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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ㅣ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평점 :
우포늪에 가고 싶다.
우포늪 가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푸름아, 마루야 안녕? 난 유치원 다니는 딸을 둔 아줌마야. 난 너희들이 참 부럽다. 왜냐구? 우리 청주시에도 많은 생물들이 보듬고 살던 '원흥이 방죽' 이 있었단다. '방죽' 은 저수지를 말해. 그런데 원흥이 주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산도 밀어버리고 아름드리 소나무도 다 베어 버렸단다.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이들이 '원흥이 방죽' 주변을 남겨 달라고 애원을 했지. 그 덕에 '원흥이 방죽' 만 덩그랗게 남게 되었어. 얼마 전 다시 찾아갔더니 누런 황토흙만 남아 있더라. 바로 옆에는 아파트를 짓고 있고. '원흥이 방죽' 주변에 살고 있던 그 많던 생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참 슬픈 일이야. 우리 가족도 '원흥이 방죽' 을 살려달라고 촛불 시위에도 참석했었어.
너희들이 살고 있는 우포늪에는 자라풀,창포, 생이가래,가물치, 마름, 소금쟁이, 물방개, 물옥잠, 구절초, 방가지똥, 청설모, 물총새 등 정말 다양한 생물들이 더불어 살고 있더구나. 부러워. '원흥이 방죽' 에도 그랬단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게. '원흥이 방죽'에 여러 번 다녀온 우리 딸이 아파트를 짓고 있는 아저씨들을 쫓아낼 방법이 있다는 거야. 뭐냐고 했더니 글쎄, "엄마, 황소개구리를 잡아다 방죽에 풀어놓는 거야. 그래서 황소개구리가 큰 소리로 '개굴개굴' 소리 지르면 아저씨들이 감짝 놀라서 도망 갈 거야." 그 말을 듣고 난 배꼽 빠지게 웃었어. 그래서 서울에서 온 너네 친구 선호 말을 들려 주었지. "원래 식용으로 황소개구리를 수입한 거래. 그런데 너무 많이 퍼져 버린 거야. 황소개구리가 수생생물을 마구 잡아 먹어서 먹이사슬이 파괴될지도 모른대. 생태계 보조 차원에서 황소개구리는 아주 나쁜 녀석들이라고 했어." 물론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었지.
올여름엔 휴가를 어디로 갈까 생각했는데 지금 결정했어. 바로 너희들이 살고 있는 경남 창녕 우포늪이야.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책을 들고 우포늪 찾아 갈래. 그래서 책에 그려져 있는 생물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올래. 우리 딸이 좋아할 것 같아. 그리고 딸에게도 우포늪 공룡 똥구멍을 보여 주고 싶고 공룡 방귀소리도 들려주고 싶어. 정말 기대 되고 설렌다. 우리가 갈 때까지 너희들이 계속 우포늪을 아끼고 사랑해 줄래? 그럴 거라고 믿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통하잖아. 지금 금방이라도 우포늪에 가고 싶다.
여기는 지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우포늪에도 비가 오고 있을까? 커다란 연잎을 우산 삼아 뛰고 있는 너희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 안녕.
2005.6.10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