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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레스토랑 - 오지랖 엉뚱모녀의 굽신굽신 영업일기
변혜정.안백린 지음 / 파람북 / 2023년 9월
평점 :
자영업과 전혀 관련이 없던 모녀의 우당탕탕 자영업 도전기. 불편한 레스토랑은 정말 불편한 레스토랑이다. 나만의 공간을 위해 나만의 감각으로 나만의 음식과 철학을 담고싶었던 모녀의 경험담과 에피소드는 자영업이라는게 얼마나 다양한 방면에서 예상치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손님과 주인의 입장이란 얼마나 다른지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데, 특별하게 대접은 받고 싶으나 가성비는 꼭 따지고 싶은 손님과, 특별함은 가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주인의 현실은 정말 어렵다. 노동법을 지키고 좋은 재료를 쓰며 공간과 시간의 감사함까지 포함하여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자영업의 민낯. 과연 손님으로서 이 사실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인 입장이 공감되며 왠지 씁쓸해진다.
업자들이 일률적으로 찍어내는 듯한 인테리어는 종종 식상함을 만들어내곤 한다. 그렇기에 아마 이 글쓴이도 사서 고생을 하며 나만의 색을 담은 매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으리라. 의도치 않았지만 타인에게 불편도 끼쳐가며, 상상도 못한 큰 금액의 손해배상도 감내하며 만들어 낸 나만의 인테리어는 비용처리조차 되지 않아 세금폭탄으로 돌아왔을지언정, 두 모녀는, 특히 딸은 매우 만족했으리라. 자영업의 또다른 쓸쓸한 민낯이지만, 어차피 내 공간! 내가 만족했다면 행복하지 않았을까?
식물성 못난이 식재료를 사용하고, 깨진 그릇도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식당. 때때로 동물이 함께 할 수 있으며 (주인이 지향하는) 인테리어와 공간의 미를 위해 춥고 더움도 감수해야 하는 식당. 밥, 빵, 피클은 없으면서 (주인이 지향하는) 와인리스트만 갖춘 매장. 그렇지만 저렴하지도 않아 곳곳에 산재한 '불편함'을 내 돈 내고 감내해야만 하는 식당. 사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한 이 레스토랑의 경영철학을 책으로 접한 나는 이 곳은 절대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만인에게 사랑받고 만인에게 칭찬받는 공간을 만들어야만 하는게 자영업자의 존재 이유는 아니지 않는가? 누군가는 그 경험이 이색적이고 즐거울 수도 있고, 혹은 이 불편한 레스토랑이 본인의 가치관과 딱 들어맞는 사람도 분명 있을것이다. 그렇기에 불편함을 당당히 전면에 내세우는 이 모녀의 레스토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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