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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산사 - 10년 차 디자이너가 펜으로 지은 숲속 자기만의 방 ㅣ 자기만의 방
윤설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9월
평점 :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된 리뷰입니다 ㅡ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서
이렇게 자기가 쓴 글에 자기가 그림까지 그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사람으로 안보이고 신선으로 보이더라구요^^
그렇게 그림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면서 읽으려고 펼쳤다가
그림도 그림이지만 산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경건하게 한 글자 한 글자 감상하고 있답니다.
문득 일에 찌들어서 주말에 산사를 찾았던 시절도 떠오르구요
오고 가는데 왕복 2시간 30분
사찰쪽 도착해서 걸으면서 구경하고 마음 내려놓는데
다시 3~4시간 최소한으로 잡아도 산사여행은
하루가 꼬박 드는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그때는 미혼일 때라서 이 코스를 즐기는 힐링이 가능했거든요
그렇게 주말에 절에 가서 묵직한 짐을 내려놓으면
또 그렇게 한주를 버틸 힘이 충전되곤 했는데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다보니 매일 만보걷는 1시간 30분
그 시간 외의 주말 내시간은 상상도 안되는거 있죠
10년차 디자이너가 펜으로 하나하나 그리며 가꾼 그림에세이를 읽으면서
10년도 훨씬 더 된 주말 산사 나들이 추억여행도 즐길 수 있었어요

직접 나갈 수 없다면~~~ 남이 구경한 것들
눈으로 즐기면서 간접체험의 경험을 다시 해보자!!
이런 마인드로 한장한장 읽었답니다.
<주말엔 산사>는 작가님이 5년간 100곳이 넘는 산사를 다니면서
그중에서도 각별한 일곱군데를 펜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에세이랍니다.
어떤 산사들이 7개의 목록에 들었을지 너무너무 궁금했구요
또 첫번째 산사는 어느곳일가 궁금하더라구요
외국인에게 한국 고건축을 소개한다면
가장 먼저 소개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한 전남 순천의 선암사
신선이 내린 바위가 있는 절답게
건물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의미
그리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찰 초입의 산책로와 계곡물까지도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니
미술관의 도슨트를 옆에 끼고 산사를 걷고 있는 것처럼
배움의 깊이가 깊어지는 느낌까지 들었답니다
또한 그 외 불교가 담고 있는 사상과 스님과 신도의 대화를 통한
깨달음의 글도 중간중간 나오니까 그림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밑줄 그으며 읽는 맛이 있었어요


내가 나고 자란 곳이고 학창시절 도합 12년을
소풍 장소로 드나들다보니 나이 들어서 가도 별 감흥이 없었던 부석사
역사적인 의미는 거두어두더라도
가을이 오는 이 계절 경사로와 수많은 돌계단을 오르는 수고로움을 잊게 해주는
뻥 뚫린 도로의 노랑 은행나무길과 붉은 단풍나무
정말이지 그야 말로 안본 사람에게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랍니다.
하지만, 눈을 감았다 뜨면 산 정상에 도착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분의 이야기 ㅎㅎ 부석사를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부분에 공감하며 미소짓죠
부석사와 얽힌 전설 그리고 그 전설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 기억을 더듬어 펜으로 하나하나 그려나간 산사의 이야기
펜그림이고 또 흑백으로 처리되다보니
선명한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이런 독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각 산사이야기 마지막에 직접 찍은 멋진 풍경의 사진들을
몇컷씩 배치해놓으셨더라구요
정말이지 .... 자연의 색감을 그대로 담고 있는 풍경사진에
입이 아주 그냥 떡 벌어진채 감상했어요
평일 내도록 바쁜 일상에 치여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 그리워진다면
훌쩍 짐싸서 고즈넉한 산사로 발길을 옮겨보거나
다른이가 발길을 옮겨 기록한 책속으로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