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끼는 하마 도자기를 깨버렸어요.
클로비는 깨진 조각들을 손수건에 싸서 주머니 속으로 넣어 감춰 버리지요.
몇 시간 뒤 마법처럼 깨진 도자기 조각들은 모두 손수건 안으로 스며들어 무늬만 남지요.
저녁시간 먹기 싫은 껍질콩을 손수건에 싸서 넣었더니 이번에도 무늬만 남지요.
이번엔 시험지의 나쁜 점수를 쓱쓱 문지렀더니 또 없어지네요..
이렇게 클로비는 문제가 생기면 스카프로 덮어버리지요..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손수건은 스카프에서 목도리로 점점 커져 버리지요.
겨우내 목도리는 클로비를 따뜻하게 해 주었어요.
봄이 되자 엄청나게 커다란 천이 되고
클로비가 줄여보려고 해도 천은 점점 더 커져갔어요.
포포피포는 클로비를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아요.
학교에도, 도서관에도, 공원에도, 연습실에도. 심지어 수영장에도...
어디를 가나 클로비를 따라다니요.
벗어나려면 포포피포는 클로비를 점점 더 꽉 껴안았어요.
숨막힐 듯 조여오는 포포피포에게 그 모든 거짓말을 솔직히 털어 놓습니다.
그러자 포포피포는 점점 작아지고 무늬도 사라지게 되지요..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
부분..
클로비와 함께 거짓말을 감출때는 '엄마에게 혼나지 않겠네. 살았다'라는 생각과
거짓말이 커져 포포피포에게 조여질 때는 두려움도 느끼는 긴장감도 느끼고.
기도 하고 맘을 놓기도 하고..
그림부터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한 이 책이 너무 궁금했어요.
그냥 모르고 봤을 때는 화려한 그림인 줄 알았는데..
손수건이 아이의 마음이고 희고 깨끗한 손수건이 거짓말에 변해서 괴물로 변한다는
독특한 상상...
더 좋은 건 주제인 '거짓말'. 가볍게 시작되는 거짓말을 이야기 하는 책이라는 겁니다.
반복되는 거짓말로 인해 내가 하는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는 상태,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음을 뜻하는 상태.
그 거짓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솔직히 털어 놓을 수 있는 용기..
용기를 갖게 되면 편안한 맘이 생기고 그 사이 느껴던 두려움과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겠지요.
더 더 더 좋은 건.. 작가의 마지막 말입니다.
'거짓말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첫 번째 연습이며, 부모는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를
들어 주는 첫 번째 청중이지요.
스스로 시작한 이야기를 잘 끝낼 수 있게 잘 지켜봐 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tip. 그림 살펴보기
표지에 제목이 특이해서 뭘까 고민을 했더니.. 이런 재미가 있네요..
글자의 색깔, 깨진 조각, 손 모양. 그리고 껍질콩의 그림까지..
면지에 다양한 모양의 하마 도자기는 다양한 거짓말?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tip.
작가 '디디에 레비 (Didier Levy)
- 프랑스 분으로 신문사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카피라이터로 활동
- 저자의 책으로 번역된 국내 도서로 30권 가량이 있네요.
안녕, 미스터 지구인 / 책 읽는 나무
요정 꼬끼에뜨 시리즈(3권) / 마법의 케이트
내 비밀은요... / 뚱보 두두와 나 / 친구가
된 악어와 두꺼비
기분을 말해 봐요 / 나도 할 수
있어요
tip. ‘철학하는 아이’시리즈
소개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물음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는 그림동화입니다.
깊이 있는 시선과 폭넓은 안목으로 작품을 해설한
명사의 한마디가 철학하는 아이를 만듭니다.
-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 / 할아버지의 코트
/ 고양새 즈필로 / 두 거인
/ 세상을 다시 그린다면 /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 오, 멋진데!
그 중 '오, 멋진데!'는 제가 서평을
했네요.. 정말 괜찮은 책이였어요..
너무 딱딱하지 않게 가볍지도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 이 시리즈가 전 좋아요..
http://blog.naver.com/shj0033/220954270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