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텔 을유세계문학전집 18
프리드리히 폰 실러 지음, 이재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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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머리 위의 사과를 화살로 맞힌 명수 빌헬름 텔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자유와 혁명의 우상의 전설의 인물인 줄은 까막득히 몰랐던 나의 무지. 이 작품은 14세기, 폭정에 시달린 스위스 민중의 봉기와 그 가운데에서 활약한 빌헬름 텔의 이야기이다. 말보다는 단연코 행동으로 보여주는 빌헬름 텔의 결단력이 돋보인다.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평온하기만 했던 시간들은 없었나보다. 자신의 아들의 목숨을 담보로 자기를 몰아부쳤던 개인적인 감정과 그보다 앞선 폭군에 대한 반감은 (어이없는 모자에 대한 의식을 무시) 폭군을 살해하기까지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이 때문에 많은 부분이 삭제되고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스위스에서는 국민극으로 자리 잡아 해년마다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내가 누리는 자유를 내가 갈망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기본적인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우리 나라 역사에서도 지금의 많은 자유들이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의 곳곳에서 이런 극이 환영받고 있다면 그것은 곧 지금의 인류가 누리는 자유가 충분하지는 못한 상태이며, 혹 그와 가깝다 할지라도 방심하면 잃어버릴 수 있기에 항상 자각해야 함을 말해주는 것 같다. 작가 프리드리히 폰 쉴러의 '자유'를 향한 목마름. 그리고 '자유'를 향한 노력은 이 작품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기에 수 세기가 지난 시대에서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목숨까지 위협받으며 정의를 추구하는 작품을 쓴 작가들의 활동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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