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겐 을유세계문학전집 14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홍진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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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독자들에게 불륜과 성적 욕망을 도덕으로 간단히 단죄할 수 없는 '자연적 본능'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는 이 책. 라이겐. 지금을 살고 있는 나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의 활동 시기가 1900년대임을 생각하면 그 '충격'을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것, 사랑을 하는 인간들의 행태(내가 행태라고 하는 것은 라이겐에서 그린 사랑의 행위가 불륜이기 때문에)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하다. 지금의 시대라고해서 그것이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사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불륜은 있어서는 안되지만 존재하기때문에 그 크기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이다.

라이겐의 불륜 묘사는 그리 직접적이지는 않다. 그냥 행위가 있었다.라는 것이지 그것을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묘사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건 중심이랄까.. 큰 축으로 두 개의 이야기를 구성되는데 각각 '라이겐'과 '아나톨'이다. 이것은 또 각각의 작은 에피소드로 나눠지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는 조금씩 연결되어 순환되는 구조로 읽는 재미가 있다.

'라이겐'은 당대의 문제작인만큼 하나같이 도적적으로 굉장히 해이한 사람들의 사랑이 나온다. 그것이 과연 '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사랑에 시간을 중심으로 둘 순 없겠지만 이들의 사랑의 기간은 지극히 짧고 모두들 배반하고 있다. 하지만 인생과 사랑엔 정답이 없는 법. 이 점을 지각하고 읽으니 그냥 재미있을 뿐이다.

그에 비하면 '아나톨'은 데카당스적인 청춘들의 여린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섬세한 마음을 가진 아나톨과 그의 친구 막스가 등장한다. 나는 '아나톨'을 더 즐겁게 읽었다. 왠지 결혼 전 연애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는 마음이 들어서...반추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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