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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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레지스탕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점령에 저항하여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일어난 지하운동 및 단체

2차 세계대전(1939~1945)당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 사형선고를 받은 201명의 편지를 모든 책이다.

1973년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현 개정판은 16번째이다.

사형수들은 편지를 쓰며 자신들의 편지가 책으로 출간되거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편지에 대한 평가가 아닌 죽기 전 특정인에게 쓴 편지임을 생각하며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50년만에 개정되었지만, 초판의 내용을 따르고, 시간이 흘러 독자층이 문헌으로만 접해야 하는 레지스탕스에 대해 좀 더 완화된 표현으로 개정할 필요성으로 새로이 출판되었다.

시대적 배경이 이토록 슬픈 드라마를 쓰게 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세지.



...

자니콜로 언덕으로 산책하러 가면 내 감방을 볼 수 있을거야.

자니콜로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등대 위로 조금 더 올라간 다음 벽의 오목한 곳으로 얼굴을 매일어 밖을 봐.

오후 3시 30분 즈음 그곳에서 하얀 손수건을 흔들어줘.

내 독방은 2층 끝에서 두 번째 방이야.

p.89~90


'피에르트 베네데티'라는 41세의 가구공이 '엔리케타'에게 쓴 편지의 내용 중 일부이다.

보고 싶은 아내에게 자신이 있는 곳을 알린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너무도 보고 싶은 마음만은 충분히 전해진다.

가족을 걱정하고, 앞으로 더욱 악화될 상황에 대한 우려와 외부에 소식을 알려달라는 당부를 담은 편지를 남긴다.

특별 사면에 대한 희망을 품었지만, 좌절되고,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이들에게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를 용서하고 항상 기억해주라는 당부를 남기고...

결국 그는 총살된다.





...

그런데 요즘 우리의 사기는 조금 꺾였어.

사실 며칠 전 저들이 수감자 7명을 데려갔는데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서야.

여기서 어떤 보복을 당할지 두려워.

밖에서 뭐 들은 건 없어?

이것이 나의 유일한 근심거리야.

언젠가 나도 그 수감자들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까 봐 두려워.

혹여 내게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네가 부모님에게 위로가 되어 드렸으면 해.

...

p.186


체사레 다틸로

23세의 공장 정비공의 마지막 편지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들은 총살 직전에 그가 쓴 마지막 편지를

아들의 사형 소식을 듣고 급히 형무소로 달려온 어머니에게 읽어 준 뒤,

눈 앞에서 바로 찢어 버렸다.

라는 설명이다.

침략자들은 왜 이렇게 잔인해야만 했는지,

정치적 사상이 틀림을 이유로 인간이 인간을 사형할 수 있는지..

레지스탕스들도 지금이 우리도 이해할 수 없다.





3월 6일 화요일

저는 비록 떠나지만 아직은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3월 7일 수요일

저는 하느님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3월 8일 목요일

왠지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아 기운이 솟아납니다.

3월 9일 금요일 아침 9시

기운이 조금도 나질 않습니다.

13시

고문이 이제 막 끝났고, 저는 지금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를 구원해 주실 수 있습니다.

3월 10일 토요일

이제 끝입니다.

고해성사와 성찬식을 해 주시려고 신부님께서 와 계십니다.

안녕히 계세요.

p.298~299


마리오 로사니

19세 노동자.

죽음을 앞둔 그는 희망을 품었다가, 신에게 의지하기도 한다.

기적을 꿈꾸지만, 고문에 무너진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19세 노동자에게 정치적 신념은 어떤 의미였을까?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편지에서 그는 어린 청소년 뿐이다.

흔들릴 법한 마음을 다 잡고 마지막으로 너무도 의연한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현재 19세 청년은 이 편지를 읽고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목숨도 기꺼이 바친 이들이지만,

편지에는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 미안함과 남겨진 이들이 살아갈 날들에 대한 걱정과 당부를 담고 있다.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알고도 당당하고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독일이 패전하고 현대에서도 자신들이 과오를 뉘우치는 모습은 참으로 다행이다.

(누군가는 배워야 할 모습이다.)

그들이 다시 살아올 수는 없지만,

자신들의 신념을 무력에 굽히지 않고 목숨으로 지켜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도서를 출판사로 부터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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