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지지 않고 뚝딱뚝딱 누리책 4
미야자와 겐지 시, 야마무라 코지 그림, 엄혜숙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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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글 / 야마무라 코지 그림 / 엄혜숙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5.11.03 / 뚝딱뚝딱 누리책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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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으로 들어오는 책이었어요.

비에도 지지 않고


시 전문만 읽는 것보다 그림과 더해졌을 때 그 울림은 더 커진다.

마치 크고 빈 공간 안에서 있는 힘껏 내질렀던 파장이 나를 향해 돌아오는 느낌!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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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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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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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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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섬세하고도 역동적인 느낌과 더해진 시는 

어떤 표현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의 울림과 감동을 남긴다.


37살의 젊은 나이에 죽은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멍청이라 불리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내 삶 속에서 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가뭄이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시의 뒷부분을 보면서 '울보 바보 이야기'가 생각난다.

남들 눈에는 이 울보가 또 남들 눈에는 바보다.

저는 이 아이만 보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나를 위해 그 어떠한 잣대도 없이 진심으로 울어줄 것 같은 이 아이.

시의 이 부분을 보며 '울보 바보 이야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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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보 바보 이야기 / 윤구병 글 / 홍영우 그림 / 휴먼어린이 / 2010.05 .04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시 그림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 <은하철도의 밤>으로 유명한 일본 아동 문학가 미야자와 겐지의 시에

애니메이션 감독 야마무라 코지가 그림을 그렸다.

이 시의 모델은 겐지의 마을 근처에 살았던 사이토 소지로라는 크리스천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가 박해받던 시절, 마을 사람들로부터 폭행과 멸시를 당하면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내고

이웃을 돌보아온 그가 마을을 떠날 때,

기차역에는 그를 배웅 나온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 알라딘 유아 MD 강미연님의 주간 편집 회의 내용 중



북트레일러 : https://youtu.be/y73yi8VlaS0

 

 


그림책공작소의 대표 공작소장님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참 많이 쓰신다.


책 관련 수많은 작업 중 하나는 발행일이다.

일본의 아동문학가 미야자와 겐지가 이 시를 수첩에 처음 쓴 날은 1931년 11월 3일

저작권사의 발행일은 2013년 11월 3일

그래서 우리나라 발간 녀석 생일은 2015년 11월 3일

소장님은 정확히 85주년에 맞춰 이 책을 출간했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나가는 독자인 나에게도 따스한 말을 서슴지 않고 해주셨다.

그 덕에 출판사 사장님과 아는 독자가 되었다.

소장님은 유명한 작가님, 평론가, 언론사 담당자, 책방 사장님만 신경 쓰셔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엄청 응원하고 좋아할 텐데...

그런데 작은 독자인 나에게도 신경을 써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작은 일에 감동하는 나인지라.  




2017.08.16일 

비를 쫄딱 맞고 서 있던 공작소 소장님의 사진을 보며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저 비를 맞아도 행복한 표정을 지어낼 만큼 그림책에 대한 열정을 저리 쏟아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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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challymin/221075305391



소장님의 인생의 시!
아플 때도, 외로울 때도 힘겨울 때도 지칠 때도, 이별을 해야 할 때도 곁에 있던 시에요.

소장님도 사고에도 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그림책공작소 독자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조금 느리게 조금 천천히

하루 쉬어 한 달을 아니 일 년을 더할 수 있다는 맘으로 치료하세요.



오늘도 행복한 책 읽기!  투명 한지 현앤진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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