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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야! - 까맣게 잊고 있던 진짜 처음들 ㅣ 너른세상 그림책
에밀리 샤제랑 지음, 아망딘 피우 그림, 김윤진 옮김 / 파란자전거 / 2025년 8월
평점 :
파란자전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이야! - 까맣게 잊고 있던 진짜 처음들 / 에밀리 샤제랑 글 / 아망딘 피우 그림 / 김윤진 역 / 파란자전거 / 너른세상 그림책 / 2025.08.25 / 원제 : Les Premières fois(2025년)
그림책을 읽기 전
제목 <처음이야!>를 보는 순간, 오래전에 경험했던 "진짜 첫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아이가 작은 발끝을 세워 손을 뻗는 모습에서 호기심이 일어나네요.
장면에서 잊고 살아온 첫 순간들을 다시 기억할 것 같아 설레네요.
그림책 읽기

진짜 처음으로 멋진 여행을 떠났어.

(위대한 여행)

처음으로 안녕..., 하고 떠나보내야 했지.
그림책을 읽고
<처음이야!>는 누구나 겪는 12가지 ‘처음의 순간’을 두 장면으로 나누어 보여주지요. 처음 여행을 떠났던 설렘, 첫사랑의 두근거림, 첫 우정의 따뜻함, 첫 이별의 아쉬움처럼 인생의 중요한 장면들을 펼쳐 보이면서, 그 뒤에 숨어 있던 작지만 강렬한 ‘진짜 처음’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부제가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지요. ‘까맣게 잊고 있던 진짜 처음들’이라는 부제는 책의 내용을 압축하면서도, 독자에게 자신만의 기억을 되살려 보도록 속삭이지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지나온 시절의 경험과 함께 오랫동안 덮여 있던 처음의 감정들이 다시금 다가와 마음을 두드리게 되지요.
글이 거의 없는 그림책이기에 독자는 문장과 그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만의 기억을 불러오지요. 구성의 처음 부분에는 ‘처음으로 하는 어떤 순간들’을 짧은 문장으로 보여주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처음’을 드러내지요. 이를테면 “진짜 처음으로 멋진 여행을 떠났어.”라는 말 뒤에는 그림책 속에서 만나는 또 다른 여행이 이어지지요. 하지만 두 번째 장면을 넘기기 전, 독자는 자신만의 경험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요. 설레었던 여행, 낯설지만 특별했던 여행, 용기를 내 떠난 혼자만의 여행 등 마음속에 다양한 그림들이 자연스레 그려질 것 같아요.
‘처음이야’라는 제목을 들으면 우리는 흔히 첫사랑, 첫 여행, 첫 만남처럼 인생의 큰 챕터들을 떠올리게 되지요. 하지만 이 그림책은 그런 커다란 처음이 아니라, 그 아래 숨어 있던 작디작은 순간들에 주목하게 하지요. 아이스크림을 처음 맛본 짜릿함, 병원에서 두려움을 이겨 내고 혀를 내밀던 용기, 엄마가 영웅 같던 어린 날의 기억처럼요. 쉽게 잊힐 수도 있었던 작은 경험들이 사실은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 ‘진짜 처음’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어요.
책장을 넘기며 저는 마치 오래된 앨범 속 사진들을 들춰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사진 속의 나는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눈물이 있었고, 두려움이 있었고, 또 설렘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 모든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처음’의 무게를 만들어 준 것이겠지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처음을 맞이했지만, 어느새 익숙함 속에 묻혀 잊고 하지요. 첫 걸음마, 첫 친구, 첫 시도처럼 작은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는데도 그 소중함을 돌이켜 보는 일은 쉽지 않지요. 이 책은 간결한 글과 유쾌한 그림이 어우러져 독자로 하여금 자기만의 처음을 발견하게 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들을 새삼스럽게 바라보게 만들지요.
책장을 덮으며 저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어요.
“내가 마지막으로 설레었던 처음은 언제였을까?”
“지금의 나에게는 어떤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까?”
- <처음이야!>와 함께 읽어보면 좋은 짝꿍 그림책 -

에밀리 샤즈랑과 아망딘 피우는 이미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파트너이지요. 기발한 상상력에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글로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에밀리 샤즈랑, 그리고 다양한 기법으로 아이들 일상의 천진난만함을 따뜻하게 포착해 프랑스 문화상까지 수상한 아망딘 피우. 두 작가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지요. 이번 작품 <처음이야!> 역시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두 번째 책으로, 앞서 출간된 <함께라면 천하무적>과 나란히 읽어 본다면 작가들의 세계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원작을 살펴보니 표지에 타공 장치가 있고, 본문 장면 곳곳에도 타공이 활용되어 있더군요. 그림책 속 깊이를 확장하는 흥미로운 장치였는데, 아쉽게도 한글 번역판에는 이러한 타공이 빠져 있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어요.
아망딘 피우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mandinepiu
- 아망딘 피우 작가님의 그림책 -

프랑스 리옹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장식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웠고, 지금은 어린이 책과 신문이나 잡지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그림 작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린 작품으로는 <함께라면 천하무적>, <볼 빨간 아이>, <자전거 타는 날>, >채소껍질 수프> 등이 있고, <욕쟁이 세실과 목구멍 속 고양이》로 2021년 프랑스 문화상을 수상했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자전거 타는 날> : https://blog.naver.com/shj0033/22206336612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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