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도시락 -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체리 모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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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특별한 도시락 -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 체리 모 / 노은정 역 / 오늘책 / 2025.07.16 / 원제 : Home in a Lunchbox(2024년)



홍콩에 살던 준은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지요. 새로운 학교에 등교한 첫날, 준은 영어를 거의 알지 못해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요. 아는 영어라고는 ‘안녕’, ‘고마워’, ‘몰라’뿐. 교실에 앉아도, 복도를 걸어도,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은 마치 유리벽 너머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을 거예요. 일주일이 지나도 친구를 사귀지 못한 채, 준의 하루는 길고 지쳐가지요.


이런 준에게 유일한 위로는 바로 도시락이에요. 매콤한 홍소 두부, 아삭한 청경채 볶음, 맛있는 채소 만두와 볶음면까지… 그 속에는 엄마의 손길과 고향의 온기가 함께 들어 있었지요. 혼자 먹는 밥이었지만, 그 도시락을 열면 마음이 조금은 단단해지는 것 같았어요.


미국 교실에서 꺼낸 준의 도시락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냄새, 색깔, 모양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건 ‘특별함’이면서도 동시에 ‘이질감’이라는 단어로도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지요. 한 친구가 궁금한 듯 다가와 말을 걸어요. 낯선 음식의 이름을 묻기도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지요. 도시락은 그렇게 준과 친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어요.


저도 어릴 적 전학을 간 학교에서 도시락을 꺼냈을 때, 차가운 시선을 받은 적이 있어요. 평소 제가 좋아하던 최고의 반찬들로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도시락이었지요. 준의 도시락처럼 매번 제 마음을 위로해 주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림책 속의 로즈 같은 아이가 있기는 했지만, 그날의 제 마음을 감싸주길 바라지 않았어요.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달았어요. 그 아이도 차갑게 느껴졌던 건, 제가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라는걸요. 오히려 그 친구와 이어질 수 있는 끈을 제가 먼저 놓았다는 것도요. 그때 용기를 내어 조금 더 마음을 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르지요.


다름을 숨기지 않고 꺼내 놓는 용기,

그리고 그 용기가 누군가와의 첫 연결이 되는 순간의 따뜻함.

도시락은 한 끼니의 식사가 아니라 나를 지켜주고 보여주는 작은 힘이었어요.

다름 속에도, 그 다름을 나누는 용기 속에도 우리를 이어주는 따뜻한 끈이 있다는 것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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