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맘조리
김재호 지음 / 레드박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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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오고 있지만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분다.

겨울바람보다야 따뜻하다고 하지만 따뜻했던 낮의 기억으로 더 춥게 느껴진다.

그 추위에도 꽃들은 낮의 따스함에 꽃이 피어난다.

여기저기 노랗고, 하얗고, 분홍빛으로 물이 들어간다. 그리고 푸르러 진다.

그런 봄이 왔는데 아직도 마음 여기저기가 춥다.

아직 내 마음에는 봄이 오지 않았나보다.

몸도 여기저기 쑤셔온다.

몸살이 나려는 걸까??

이럴때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덮고 한숨 푹 자면서 몸조리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된통 아플테니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건 몸조리도 몸조리지만 맘조리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토닥토닥 위로가 되어준 책이다.

가끔은 화려한 말이나 커다란 행동보다는 서툴러도 진심이 담긴 작은 위로들이 좋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스윽 하고 가는 작은 위로들이 상처난 마음을 소독해주고 밴드 붙여준다.

이 책은 그림과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에세이다.

그렇다 보니 짧은 시간에 다 읽어버렸다.

그렇게 읽고 나니 뭔가 아쉬워서 다시 읽었다.

작가님의 말대로 짧은 시간에 다 읽었지만 두고두고 꺼내어 보고 싶은 책이다.

그림도 너무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못그린 그림이다.

하지만 개성있고 공감이 간다.

글씨체도 손글씨다 보니 더 정감이 간다.

어렵지 않은 내용에 내가 했던 생각들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직장인들의 악몽같은 월요일 아침 7시와 짧디 짧은 토요일과 일요일의 시간들.

그리고 돌아오는 월요일 아침...

할부는 나를 채찍질한다. 일을 하라고 더 열심히 하라고.

그래야 갚고 또다시 할부로 지를 수 있다고 말이다.

직장인들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언제나 일이 삶보다 앞에 있다는 생각을 한 작가의 재치에 박수를 보낸다.

누군가는 너무 가까이에 있어 팔만 휘두르면 다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건 살면서 누구나 느끼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늘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분명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누군가에게는 악역을 하게 되는게 인생사니까 말이다.

내 맘조리가 필요할 때, 주변 사람들의 맘조리가 필요할 때 한번씩 더 꺼내어 읽어보면

달콤한 초코렛처럼 위로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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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주
이정연 지음 / 고즈넉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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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을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분이 세분 계시다.

세종, 영조, 정조.

영조는 세종과 정조와는 다른 느낌으로 기억된다.

천한 어머니의 신분을 평생의 아픔으로 안고 살았던 아들이자 자신의 아들을 죽인 비정한 아버지.

형을 독살하고 왕이 되었다는 소문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래도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다. 늘 꼿꼿한 자세로 옷 한 벌도 헛투로 버리지 않았던 왕으로 기억한다.

 

그런 영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백성들이 굶고 힘겨운 세월을 보내자 영조는 금주령을 선언한다.

먹을 곡식도 부족한데 그 귀한 곡식을 만들어 먹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게 선언된 금주령 11.

하지만 어디에나 그러하듯 뒤로 거래되는 밀주가 있다.

나라에서 금한 밀주로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는 세력들은 늘 존재한다.

밀주조직 검계는 포청과 우의정의 비호아래 성장해 가고, 이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영조는 밀명을 내려 검계와 검계의 두목 표철주를 잡기 위한 금란방을 만든다.

장붕익은 검계의 뇌물에 물이 흐려져있던 조직은 개편하고, 검계와의 전쟁에 돌입한다.

 

역사스릴러를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실존인물들의 등장이 더 실감났다.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 역적에서도 금주령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장면을 인상깊게 봤던 생각이 났다. 어느 시대에든, 어떤 법이 존재하든 누군가는 그것들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악인이 존재하면 선인이 존재하듯 누군가는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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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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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 공공의 적 2는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다. 그 영화의 작가가 소설을 썼으며,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기대가 커졌다.

영화를 봤을 때 난 작가가 남자일꺼라고 생각했다. 워낙 강하고, 선이 굵은 영화였기 때문였는데 의외로 작가는 여성이였다. 그 의외성이 날 더 끌리게 했다. 소설에서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하는 호기심이 날 자극했다.

 

소실점.

완벽한 여자가 있다. 최선우. 그녀는 최고의 아나운서이고,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여자다. 게다가 본인의 집안도 좋지만 시댁의 집안도 무척이나 좋다. 잘생긴 남편은 외교관이고 사람도 좋다. 그런 그녀가 실종되었다. 그리고 나체에 스카프만 두른채 추락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실종에서 살인사건으로 바뀌었다. 그녀가 발견된 곳은 서인하라는 화가이자 중학교 미술선생의 작업실이 였다. 용의자로 서인하가 지목되고 체포된다. 사건을 맡은 검사는 강주희검사로 남편과 아이들은 유학 보내 놓고 돈에 메이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해서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는 여검사다. 사건의 피해자가 워낙 유명인해 언론의 관심이 클 뿐 아니라, 피해자의 집안이 워낙 빵빵하다 보니 흔들리지 않고 사건을 맡을 검사로 지목되었다. 서인하의 모습은 다양했다. 처음 경찰조사를 받을때는 천상 예술가 같은 모습이였다. 묵비권을 사용해 아무말도 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살인자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로 넘어간 서인하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최선우의 몸에서 나온 정액과 목에 난 지문의 크기 등이 서인하와 동일해 강력한 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서인우는 자신과 최선우는 섹스파트너였으며, 그녀가 SM섹스를 즐기는 변태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진술한다. 그 진술은 너무나 구체적이였다. 강주희검사는 서인하의 진술과 최선우의 남편 박무현의 이야기사이에서 헷갈려하는듯 하지만 자신만이 중심을 잡고 사건을 수사한다.

그러던 중 동료검사가 조사중이던 연쇄방화살인사건과 연관이 된 걸 알고 같이 수사하게 된다. 서인하의 반응으로 증거를 찾아내고 서인하가 최선우를 스토커했다는 증거와 방화사건 피해자들을 뒷조사하며 살해에 쓰인 시너를 구입한 사실등을 밝히면서 사형을 구형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재미있는 소설이다. 반전의 반전도 재미있고, 등장하는 인물마다 개성있다. 어떻게 보면 강요된 모습에 살아가는 모습이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이 되어 자신의 명에나 목숨을 버린 사람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작가의 말에 있는것처럼 이책은 미스터리의 외피를 입은 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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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다
흔글.해나 지음 / 경향BP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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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내일보다는 오늘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저 오늘도 무사했으면 하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침 출근길에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기도하듯 오늘도 무사히를 읆조린다.

그저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기만 바라는 소소하지만 큰 기도를 한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무엇보다 나에게 치인다.

왜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여도 결국 내탓이 되고 만다.

다 내잘못인 듯 그런 자괴감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런 나에게 친구가 가장 많이 해준 말이 괜찮아 다.

그리고 나랑 비슷한 친구에게 내가 가장 많이 해주는 위로의 말도 괜찮아다.

다 그래. 너만 그런거 아니야. 그러니까 괜찮아.... ’

이 책은 흔글작가와 해나작가가 두명이 쓴 글이다.

그리고 요즘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말 다 괜찮다가 제목이다.

예쁜 엽서 다섯장도 작은 선물처럼 같이 왔다.

두 작가가 쓴 글이다 보니 서로 다른 위로를 준다.

흔글작가는 사람에 대한 상처에 많은 위로를 준다.

사람에 치여 얼어붙은 내 마음에 따뜻한 차한잔 같은 위로를 준다.

흔글작가의 사람에 대한 정의가 확 와닿는다.

 

P. 36

사람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마.

내가 위태롭게 서 있을 때,

당장이라도 바닥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을 때

 

이 세상에는 나를 잡아주는 사람과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사람,

그리고 무관심한 사람이 전부거든.'

 

맞는 말이다. 정말 나를 잡아주는 몇몇 사람에게 집중해야한다.

나를 나락으로 밀어버릴 사람과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신경쓰느라 나의 사람에게 집중하지 못할때가 많은데, 그건 미련한 짓인것이다.

 

그리고 해나작가의 글 중에는 보통사람이글이 와 닿았다.

 

P. 147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렸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냥

보통사람.’

나도 그런생각을 했었다. 어릴적엔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럼 지금보다 낫겠지라고 상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보통사람, 그저 보통사람이고 싶다.

보통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나는 사는게 점점 팍팍해지고 상처는 점점 늘어난다.

그런 나에게 두 작가의 글은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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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서 좋다 - 두 여자와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운 일상의 기록들
김민정.조성현 지음 / SISO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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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확실한 구분이 생기는 일이다. 그 아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말이다. 난 어릴때부터 개와 함께 자라왔다. 그때는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개는 개답게라는 식으로 키웠었다. 엄마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던 분이다. 개줄에 묶어 놓고 밥을 주고 목욕시키고, 똥사면 치우는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사와 함께 그 생각은 바뀌게 되었다. 처음 이사를 했을때는 키우던 강아지를 키울 수 없어 이웃에게 입양을 보내고 왔었다. 낯선 동네로 이사와서 그런지 엄마는 무서움을 타셨고 결국 키우던 강아지를 다시 데려오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개를 개답게 키우는게 아닌 우리집 막내이자 내 상전으로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아지는 우리집 상전이였다. 맛있는 고기나 좋은건 아지부터 챙겼다. 어느 순간 엄마도 나보다는 아지를 먼저 챙기기 시작했다. 잘때도 같이 붙어 자야하고, 집안 어디서든 아지와 함께했다. 그렇게 아지와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부터였다. 반려동물과 산다는게 이런거구나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십년 넘게 같이 살았던 아지를 먼저 보내고 엄마랑 나는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다시 반려동물을 키우는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이별은 힘들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의 내 동생이자 또 다른 상전 별이를 만나 좋은 인연으로 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고 새삼 느끼게 되었다. 다른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살아가는게 쉬운일만은 아니라는걸 말이다. 소소한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다. 우여곡절과 엄마의 눈물과 나의 눈물이 지금의 인연을 만들었다. 신기한건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 전에는 관심 없던 것들이 누군과의 작은 인연으로 무한한 관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별이는 비글이다. 지랄견으로 유명하지만 알고보면 장난꾸러기에 순한 아이다. 별이를 만나고 비글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아지와의 이별을 통해 별이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도 관심이 갔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두 친구의 이야기다. 한명의 작가는 강아지 복덩이와 짱이와 살아가고 다른 한명의 작가는 고양이 요다와 키위와 함께 살아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공감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도 했다.

동물들의 희노애락이나 길고양이를 보고 그 아픈 눈을 뒤로하고 돌아서야 했던 나의 무심함에 가슴이 아팠다. 어쩌면 내 행동들은 그들을 위한게 아니였구나, 나의 비겁함에 의한 행동이었구나 라는 자책이 들기도 했다.

세상에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동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을 위해 살아가기 도 한다. 생명은 귀한 것이다. 그거 인간이든 동물이든 말이다. 그리고 이세상은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극적이지 않지만 소소한 이야기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나로써는 공감이 갔다. 친구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별이 자랑을 하고 사진을 보여준다. 그런 내 모습과 작가분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 반갑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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