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숲에서 우리 다시 만나! 미래 환경 그림책 16
유다정 지음, 서미경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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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아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시와 가까운 숲에 두 마리 아기 여우 리아와 태산이가 태어났어요. 하루 차이로 세상에 나온 두 여우는 금세 함께 뛰놀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요. 숲속의 여우 가족들은 두 아이가 커서 짝이 되어 살아가길 기대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도시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숲을 뒤덮기 시작했지요. 탕탕탕, 두두두, 쾅쾅쾅―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리에 태산이는 지쳐가고 결국 병까지 얻게 되었어요. 태산이네 가족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지요. “숲이 다시 고요해지면 꼭 다시 만나자!” 서로를 향한 약속을 남기고서요. 홀로 남겨진 리아는 외로운 여름을 견디며, 둥근달이 뜨는 날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지요.


이 그림책은 ‘소음’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자연의 목소리를 들려주지요. 도시의 건설 소리, 교통 소음, 비행기의 굉음…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소리들이지만, 그것들은 단지 귀를 괴롭히는 불편함이 아니라 숲의 생명들에게는 생존을 흔드는 큰 위협이 되지요. 여우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 고요가 얼마나 섬세한 균형 위에 놓여 있는지 새삼 느껴져요.


환경문제를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인간의 편리함이 만들어내는 ‘소리’ 속에도 문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어요. 인간의 욕심이 조금씩 숲을 좁히고, 그 속의 동물들은 조용히 밀려나고 있지요. 매일같이 들려오는 소리들 속에서 내가 무심히 지나쳐 온 자연의 고통은 없었을까, 작은 숨소리마저 묻히고 있는 생명은 없을까 생각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것은 단지 동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져요. 끊임없이 커지는 도시의 소음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도 스며들어 대화와 마음의 여유를 앗아가지요. 조용한 공간을 찾는다는 건 어쩌면 서로를 조금 더 배려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어요.


리아와 태산이가 서로를 믿으며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결국 인간과 자연이 더 나은 모습으로 공존하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이어지지요. 그림책을 덮고 잠시 조용히 귀 기울이게 돼요. 나의 주변 소리들이 누군가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또 내가 만들고 있는 소음은 없는지 말이에요.



<고요한 숲에서 우리 다시 만나!>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어떤 소리를 줄여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책이에요. 리아와 태산이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숲, 그 고요한 세상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상이겠지요. 작은 소리 하나, 조용한 순간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오랫동안 남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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