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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떼기 ㅣ 권정생 문학 그림책 2
권정생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 2017년 5월
평점 :
빼떼기 / 권정생 글 / 김환영 그림 / 창비 / 2017.05.04
권정생 선생님의 글은 너무도 유명해서 ...
사실 유명한 글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저는 글이 들어오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표지에 그림에 반해버려서 글을 읽을 걱정을 하면서 신청했던 책이예요.
책이 도착해서 책을 펴기도 전에 고급스러운 띠지에 반해 버렸어요.
속표지의 굳세게 써진 은빛 글씨에 찬란한 빼데기의 인생과 민들레를 보면서 굳은 의지로 살겠구나..
화가 김환영 선생님의 역작.
'열두 해, 깜장 병아리 빼떼기의 삶을 그리다'라고 출판사에서 이야기했는데.
이야기 속에 그려진 그림 한 장, 한 장에 전 울고 웃고 빼데기와 함께 인생을 살고 죽었어요..
인생 역작이라는 표현.. 맞는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1948년 7월의 어느 장날에 사온 토종 암탉 깜둥이의 새끼인 빼떼기가
순진이네 집에서 1년간 살다가 생을 끝마친 이야기예요.
불에 까맣게 탄 빼떼기의 엉거주춤 서 있는 장면에 쓰러질까 조마조마하고 가슴이 타들어갔어요.
순진이 어머니가 불에 덴 병아리를 보듬듯이 돌보는 장면은 빼떼기의 '비비비비'의 애처롭고 구슬픈 울음이 들려서 슬프고 아렸어요.
빼데기 엄마가 빼떼기를 못 알아보고 괴물을 본 것처럼 쪼아 버리는 장면은 엄마 닭을 빨간 눈이 너무 싫었고 빼데기의 맘을 생각하니
괴로웠어요.
순진이 어머니가 만들어 준 무명옷을 입고 '비비비비' 울 땐 따스한 옷과 마음에 나도 함께 따스했고,
새빨간 볏이 뾰족 올라와 수탉인 걸 알았을 때는 드디어 희망이 보인다 생각을 했고.
타버린 발톱 때문에 홰 위에 올라가지 못하고 바닥에서 자며 다른 닭들의 똥을 맞을 때는 외톨이라 생각해서 안쓰러웠고 쓸쓸했어요.
태어나서 한 돌이 지나서야 목을 늘이고 '꼬르륵' 하고 울던 때는 그저 대견하고 벅차고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 순간...
빼떼기가 받았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보답처럼 꿋꿋이 일어나던 빼떼기의 용기.
사람이 살면서 한 번의 시련도 힘든데.. 두 번의 시련이라..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이 아니라 인생의 생사의 갈림길의 시련이라면 얼마나 굳은 의지가 필요할까요?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느꼈던 그림책..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나는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자주 권하는 편이예요..
그냥 스쳐가듯 편하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어요.
그러나 내 맘은 책을 권했던 그이에게 그 책이 가슴에 남길 바래요.
'언니가 공광규의 구름을 알려 준 후 구름을 보면 언니가 생각나요.'
'대추 한 알을 보고 맘에 들었는데 아이가 시를 조사한다고 하길래 권해주었어.'
누군가에 권해서 맘에 남는 그림책은 그리 흔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림책을 보고 누군가 떠오른다면 그 그림책에 참~ 감사해요.
'빼떼기' 이 책을 보면서 누군가가 생각이 났어요.
꼬옥 그녀에게 이 책을 권해 주렵니다. 인생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그녀에게...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천천히 읽어야겠어요.
새로운 생각을 갖게 기회를 주신 '창비' 출판사에 감사해요.
많이 읽었고 많이 들었지만 다른이들보다 내 감정이 못하나 생각했던 강아지 똥..
한 번 보고 지나쳤던 강아지와 염소 새끼.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강냉이, 몽실언니. 용구 삼촌,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오소리네 집
꽃밭. 엄마 까투리...
그리고 정말 좋아하는 책들 중 리스트에 들어간 길 아저씨 손 아저씨. 훨훨 간다.
물론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들은 꼬~옥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tip. 화가 낭송 오디오북 수록
그림책 『빼떼기』는 화가 김환영이 직접 낭송한
오디오북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요.
『빼떼기』는 책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 태그를 부착해,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켜고
책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종이책과 함께 오디오북을 즐길 수 있는 ‘더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요즘 '더책'이라는 시스템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도서관 한 켠에도 따로 비치해 두었더라구요.
tip.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
권정생 단편동화가 그림과 만나 새로운
감상을 전하는 그림책 시리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더 많은 독자들과 풍성하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5년 첫
권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김용철 그림)를 선보이며 시작했다. ‘권정생 문학 그림책’은 이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출판사 '창비'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