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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 오답노트 같았던 삶에 그림이 알려준 것들
이유리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훌륭한 예술작품이
존경할 만한 인격과 품성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형편없는 인격에도 불구하고
그 인격의 폐허를 거름삼아
탄생한 경우가 많다는 것
미술 평론가 김진희
가끔 위인이라 일컬어지는 유명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는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리고 악당이라 믿었던 이들의 사생활에서 역시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면 불편했던 마음이 수그러지기도 하고...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나에게 미술 분야는 아주 어렵기만 한다.
'F'라 믿었던 내가 어느 날 대문자 'T'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그림만을 보며 작가의 의도나 색의 의미라던지 그 무엇을 짐작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 같은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무지랭이를 위한 도슨트가 필요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참 그림에 관심이 없었구나 싶었다.
그냥 보기만 할 때는 그저 그림인였는데 작가의 삶의 이야기와 곁들어 함께 감상하니
그야말로 대단한 작품인 것이 아닌가!
나는 또 한 발 내 딛는다.
뭉크의 이야기는 또 한 번 열과 성을 다해 전진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 부유하지 못했던 가정 환경으로 결국 현재의 내가 이 정도의 삶 밖에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정 부분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 경험의 차이를 만드는데 그 경험이 반드시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한 삶으로 이어지진 않더라.
그리고 지금 진 빠지게 열심힌 직장 생활로 인해 나의 평판이 달라지고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경험, 즉 내 삶에 대한 나의 만족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몹시도 힘든 건 사실이며, 이는 역시나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하기로 한다.
빈센트 반고흐. 그의 삶이 불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책을 읽다보니 모델 해줄 사람이 없어 자신을 그렸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할 수도 없고, 남들 보기에 산만한 그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에 살았더라면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
혹시나 내 주위에 후대에 새로 평가 받으면 희대의 천재로 재해석될 모두가 불편해하는 사람은 없는지 떠올려보지만 없다. 천재는 천재 대접을 받고 있는거겠지!
한참 동안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작가의 이야기와 그림에 몰입했다.
고통 없이 세상에 나온 그림은 없구나를 깨닫는다.
책을 덮으며 유명 작가들의 숨기고 싶고 때론 치명적인 일화들이 작가들의 창작욕으로 발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고난이라 생각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모여 지금 어른이 된 나를 만들어 준 것이 확실하다.
나의 고된 시간을 나의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주어야 흔들리더라도 다시 제자리를 찾는데 도움이 될지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