 감기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 모두 다 세시풍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하는 이유는 결국 기복인 것이죠.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때론 조심하고, 때론 즐겁게 즐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예전처럼 챙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챙기고 있는 날들엔 시장 가 보면 북적북적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동짓날에 시장 갔다가 팥죽 사 먹으려는 사람들이 1미터 넘게 있는 것 보고 놀란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세시풍속은 우리의 삶에 함께 하는 관습과 같은 것인데, 이 <매일 매일 세시풍속>은 그러한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놓았습니다. 사진에 보면 알 수 있듯이 맨 앞에는 세시풍속에 관한 이름, 그 다음 간결하게 표현한 일러스트, 그 밑에는 어느 지역에서 했는지, 음력으론 며칠로 하는지, 출처는 어디인지를 밝히고, 마지막에 이 세시풍속에 대한 설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이루어지는 총 365개의 세시풍속을 담고 있습니다. 365개라고 하여 마치 365일 정말 매일 세시풍속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고, 최대한 그렇게 담으려고 노력한 책입니다. 어떻게 매일마다 그런 세시풍속이 있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각 달마다 해 왔던 것들을 고스란히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읽어 보면서 이런 게 있었어? 하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첫 장부터 모르는 것이 출몰했습니다. 쥐의 날인 상자일엔 콩알을 볶고, 소의 날인 상축일엔 쇠붙이를 만지지 않고 이렇게 십이간지에 해당하는 날에 해야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어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는 건 농경사회에서 풍년이 들고,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좋은 일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죠. 그 외에도 달마다 있는 세시풍속들이 정말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많았고, 별 것 아닌 것 같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신기한 것들이 많았어요. 지금보단 과학이 덜 발달하고, 기술이 덜 발달한 시절인 만큼 이런 것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피하고 얻고자 하는 선조들의 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365개나 되어서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끝도 없지요.

아쉬웠던 건 전반적인 책의 편집입니다. 출판사가 정말 이 부분은 생각해서 만약에 2쇄가 나온다고 하면 고려해줬으면 하는 부분인데요. 

먼저 책의 크기가 너무 작아요. 딱 손바닥 사이즈입니다. 크지 않고 아담하게 작은데요. 문제는 내용이 많아서 두껍습니다. 두꺼운데 책의 크기가 작으니 솔직히 책을 볼 때 불편했어요. 이렇게 두꺼우면 크기도 어느 정도 커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책의 크기였어도 무방했을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작게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두 번째는 글씨의 크기입니다. 사진에서도 보듯이 지면의 맨 끝에 세시풍속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요. 폰트 크기 8입니까? 이거 실화입니까? 요즘은 일부러 자간과 글씨 크기를 넓히는 쪽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작은 글씨 뭔가요? 가뜩이나 책의 크기가 작은데 설명이 너무 밑에 있는 동시에 크기가 작아서 가독성 문제가 있어요. 차라리 이럴 거면 일러스트의 크기를 줄였던 것이 옳았다고 보는데, 사실 중요한 건 그림이 아니라 그 설명인데 약간 주객전도된 느낌? 사실 이 문제도 책의 크기를 일반적 크기로 했다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볼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책 크기를 키워야 한단 소리겠죠.

마지막으로 왜 책 표지에 저자의 이름이 없는 겁니까....^-^;;;; 최소한 책등엔 써 줄 수 있잖아요. 저자가 본인 이름이 들어가지 않길 바랐다고 하면 어찌할 수 없지만 표지나 책등에 저자 이름 없는 건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듯합니다.

편집은 아쉽지만 내용 자체는 정말 유익합니다. 전 연령대가 즐겁게 볼 수 있고,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이런 날엔 이런 걸 해요~ 하면서 체험학습 같이 할 수도 있어서 좋아요. 저는 이런 것들이 좀 더 챙겨졌으면 좋겠고, 그런 데 일조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러스트로 간단하게 알기도 편하고요. 하루하루 오늘은 무슨 세시풍속이 있나~ 하면서 호기심 있게 보기 정말 좋은 책이라 추천합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김정희 외 4인의 한시 24수

김정희 외 4인의 한시 24수 - 한자 따라 쓰기 ㅣ 한자를 알면 어휘가 보인다
김정희 외 지음, 큰그림 편집부 기획 / 도서출판 큰그림 / 2022년 9월

표지에서 아주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는 김정희 외 4명(이황, 정약용, 김시습, 한용운)이 쓴 한시 24수가 담겨 있는 한자 공부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한자 공부를 한시로 한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서평이라 해야 할지, 교재평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하긴 합니다. 

사진에 보면 알 수 있듯이 먼저 한시를 보여줍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건 김정희가 쓴 <안시성>이 되겠습니다. 맨 처음 한시가 있고, 그 밑에 우리나라 해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한자를 쓸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각 글자의 뜻과 음을 적어놓았고, 획순도 함께 적어 놓아서 참 좋아요. 사실 획순 모르고 한자 쓰는 사람이 많은데 알아야 합니다. 획순은 정말 한자를 알면 알수록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거든요! 아무튼 한자 공부하기에 부담 없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아무리 요즘은 한자가 안 쓴다고 하지만 안 쓸 수가 있나요? 그리고 한자 알면 그만큼 어휘가 풍부해지는 건 당연하고, 어휘를 몰라도 한자를 알면 대략 뜻을 유추할 수도 있으니까 알아서 나쁠 것 없지요. 문제는 한자는 재미가 없어!!!! 공부할 때 살짝 재미 없어요. 하지만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로 배운다면 조금 더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영어는 싫지만 팝송 좋아하면 팝송에 있는 단어는 빨리 익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지루한 천자문이나 사자성어보다는 오히려 한시가 더 운치있고, 또 외우면 그 나름대로 그럴듯 하잖아요? 실제로 해 본 결과 따라쓰다보면 대강 다 외워지더라고요. 원래 한시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저는 한자쓰기연습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상당히 저에겐 괜찮았던 책입니다. 사진을 보면 맨 마지막에 제가 따라 쓴 김정희의 <수선화>가 있습니다. 따라쓰면서도 참 못 쓴다... 스스로 감탄했습니다만(훌쩍) 그래도 꽤 있어보이지 않나요? 

한시를 알면서, 한자공부도 하고, 한자쓰기도 하는 1석 3조를 노린다면 이 책을 추천해요. 연령대 관계없이 잘 사용할 것 같고, 출판사는 이걸 시리즈로 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봤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 노벨 경제학자들에게 배우는 최소한의 생존 경제학
조원경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8월

표지에도 써 있지만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들이 주장한 이론들에 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란 제목에 걸맞게 소위 식탁 위에 여러 학자들을 올려놓은 것이죠. 이 반찬, 저 반찬 식탁 위에 올라가 있듯 경제학자들의 이론에 대해 골라 먹을 수 있는 간편식 같은 느낌입니다. 정확히는 레토르트 같이 전자렌지에 3분 돌리면 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훑어보기에는 좋은 책입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고, 그에 맞추어서 총 26명의 학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맨 첫 장에는 학자들의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자취에 대해서 이야기 한 후에 약 10장 정도로 해서 그들이 내세운 이론과 그리고 저자가 그 이론을 대입하여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풀어가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26명의 학자를 소개해야 하기 때문에 깊은 이야기는 하기가 어렵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받은 사람들의 이론을 이해하고자 하면 두꺼운 책 1-2권도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명제를 앞에 내놓고 이후에는 저자의 해석이 주가 이루게 되는데요. 그래서 깊은 이야기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사람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고, 그들이 어떤 이론으로 상을 받아 어떤 식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겠습니다.

경제학에 관해서 잘 모르거나 관심은 있는데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겐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 되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경제이론이 어떤 식으로 사회에 적용되는지도 조금 맛보기 형식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혹은 이런 류의 책을 덜 접한 사람들에겐 나름 신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을 하나 붙이자면 이론을 해석하는 방식에 있어서 특정 집단이나 특정 상황에 대해 너무 콕 집어 이야기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글을 쓸 때에 저는 웬만하면 피하는 형식인데 저자는 이따금 그렇게 쓰더라고요. 그런 방식은 좀 지양하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사랑으로 연결된 고리

사랑으로 연결된 고리
온유안 지음, YLANC 그림 / 더행복 / 2022년 3월

이 책의 주인공인 지유에게만 보이는 '빛의 선'이 있습니다. 우연히 숲길을 산책하다가 발견한 그 빛의 선은 다른 사람에게만 보이지 않고, 지유에게만 보이는 것입니다. 지유에게는 언니와 오빠가 있는데 나이 차이가 그리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빛의 선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좀 더 순수하고 떼 묻지 않은 어린 지유에게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빛의 선은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행복할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국 그 빛의 선에 휘감겨 있다란 것은 행복하고 서로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따뜻함의 증표겠지요. 그래서 지유에게도, 하늘 멀리 날아가는 새에게도, 아빠에게도, 친구에게도 다 빛의 선에 휘감겨 있습니다. 그러하지 못하고 외따로 떨어져 있으면 그 빛의 선은 보이지 않습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서아도 그러했지요. 하지만 지유가 손을 내밀고 함께 하는 순간 서아에게도 빛의 선이 휘감기게 됩니다. 서아는 이제 외롭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세상은 빛의 선으로 휘감겨 갑니다.

이 동화책은 크기가 크고 다소 무거운 감이 있어서 유아보다는 유치원생~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더 적합한 동화책인 듯합니다. 아예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동화책은 아닙니다. 그와 더불어 아버지의 육아에 대한 고단함도 드러난 부분에 있어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더불어 이 책은 아무리 봐도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맨 마지막에 지유가 창밖을 보다가 빛의 선이 없는 집을 하나 발견하거든요. 그리고 이 책이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음 동화책에선 그 빛의 선에 휩싸이지 않은 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