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행운 생각하는 책이 좋아 9
신시아 로드 지음, 김난령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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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파란색 동심

 

 

오랜만에 정말 예쁜 이야기를 읽었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 뒤에 항상 자리잡던 낡은 책장, 그리고 반 친구들이 하나 둘 모아 채워 놓은 책들. 그 책장 속에서 꺼낸 책을 읽은 기분이다. 책과 책 속의 이야기 덕분에 내 가슴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던 예쁜 구석을 찾아낸 듯하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들과 불행을 피하고자 의지하는 미신들. 그런 동화 같은 미신들을 좋아하는 나이 11살. 주인공 테스는 조그마한 바닷가재잡이 섬의 11살 소녀이다. 입양된 오빠 아론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11살 소녀의 예쁜 노력은 거친 항해를 하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더없이 따뜻하게 해준다.

 

청소년 도서인만큼 결말은 전혀 궁금하지 않을 만큼 뻔하지만,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을만큼 예쁘다. 어렸을 때라면 그냥 재밌게 읽고 말았겠지만, 세상에 어느정도 찌들만큼 나이를 먹고나서 보니 참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희귀한만큼 진귀한 파란색 바닷가재만큼이나 행운이라는 것은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행운이라 믿는 물건에 마음을 기댄 채 열심히 노력한다면, 하늘은 돕는 자를 도울 것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이 책을 보고 좋은 것을 느껴가며 컸으면 좋겠다.

 

 

 

 

 

......

우리는 모두 수많은 조각으로 이루어진 퍼즐과 같은 존재들이다.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가 살았던 장소, 그리고 가장 크게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 .

......

 

- p. 234 -

 

 

 

 

 

 



 

500만분의 1의 확률을 자랑하는 파란색 바닷가재.

이런 동물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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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다리
배상열 지음 / 황금책방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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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민국을 개조하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다. (Dokdo is our land.)"

이 책의 부제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문구가 참 와닿는다. 흔하게 부르짖는 말이지만 영어로 옮겨진 부분에 눈길이 멈춘다. 본래 영어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언어로 our라는 소유격은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우리집, 우리가족, 우리나라 등은 외국에서 my로 바뀌기 마련이다. 잘해봐야 나라이름에 's가 붙는 정도?

한국인의 정서가 깊게 베여있는 'our land'라는 단어가 깊게 눈에 새겨진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이 소설은 굉장히 비장하다. 읽는 동안 주먹을 꽉 쥐게 되고, 책 속의 대한민국과 함께 분개하고 함께 전율하게 된다.

독도를 탐내는 일본, 한국을 이용하려는 미국 등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라는 선전문구를 통해 지금의 한국이 아닌 강대하고 의식적인 한국을 그렸을거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소설에는 비약적인 에피소드가 따르기 마련이고, 통쾌하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가 일쑤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물론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도록 솔직한 실제 대한민국이 실려있음이 큰 매력이다. 총 3부 중 1부 아스팔트의 들불에서 현 대한민국의 설정을 여과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50페이지 남짓한 작은 섹션 2개를 읽고 난 후 이 소설의 스케일을 파악할 수 있다. 굉장히 직설적으로 현실을 뚫으며 비약적으로 이를 타계하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봇물이라도 터진 양 빠르기 그지 없다. 책의 프롤로그와 함께 실린 4 페이지의 등장인물 소개를 통해 이미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여러 요소들을 뿌려준다. 현 2011년보다 약 5년 정도 후의 대한민국, 즉 별다른 개혁 없이 진행해나간 대한민국의 말로를 1부에서 속시원히 욕하고 나서, 2부에서 극적인 대통령의 등장과 그가 행하는 한국의 개조, 그리고 3부에 이어지는 강렬한 판타지.

실로 대단하다.

 

 

방대하면서도 정확한 작가의 역사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 전례 없는 현대적 대하소설이 탄생한 것 같다.

독사 만난 개구리 꼴이 되버린 일본을 그려보며...

닭 쫓다가 지붕만 쳐다보는 개 꼴이 되버린 미국을 그려보며...

 

 

 

 

 

 

 

...  하나의 목적으로 뭉쳐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고 횡행했던 자들은 결코 서로를 떠나지 못한다.  ...

 

- p.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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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출동 영어단어 - 하버드 박사의 현지에서 쓰는 영어단어
이창열 지음 / 앱투스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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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식 사고

 

 

idiom

- 1. 관용구, 숙어

- 2. (특정 시기, 지역에서 특정인들이 쓰는) 단어

- 3. (특정 개인, 단체, 시대, 지역의) 표현 양식

 

 

영어가 중요시 되는 한국의 전형적인 수험생활을 했던 나다. 나름 열심히 했고, 나름 남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역시 어렵다. 특히 자주 안쓰게 되면 실력이 퇴보된다. 본인이 공부하는 쪽에 관한 전문 용어들은 기가 막히게 잘 알게 되지만, 이에 반해 일상에서 쓰는 영어가 헷갈리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inspiration은 영감을 의미하지만 3,4 번째 뜻으로 들숨(흡기)이라는 뜻이 있다. 비슷하게 expiration은 기간의 만료 등을 뜻하지만 역시 날숨(호기) 혹은 사망이라는 뜻도 있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으뜸되는 뜻보다 뒤따르는 뜻이 더욱 친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영어식 사고"라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인이 어찌 미국인들의 문화를 모조리 이해하고 영어식 사고를 할 수 있겠냐만은 영어식 사고를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된다면 영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어식 사고를 할 수 있느냐~!!

아주아주 매우매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Idiom을 꼭 함께 공부하는 것이 굉장히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영어식 사고라는 것을 흉내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 책에서는 실생활에서 아주 유용한 idiom들이 대거 망라되어 있다. 직역만으로는 절대 알기 어려운, 하지만 알고 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게 쓰는 그들의 관용 표현들을 배울 수 있다.

"nose in" 이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이 책을 통해 배운 후 바로 미국 드라마에서 들을 수 있었던 표현.

'nose in ~~'는 '~~에 코를 넣다' 식으로 직역된다. 미국에서는 이 표현을 사역동사 have와 함께 사용하여 '~~에 관심을 갖다'라는 의미를 표현한다. 단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는 관심. 어느정도 이해되는 감이 없잖아 있다. 우리나라 표현 중에 "발도 들이밀지 말어라..." 같은 표현과 일맥상통한 듯하다.

그러나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관용표현들도 있다. 이런 것들은 주먹구구식으로 머리에 넣어두고 자연스레 익숙해지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딱딱하지 않게 관용 표현을 공부하는데 굉장히 좋은 책인 것 같다. 또한 저자가 실제로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표현들을 선정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해를 크게 돕는 예문들과 언제라도 다시 찾아보기 쉽게 만들어주는 색인 역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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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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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미스터리

 

 

 

오랜만에 찾아온 본격 추리 소설.

장르에 걸맞는 표지와 광고글들이 미스터리와 걸맞지 않는 웃음을 자아낸다.

 

범인을 쫒는다거나 증거를 분석하는, 혹은 형사들의 고충, 그리고 거기서 느낄 수 있는 스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본격 추리 소설매력이리라. 항상 사건의 용의자는 건물 내, 주위 사람들로 국한되며 사건의 전무는 일순간에 한 머리 좋은 사람에 의해 풀려버린다. 그 결과는 경우에 따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일 수도, 그냥 말장난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벌써 제목에서부터 전형적인 본격 추리 소설임을 알려준다. 짤막한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이야기들의 전개가 동일하다. 사건은 일어나고 용의자는 항상 '이 안에 있다'이며, 아둔한 형사가 까불지만 결국 머리 좋은 녀석이 어깨 한번 으쓱하는 정도로 사건 해결~!

굉장히 전형적이다. 왠지 <소년탐정 김전일> 같은 만화로 된 원작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ㅎ

 

 

하지만 뭐, 이런 유치한 매력에 이끌려 읽는 것이 본격 추리 소설이기에 즐겁다~!

특히 이 소설은 유머러스한 요소가 굉장히 크다. 머리 좋은 형사가 아닌 집사라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도 다 이를 위해서일 것이다. 까칠한 매력을 풍기는 폭언 집사와 <공중그네>의 이라부를 연상시키는 주임 형사, 그리고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는 재벌 2세 여형사가 함께 모여 이끌어내는 코믹함 덕분에 읽는 내내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글로 쓰여진 추리 만화를 읽는 느낌.

가벼운만큼 통쾌하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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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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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쓰러지다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이라는 제목은 정감있으면서도 왠지 어렵다.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구라파'는 구 유럽 스타일을 지칭하는 말임을 안다. 하지만 '구라파식 이층집'은 어떻게 생긴 것인지 감도 오지 않는다. 책 표지에 그려진 집과 비슷한 형태이려니 한다. 그런데 여기에 또 '도미노'가 붙는다. 대체 무슨 의미일까...

익숙한 말, 어려운 말, 재미있는 말들을 교묘히 섞어 정감있는 제목이 탄생했다. 그 알쏭달쏭함에 끌려 책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주인공 진몽주는 17살, 입시라는 문턱에 발을 내딛은 만큼 도서관과 학원을 의무적으로 가지만, 이제 고1이라는 여유로움에 마술 동아리 활동도 하는,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면 유치한 까칠함을 드러내는, 그런 귀여운 사춘기 소녀이다.

어리지만 성숙하려 하는 몽주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가족들 이야기. 절대 순탄치만은 않은 여느 일반 가정과 다를 바 없지만 어린 몽주의 눈에는 달리 보이는 그것이 정말 재미있다.

 

부모님이 결혼하시며 지은 30년된 구라파식 이층집.(표지에 그려진 집이 맞다.) 30년 전만 해도 멋들어진 새집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리고 그 흔적들이 결국 몽주의 이번 여름방학 때 손을 들기 시작한다.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 듯 차례차례 한가지씩.

타일, 마루, 수도 파이프, 보일러, 결국엔 담장과 변기까지.

 

30년 된 집의 아우성은 몽주네 가족사를 대표하는 듯하다. 조금씩 벌어지는 가족들 사이의 틈이 몽주 눈에도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다들 나이를 먹어가자 한가지씩 사건을 터뜨린다. 마치 도미노처럼 차근차근 무너지는 집처럼.

 

 

하지만 몽주네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절대 큰 일이 아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17살 소녀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모두 여느 가족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임에도. 힘든 아빠의 사업, 중년 여성이 된 후 부쩍 낭만을 찾고 싶어하는 엄마, 날마다 이어지는 소소한 고부 간의 갈등, 결혼한 오빠네의 자식 문제,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는 언니, 그리고 몽주 자신의 풋사랑까지.

 

이런 소소하고 흔하지만 그닥 달갑지 않은 문제들을 몽주의 눈에 비춤으로써 불쾌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오히려 귀엽고 즐겁다. 몽주와 시각을 같이 하는 중고생들부터 몽주만한 자녀를 둔 부모들까지 누가 보더라도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도미노가 쓰러지면 다시 세우면 된다. 쓰러질 줄 모르는 오뚜기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도미노가 더 멋지지 않나?

그렇다. 쓰러진 도미노는 바로 세울 수 있다.

제목과 표지까지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작품을 아우르는 센스있는 제목과 책을 읽은 후 한참동안 바라보게 만드는 섬세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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