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작가님의 단편 동화 모음 [할매 바리스타!주문의 큰 소리로]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빽빽한 집들이 다정해보인다. 그 집들 맨 꼭대기에 오리 벽화 집 윤제 할매 카페가 보인다. 노랑 리본을 한 원두가 제라늄 화분옆에서 카페를 떡하니 지키고있다^^ 참 정감이 가는 삽화다. 표지만봐도 책 내용에서 묻어나는 따스한 향기가 벌써 느껴진다. 아미산을 넘어가는 열두 가지 방법중 제일 빠른 방법 마을 버스를 타고 비석마을에서 아미마을로 떠난 원두. 아미마을 길냥이로 산다는 건, 좀 힘들지만 아름다운 일 같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어린왕자, 사막여우와 붉은 노을 하늘을 보며 그리운 생선비린내에 눈물나게 무언가가 그리운 저녁."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그런데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 힘들면 다시 찾아와." 라고 말하는 사막여우의 따스한 기우를 뒤로하고 항구로 생선을 찾아 떠나는 원두. 현실은 항상 상상의 세계를 태풍이 바다를 뒤 엎듯이 세차게 갈라 놓는다. 원두는 다시 아미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사막여우가 왜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지 느끼며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보석같은 사랑을 숨기고 있다는걸 커피콩 원두는 깨닫는다.정말 아미마을에 가면 윤제할매가 내리는 커피를 마시며 원두랑 사진 한컷 찍고싶다^^*" 이곳에선 꿈도 꾸지 마!" "꿈?""그래, 꿈.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꿈 말이야?"하마터면 그 녀석 꼬리지느러미에 얼굴을 맞을 뻔 했어.지금도 난 그 녀석이 그리워.나도 그녀석이 그립다...* 주머니 속에는 몽돌두 개가 들어 있었어요."값비싼 보석도 아닌 이걸 여태 간직하고 있었다니..."누군가에게는 보잘것 없어 보이는 그 무언가가 그 어떤 보석보다 더 빛나는 보석이라는걸 길냥이 노랑이 알았던 것일까.참 기특하다. "노랑아, 여기서 나랑 같이 살자."백합아파트에서 같이 살자고 하는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나비아줌마에게 아기고양이들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재개발 동네로 다시 돌아가는 노랑이. 멋지다.*아미마을에 사는 세영이. '진짜 수타 짜장면 진짜루' 가게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정기휴업일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짜장면을 대접하는 멋진 아빠. 다음 일요일에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결국 꿈속에서 놀이공원을 가게된다 세영이가 탄 아빠의 오토바이가 날아올라 결국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천사 날개를 활짝 달고 환하게 웃으며 진짜루의 진짜 천사가 되어 아픈 이들에게 도움을 준다.마음이 아프다. 세영이 아빠가 즐겨 듣던 나훈아의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첫 시작 장소가 아미마을. 끝나는 동화도 아미마을이다.작가는 아미마을에서 사막여우가 말한 본질을 본 것일까.나는 작가의 작품으로 아미마을이 품고있는 본질. 사랑을 느꼈다. 분명 사랑이다...
차창 너머 무심코 스쳐가는 등대에 눈이 머문다.등대는 언제나 그렇게 무심히 우리곁을 지키고 있었는가. 부산에 살면서 한번쯤 아니 여러 수십번을 보았을 많은 등대들을 오늘 책으로 만났다.낯설지 않는 모양새로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에 와락 눈물이 난다. 망망대해 불빛 하나로 누군가에게 반가움과 평안함을 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대단하고 외로운 일 일까. 나는 누군가의 등대일까, 나는 저들처럼 등대가 될 수 있을까 반문해본다.부산을 사랑하는 동길산 작가님의 등대책을 흑백이 아닌 채색이 있는 사진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다.동길산작가님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고스란히 저 등대들에게 스며있는듯 하다.사진 또한 책장을 넘겼다가 다시 되돌아 넘겨 한번 더 바라보게 하는 마법을 쓴듯 가슴 깊은 곳은 일렁이게 만든다.누가 흔든다고 흔들릴 믿음이 아니고 누가 어찌 한다고 어찌할 믿음이 아니다. 그 믿음이 배를지키고 바다를지킨다는 작가님의 묵직한 글에 마치 등대가 살아있는듯 느껴진다.저 책을 들고 이제 내가 등대를 맞으러 가 볼 참이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제목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책을 받자 단숨에 훅 읽었다. 황작가님의 첫번째 작품 《아빠는 쓰기 대장》을 다 읽고 난 뒤의 따뜻함이 이번 작품에도 역시 충만했다. 작은 생명도 소중히 여길줄 아는 김병장의 마음,엄마대신 휴대폰만 찾는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선우의 마음, 제사를 통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추억을 생각하는 수빈이의 마음, 에이스 할머니를 보며 살찌는 거 신경 안 쓰고 수영만 할 거라는 지수의 마음, 밥상에서 책상이되어 설레는 아침을 맞는 노란 꽃무늬 밥상의 마음, 흰 고양이 109가 주고간 하얀수염을 자기 소원대신 앞집 할머니를 위해 써 버린 소민이의 마음^^ 어느 하나 따뜻한 마음이 들어 있지 않은 글이 없다.책을 덮으며 우리 아이들 마음이 더 따뜻해지고 이 책처럼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읽으며 그림 또한 웃음을 짓게 했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한편의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