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서 좋다 - 두 여자와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운 일상의 기록들
김민정.조성현 지음 / SISO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확실한 구분이 생기는 일이다. 그 아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말이다. 난 어릴때부터 개와 함께 자라왔다. 그때는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개는 개답게라는 식으로 키웠었다. 엄마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던 분이다. 개줄에 묶어 놓고 밥을 주고 목욕시키고, 똥사면 치우는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사와 함께 그 생각은 바뀌게 되었다. 처음 이사를 했을때는 키우던 강아지를 키울 수 없어 이웃에게 입양을 보내고 왔었다. 낯선 동네로 이사와서 그런지 엄마는 무서움을 타셨고 결국 키우던 강아지를 다시 데려오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개를 개답게 키우는게 아닌 우리집 막내이자 내 상전으로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아지는 우리집 상전이였다. 맛있는 고기나 좋은건 아지부터 챙겼다. 어느 순간 엄마도 나보다는 아지를 먼저 챙기기 시작했다. 잘때도 같이 붙어 자야하고, 집안 어디서든 아지와 함께했다. 그렇게 아지와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부터였다. 반려동물과 산다는게 이런거구나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십년 넘게 같이 살았던 아지를 먼저 보내고 엄마랑 나는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다시 반려동물을 키우는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이별은 힘들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의 내 동생이자 또 다른 상전 별이를 만나 좋은 인연으로 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고 새삼 느끼게 되었다. 다른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살아가는게 쉬운일만은 아니라는걸 말이다. 소소한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다. 우여곡절과 엄마의 눈물과 나의 눈물이 지금의 인연을 만들었다. 신기한건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 전에는 관심 없던 것들이 누군과의 작은 인연으로 무한한 관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별이는 비글이다. 지랄견으로 유명하지만 알고보면 장난꾸러기에 순한 아이다. 별이를 만나고 비글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아지와의 이별을 통해 별이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도 관심이 갔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두 친구의 이야기다. 한명의 작가는 강아지 복덩이와 짱이와 살아가고 다른 한명의 작가는 고양이 요다와 키위와 함께 살아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공감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도 했다.

동물들의 희노애락이나 길고양이를 보고 그 아픈 눈을 뒤로하고 돌아서야 했던 나의 무심함에 가슴이 아팠다. 어쩌면 내 행동들은 그들을 위한게 아니였구나, 나의 비겁함에 의한 행동이었구나 라는 자책이 들기도 했다.

세상에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동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을 위해 살아가기 도 한다. 생명은 귀한 것이다. 그거 인간이든 동물이든 말이다. 그리고 이세상은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극적이지 않지만 소소한 이야기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나로써는 공감이 갔다. 친구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별이 자랑을 하고 사진을 보여준다. 그런 내 모습과 작가분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 반갑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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