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지? 내친구 작은거인 51
홍종의 지음, 조에스더 그림 / 국민서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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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상담'프로그램에 관심이 정말 많았던 엄마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 감정을 이야기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건 줄도 모른채 다른 이의 기분만 살피며 그 기분에 맞추며 살아 온 세월이 허무했었지요.. 그렇게 몰랐던 저도 저이고 이젠 내 감정을 알아가고 있는 나도 나이기에 조금씩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살아가면서 여전히 힘드네요..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네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정슬기(정말 슬픈 기분)는 초등학생입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남동생에게 누나, 막내 여동생 슬비에게는 언냐, 그리고 만삭인 엄마에게는 큰딸입니다. 남동생의 똥 닦아주고 어린이집 등하원에 우는 슬비를 달래주고 다칠까봐 집안 정리도 해 주고, 엄마에게는 동생들을 돌봐주는 딸입니다. 거기다 큰 공사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집에 오는 아빠까지도 공주님이라 부르며 엄마와 동생을 부탁합니다. 이런 집에서 빠져 나온 학교마저 슬기에게는 큰 짐입니다. 작은 선생님이라 불리며 반장도 아닌데 모든 일을 도맡아하게 됩니다.(엄마가 절대로 반장 하지 말라고 했어요. 집에서 동생들 반장을 하라고...)

이런 슬기가 내 안의 슬기의 이야기를 들어 볼 시간이 없습니다. 결국 내 안의 슬기는 답답하고 아프고 자유를 잃어 버린 슬기를 떠나게 되지요. 자신을(내 안의 슬기) 잃어버린 슬기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과연 슬기가 어떻게 내 안의 슬기를 다시 찾게 되는 걸까요?

 

며칠 전 아이 선생님게 첫번째 마음의 망치를 맞았어요..

'어머니. 아이를 무시하는 말투가 내제되어있는 듯해요.. 그러지 마세요. 공부는 제가 가르치는 거고 어머님은 응원을 해 주셔야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사실 공부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에게 공격적인 엄마로 변하는 건 맞는 듯하네요.

하지만 선생님도 중학생 아이를 키울 때쯤 되면.. 나를 많이 이해하실꺼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에게 선생님과 한 이야기를 했고.,

'엄마가 너를 무시한 점이 있었다면 사과할께. 그런데 너도 그렇게 느끼니? 어떠니?'

아이는 '별로 잘 모르겠는데... '

'아마 엄마가 평소에 그래서 너도 모르게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 미안해..'

라고 말하고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그 날 오후 가까이 지내는 지인 가족과의 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저에 아들은 엄마 기분을 상하게 봐 그렇게 말했을꺼라 한다. 저는 두번째 마음의 망치를 맞았어요.

 

어찌나 미안한 맘이 드는지.. 나만 주위의 사람들에게 배려하고 나를 없애고 죽이고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정작 내 아이에게는 그러지 못했던 것이지요.

또 그런 아이가 나를 빼닮았다는 점이 너무 가슴아프고. 싫었답니다.

 

아이에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이 책을 차분히 읽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부분의 이들은 '현실 속의 나'와는 '내 안의 다른 아이 나'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으나 타인을 위해 배려하는 맘으로 내 맘을 접게 되는 상황들.. 그리고 접고 접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이 내 마음인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듯하네요.

아이들에게는 감정을 감추는 것만이.. 또 감정을 전부 들어내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인지를 지금 내가 어떤 걸 진짜 원하는지를 알아보라고 말해 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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