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사계절 그림책
안녕달 지음 / 사계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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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 안녕달 / 사계절 / 2017.10.12 


  

   제가 생각하는 주제는 '위로'

  

   책 가지고 놀기

    - 그림책 안에서 지나가버린 작은 부분 다시 찾아보기

     - 작가님의 홈페이지 방문

    - 작가님의 다른 책 함께 보며 '메리' 찾아보기

  



따스하고 공감 가는 그림과 글로 그림책 모임에 선보이면

그림책마다 인기를 얻는 안녕달 작가님의 신간이네요.


할머니의 여름휴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휴가를 떠나고,

왜냐면...에서는 귀갓길 동행하던 강아지 메리 

핡 핡 ~ 꼬리를 흔들며 해맑은 개 메리가 주인공이 된 그림책 '메리'를 소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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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표지에 대문 앞을 어슬렁거리는 개!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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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석구석에 '나의 어릴 적 일상이 그대로 있네'라고 생각했어요.

저의 대식구였던 어린 시절.
저 둥그런 상에 모여 밥을 먹었어요.

조부모님, 부모님, 저와 동생들까지 모두 7명이 한 상에 앉아 밥을 먹었지요.

그러다 명절이라도 되는 날에는 더 큰 상이 들어와 많은 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밥을 먹었지요.
아이들은 키가 닿지 않아 거의 상 위로 올라와 반찬을 집어가며 밥을 먹기도 했는데.

참~ 많은 옛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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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서 책을 펴는 순간.
'이거 우리 집이에요. 예전 우리 집!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 딱! 이 풍경이에요.'
모임의 회원은 이미 책 속으로 빠져 있더라고요.  


할아버지의 말씀들이 너무 재미나요.
'우리는 소도 없고 닭도 없고 개도 없고.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
'강생이는 색이 있어야 제. 강생이는 빨간색이 좋은데.'
(저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는 설정이네요)


할아버지의 말에 메리가 서운할까 봐 할머니는 말씀하시네요.

"메리야, 인자 여기가 느그 집이다.'
(정말 따스한 분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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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네요. 메리도 크고 세 명의 오누이도 다 컸네요.

하지만 여전히 메리는 '핡 핡'

(할머니 집은 할아버지에 시간에 멈춘 듯. 메리 집 주변에 똥이 수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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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할머니가 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고,
전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어.
사실 할머니 동네 개들은 다 메리야.

빵~ 터졌어요. 여기서 큰 재미를 주시네요..

만약 동네 지나가다 '메리야' 부르면 온 동네 개들이 대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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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남자친구를 만나지요. 동네 떠돌이 개는 처음 표지에 나왔어요.
할머니 집 앞에서 킁킁 냄새를 맡고 있는 아이이지요.

그리고 낳은 세 마리의 강아지(세 마리 강아지들도 핡 핡)
매일매일 말썽이지요...
다 똑같은 것 같은데 할머니는 누가 누군지 다 알고 있어요.

감 따먹는 강아지에게

'어제도 그카더니 오늘도 그칸다! 자꾸 그카믄 확 묶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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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나? 근데 집은 안 지키고 꼬랭이만 휘저어 쌌는다.' 흉보시더니

'잘 키아라. 가끔 괴기도 미야 잘 큰다'라고 당부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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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올라와! 오늘 데리고 가 뿌라. 야가 말썽을 피아서 그렇지 똘똘하다.'

'가끔 데리고 놀러도 오고, 야도 지 엄마 봐야제'

핀잔도 주셨다가 자랑도 하셨다가 보내면서도 보고 싶은 할머니 맘.

(슈퍼 할아버지에게 베지*을 넘겨주는 할머니의 마음. 소소한 재미가 정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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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춘자 할머니네 아들의 이혼으로 어린 손녀를 혼자 키우게 되네요.

손녀가 데리고 가는 이 강아지도 혼자 남게 될까 걱정되었을까요?

'누나 말 단디 듣고 말썽 피아지 말고 둘이 잘 놀아래미.'

(할머니의 말씀 안에 강아지에게도 하고 있지만 손녀 딸에게도 하는 말씀이 아닐까요?)



이렇게 저마다 데려가는 사연은 다 다르지만 강아지들은 잘 자라고 있겠지요.
(제 입장에서는 강아지라는 큰 걸 주는 건데 주는 할머니의 생색이 없고
또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는 이의 마음을 알아서 그런지 꾸밈없는 인사를 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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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강아지들이 가버리고 혼자 남은 메리.
그리고 명절에 왔던 식구들이 가버리고 혼자 남은 할머니. 

여기 메리는 요즘 집 안에서 키우는 애완견처럼 돌봄을 받지는 않지만

할머니 집에서 가을이면 감도 먹고, 추석이면 한우갈비도 얻어먹으며 행복한 생활을 한다.



사실 출판사의 책 소개 내용을 읽지 않았으면 작은 부분들을 많이 놓쳤을 것 같다.

- 전작들은 일상에서 판타지로 넘어가는데 그대로 일상에 머물러 있다.

-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손글씨로 쓰인 시골말과 작은 생활 소품들, 배경 그림들에도 자디 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 손녀 옆을 이제는, 앞발 하나가 짧게 태어난 강아지가 지킬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할머니에게 주변인들이 받았던 위로가 나에게도 다가온다.

생색을 내지 않는 위로와 온정.

나 또한 받는 이로 주는 이의 맘을 아니 더 깊이 더 편안하게 남아있다.



얼마 전 이웃 블로그 님의 글에서 안녕달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서  글의 원문을 찾아보았다.

작가님의 책이 연달아 나올 때 안타깝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것 같은데 내가 깊이가 얕은 독자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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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naver.com/khhan21/221123485418





안녕달 작가님의 홈페이지에요.

작가님의 많은 작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작가님께 응원의 메시지도 남길 수 있네요.

http://bonsoirlu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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