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RE:BORN - 가장 어려운 순간, 다시 태어나다
홍사라 지음 / 치읓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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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암으로 30대 든든한 동지였던 친구를 잃은 저자.

그 해 늦은 가을 건강검진에서 '갑상샘 유두상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암 진단에도 감사한다.

첫째, 흔한 감상샘암이어서

둘째, 음식 섭취에 지장 받지 않는 암이어서

셋째, 제일 착한 유두상 암이어서

넷째, 수술만 하면 괜찮아서

다섯째, 암이 일찍 발견되어서..

암은 인생 최대의 장애물이었지만, 가장 큰 전환점이 되어 삶을 장식하는 리본(REBONE)이 되었다.

건강을 잃은 후 되찾은 사람들은 새 인생을 사는 기분일 것이다.

암으로 친구를 잃어보았기에 그 무서움을 알기에 치유 가능한 암에 감사한 저자.

친구를 잃는 경험이 없었다면, 어쩌면 내가 왜, 왜 하필 나인가! 하는 원망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새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아닐지라도 암 진단 전후로 저자는 새 인생이 시작된다.


모든 사람은 사연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구나 인생의 바닥을 치는 순간이 있다.

그저 누군가의 따듯한 온기를 공급받아야 할 순간이 있다.

누구에게나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다.

P.82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따뜻한 위로를 받은 어느 날 사연이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잠시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여유는 필요하다.

저마다의 무게가 다르지만, 인간이라면 잠시 쉴 수 있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육아로 너무 지쳤을 때 그런 손길을 내미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혼자 다 해내려 거절했다. 마음만 받겠노라고..

가끔 그 거절을 후회 했지만, 신세 진다는 생각에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여전히 육아의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내게 손을 내민 이들 중 한 명이 내년 출산을 앞두고 있다.

나는 거절했지만, 그 힘듦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제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것이다.

내 온기가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91세의 김남주 할머니가 쓴 시이다.

7살인 내 딸 아이와 비슷한 맞춤법 수준인 것 같다.

91세이지만, 한글을 배운 이후의 시간은 내 딸아이와 비슷한 것이다.

요즘 학습만화를 보며 하나 둘 지식을 습득해가는 아이에게 놀라고 있다.

이제 할머니도 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이 생긴 것이다.

할머니도 이제 자신이 궁금한 내용을 스스로 찾아보고 이해할 수도 있게되었다.

할머니의 리본(REBONE)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요즘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서 관련 서적을 들춰보고 있다.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심리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즐겁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학문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심리학이 궁금하다.

마흔이 넘은 지금 학문적인 탐구를 시작하기에 늦었다 싶지만,

90이 넘어서 한글을 배워 리본한 김남주 할머니와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0세가 되어 죽을 때까지 수 많은 그림을 남긴 모지스 할머니를 떠 올려보면 나는 햇병아리일 뿐이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이다. 용기를 내어 본다.

리본(REBONE),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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