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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터뷰 ㅣ 풀빛 그림 아이
임윤 지음 / 풀빛 / 2025년 6월
평점 :
풀빛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달님에 이은 해님 인터뷰를 준비하던 날, 뜻밖의 일이 벌어졌어요. 너무 긴장한 나머지 해님이 방송 중 쓰러져 버린 거예요. 그렇게 함께 온 별님이 대신 마이크를 잡게 되었지요. 별님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해요.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주고, 농사의 철을 알려주던 하늘의 달력이었던 시절의 기억들을요.
하지만 아나운서는 차갑게 말하지요.
“요즘 시대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별은 잠시 멈칫하다가 담담하게 대답해요.
“지금도 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다만 여러분이 못 보고 계신 거죠.”
그리고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물어오지요.
우리 곁을 떠난 소중한 이들이 별이 되어 하늘에서 여전히 반짝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며 가족이나 친구의 안부를 묻곤 했어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밤도 대낮처럼 밝아졌고, 미세먼지와 바쁜 하루가 별빛을 가리고 있어요.
“우리가 이렇게 멀어지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돼요.”
그래서 별은 우리에게 이렇게 부탁해요.
“모처럼 별이 선명한 밤을 만나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저희를 10초만 쳐다봐 주세요.
그리고 반짝이는 별 하나를 콕 집어 안부를 물어봐 주세요.”
별빛 아래에서 누군가를 떠올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들에도
별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다정하게 지켜주고 있었어요.
별이했던 말처럼, 걱정되던 마음은 사라지고 허전했던 마음은 채워질지도 몰라요.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왕할머니가 우리 막둥이 보러 오셨나 봐.”
“오늘은 별이 많네. 엄마가 응원 왔나? 오늘 장사가 더 잘 될 것 같아요.”
그 말이 왜 이토록 뭉클하게 다가왔을까 싶었는데 제 마음속에 전하지 못한 인사들이 하나씩 떠올랐던 거네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서 꺼내지 못한 말들, 그리움으로 눌러 두었던 이름들.
별은 제가 꺼내기 어려운 그 감정들을 조용히 받아주고 있었어요.
<별터뷰>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다정하고도 깊은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이에요.
별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떠올린 적이 있다면, 이 책은 오래도록 반짝이는 여운을 남겨 줄 거예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제 안에도 그리움으로 만들어진 작은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음을 느끼게 돼요.
가끔은 잘 보이지 않아도,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존재,
그것이 바로 별들이 우리 곁에 머무는 방식이었어요.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릴 때, 우리는 본능처럼 하늘을 바라보지요.
“잘 지내?”라는 마음속 인사를 건네는 그 순간,
별은 우리가 미처 말하지 못한 감정과 이야기를 조용히 받아 주고 있었어요.
오늘 밤, 별을 한 번쯤 올려다보고 싶어져요.
비록 흐릿하고 작은 별일지라도, 마음을 실어 안부를 건네고 싶어졌거든요.
별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그저 반짝이고 있었던 거예요.
태양이 인터뷰를 하러 가는 모습부터, 아나운서가 “팬입니다." 외치며 셀카를 찍는 장면,
그리고 긴장 끝에 쓰러진 태양이 구급차 안에서 응급처치를 받는 장면까지
이 모든 유쾌한 에피소드가 면지와 속표제지에 담겨 있다는 사실!
본문에 들어가기 전부터 웃음 짓게 만드는 디테일들이 <별터뷰>의 매력을 확인하세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