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천재 - 루소에서 히틀러까지 문제적 열정의 내면 풍경
고명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1881~1942)의 전기 작품 <천재와 광기>에서 따온 것이다.슈테판 츠바이크는 역사가 광기와 우연의 소산이라고 했다.P13 츠바이크가 ’천재와 광기’의 인간 자체에 몰입했다면 이 책은 천재와 광기를 인간이라는 세계의 미궁으로 들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실마리로 삼았을 뿐이다.인간에게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은 ,열정이 지나쳐서 광기가 된다.광기는 한계체험까지 자신을 몰아갔던 내적인 충동이다.광기는 천재성이며,천재의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고독과 공포 속에 내버려진 시지프스와 같은 루소에서 히틀러까지 문제적 열정의 내면 풍경을 들여다 본다.
 

 전 인류를 2차 세계대전의 공포로 몰아 넣었던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1889~1945)에게는 폭군 아버지에 대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었다.그것은 부정적인 자아관을 형성하게 했다.성장 과정에서의 부루주아에 대한 동질감과 이질감은 그에게 광폭한 카리스마를 자라나게 했다.그가 만든 세계관의 내면에는 불안과 공포에 대한 방어기제가 있었다. 바그너,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등을 역할 모델로 삼은 그 시대적 환경도 그의 세계관과 인간관에 영향을 미쳤다.

 

 세르게이 겐나디예비치 네차예프(Sergei Gennadievich Nechaev.1847~1882)는 혁명가 이면서도 같은 혁명동지들을 살해하고,음모하고,사기친 광기로 가득한 인간이다.그의 광기를 만든 시대적 배경은 니할리즘(허무주의),엄격주의,음모주의,테러리즘이 있었다.그에게서는 파괴와 폭력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다. 불안한 성장 배경은 사회의 억압적 불평등 체재가 만들어낸 것으로 보았으며,그것들은 사회을 향한 증오로 대체되었다.

 

 ’정치적 동물’로서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준 이는조제프 푸셰(JosephFouche1759~1820)로 그는 가장 과격한 기회주의자다. 로베스피에르,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붕괴된 배후에는 그가 있었고,루이 16세를 단두대에서 목이 떨어지게 하는 데에도 그의 기회주의는 큰 작용을 했다.그의 광기의 목적은 권력이었고,권력의 향유였다.히틀러,네차예프,푸셰의 광기는 정치적 욕망이 지나쳐 인류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가장 큰 희생자는 물론 본인들이다.

 

 히틀러,네차예프,푸셰의 열정이 정치적 광기로 표현된 것에 비해 루소,소세키,카프카의 열정은 문학에 대한 광기로 녹아들었다.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1712~1778)는 자신의 작가로서 성공을 위해 자식들을 고아원에 맡긴 ,역사상 가장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다. 괴테,칸트,페스탈로치,마르크스,프로이트,등 루소는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루소는 아버지에게서 만족할 만한 아버지상을 물려 받지 못했다.박해망상과 추적망상에 시달리면서도 체험문학.고백문학을 탄생시킨 그는 문학에의 진정한 혁명가였다.

 

 일본 근대문학의 지평을 연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삶을 결정지은 심리적 요소는 불안과 불만이다.그의 태생과 어린시절의 성장배경 역시 부모에게 환영 받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양자로 보내지는 과거다.소세키도 피해망상이라는 어느 정도의 광기를 가지고 있었다.내면의 고독과 공허로 인한 신경쇠약은 그의 문학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오이디푸스의 삼각형’의 전형적인 예로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를 들 수 있다.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데서 오는 아버지와의 관계는 두려움으로 그의 평생 문학 속에 동반자로 나타난다.카프카 문학의 기저에는 ’죄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어른으로 자라나지 못한 그의 자아는 문학 작품 속에서 열정과 광기로 자라났다.

 

 열정이 철학과 만났을때 그것은 오히려 광기에 가까워졌다.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미셸푸코 천재 철학자들에 의해 20세기 철학의 방향이 바뀐다.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Witgenstein1889~1951)그의 일생은 평생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분안과의 힘겨운 전투였다.그 불안의 기저에는 남자를 향한 열망,동성애적인 성향이 있었다.자신의 내부의 나약함,부실함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궁극의 목표였다.그는 바이닝거의’천재 아니면 죽음’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영향을 받아 9년 동안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철학 앞에서 그는 열정보다는 광기에 가까웠다.모든 것을 파헤치고,의심하고 그 진실성을 재검토 해야 직성이 풀렸다.

 

 마르틴 하이네거(Martin Heidegger 1889~1976)의 이면도’불안’이 있었다.불안 속에 상실감과 공허감이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었다.하이네거는 본래적 실존의 문제에 눈을 떴다.하지만 히틀러의 나치당을 받아들여 교수들을 고발하고,유대인 학살을 바라보는 태도는 사고의 편협함을 보여준다.여기에서 인간적,도덕적,철학적인 실패한 부분이다.

 

동성애자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광인을 자신과 동일시 했다.정상인들이 규정한 틀속에서 그는 비정상으로 비춰졌고,그의 천재성은 광기에 가까웠다.그 속에서 치욕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느꼈고,삶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얻은 한계경험을 인식의 참된 도구로 받아들였다.광기야말로 비정상이 아닌 정상의 삶은 도달할 수 없는 인식의 통로 였다.사유의 극한까지 실험하다 정신까지 붕괴되고만 광기의 철학자 푸코,<광기의 역사>의 탄생은 광인과 동일시했던 푸코의 외침이 탄생시킨 결과다.

 

 

 열정이 지나쳐 광기로 발산된 그것의 바탕에는 부모에게서 받은 환경적인 배경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또 한 시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광기를 발산하는데 있어서 폭력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인간 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죄악으로 자리 잡는 것을 알 수 있다.그것을 문학이나 예술 등 자신에게 능력이 있거나 좋아하는 분야로 발산이 될 경우에는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인류의 역사 자체가 열정이나 광기를 통해서 발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광기,그것은 잘 못 다루면 인간에게 파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천재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발산하는 열정으로 아파하고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경계선상에서 아슬하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그 광기를 추스려 갔음을 알 수 있다.그들에게는 불안과 공허감,상실감으로 인하여 자기 자신이 완전히 분열되고,그 열정은 그 자신을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러 자신을 뚫고 폭발해 버린다.자기 자신의 내부의 말 못할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사유의 극한까지 실험하다 정신이 붕괴되고 만 광기의 천재들.이 책은 인간이 인간을 재해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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