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피카 그림책 24
피오나 카스웰 지음, 위 룽 그림, 김여진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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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KAJUNIOR(피카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 피오나 카스웰 글 / 위 룽 그림 / 김여진 역 / FIKAJUNIOR(피카주니어) / 피카 그림책 24 / 2025.06.20 / 원제 : The Boy Who Loves to Lick the Wind(2024년)



옆집에 사는 그 애는 가끔 끽끽거리며 야호 소리를 내지요. 온몸을 들썩이고, 바람을 핥기도 하지요. 그런 친구를 지켜보던 주인공 소년은 어느 날 바람의 맛을 함께 느껴 보기로 결심하지요. 두 아이는 바다로 향해요. 말로 하지 않지만, 서로를 느끼는 법을 알고 있었지요. 한 아이는 조개껍데기를 줍고, 다른 아이는 바다에 돌멩이를 던지며 각자의 리듬대로 놀지요. 그렇게 다름을 받아들이며 보내는 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지요.


처음에는 그저 이상하게 느껴졌지요. 말없이 몸을 들썩이거나 갑자기 소리를 내는 옆집 아이의 행동이요. 하지만 주인공 소년은 그 아이를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지요. 이해하려 애쓰고, 마침내 함께 바람을 핥으며 우정을 나누게 되었지요. 말은 없지만 마음이 오가는 시간, 그 속에서 두 아이는 점점 가까워졌지요. 이 책은 단순히 ‘다름’을 말하지 않아요. 다름이란 결국,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여는 열쇠라는 걸 보여 주지요.


말을 잘하는 아이, 움직임이 자유로운 아이, 감각에 민감한 아이...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지요. 이 그림책은 그런 다양한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다름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일러 주지요. 장애는 누군가의 특별함이 아닌 ‘하나의 모습’일뿐이라는 메시지, 그리고 그 모습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따스하게 전해 줍니다.


특히 ‘혀를 내밀고 바람을 핥는다’는 장면은 언어가 아닌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는 법을 보여 주지요. ‘같아지기’가 아닌 ‘함께하기’로 옆에서 기다려 주고, 따라 걸어 주는 마음이 필요하지요. 조금 다르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요.


책 표지에는 바닷가에서 두 아이가 물을 튀기며 놀고 있어요. 발밑으로 밀려오는 파도에 깔깔 웃고, 바람을 머금은 얼굴엔 생기가 가득하지요. 그 모습만으로도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지 느껴졌지요. 선명한 수채화의 바다색과 연필선이 어우러지는 그림은 저를 단번에 반하게 했고, 표지 제목의 글자에 스며든 그라데이션도 참 인상 깊었지요.


그림 속 바다는 유난히 다르게 다가왔어요. 위 룽 작가의 그림은 수채화의 농담과 연필선의 세밀함이 어우러지며 인물들의 표정을 감정 깊이 있게 표현되었지요. 특히 해변 장면에서는 바람이 부는 듯한 흐름과 색의 밀도가 그대로 살아 있었어요. 장면마다 달라지는 아이들의 표정은 말보다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지요. 텍스트와 그림이 절묘하게 맞물려 긴 여운을 남기네요.


‘이해한다는 건 결국 함께 걷는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의 감각은 어른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깊지요. 그들의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배움이 되지요. 섬세한 감정선, 조화로운 그림, 특별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그림책이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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