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호호책방
김유 지음, 국지승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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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닷마을 호호책방 / 김유 글 / 국지승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05.28



그림책을 읽기 전


<바닷마을 호호책방> 이벤트를 신청할 즈음,저는 이직에 대한 고민을 품고 있었어요.

지금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채, 매일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고 있지요.

용기가 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이렇게 이중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문득 이런 마음을 여우 씨에게 털어놓고 싶어졌어요.

바닷마을 호호책방의 여우씨를 만나면 흐릿한 제 마음에 빛이 생길까요?



그림책 읽기




여우 씨네 작은 집은 정말 작았어요. 뭐든 작은 것만 있었어요.

하지만 창밖에는 드넓은 바다가 끝없이 이어졌어요.

여우 씨는 바다를 바라보는 게 좋아서 깊은 산속을 나와 바닷마을로 왔거든요.




오늘도 여우 씨는 책을 펼쳤어요. 누구보다 책을 좋아했거든요.

책은 언제나 여우 씨 곁에 있었지요. 작은 집 안에 작은 책방을 열기로 마음먹었어요.

여우 씨의 오랜 꿈이었거든요.




외로움, 그리움, 미움, 불안을 안으 사람들이 호호책방을 찾아왔어요.

아, 문을 두드리지도 못할 만큼 마음이 작아진 책 도둑도요.




그림책을 읽고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마을 언덕 위, 빨간 지붕 아래 작은 집 한쪽에 조그맣고 조용한 책방이 문을 열었어요. 이름하여 ‘호호책방’. 바다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여우 씨가 자신의 마음을 담아 만든 책방이지요.


여우 씨는 마음이 시원해지고 넓어지는 그 바다를 매일 바라보고 싶어 깊은 산속을 떠나 이곳 바닷마을로 이사 왔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우 씨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았지요. 낯선 모습 때문이기도 하고, 어쩌면 ‘여우’라는 이미지에 씌워진 색안경 때문이었겠지요.


그럼에도 여우 씨는 속상해하거나 다투지 않았어요.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달콤한 꽃떡을 건네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춥거나 아플 때 호호 불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호호책방’ 문을 열었어요.


첫 손님은 쓸쓸해 보이는 아이였어요. 여우 씨는 보송보송한 수건과 따뜻한 코코아를 내주며 아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지요. “자고 일어났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어요……”그 말에 여우 씨는 조심스럽게 책 한 권을 건넸어요. “그런 감정은 ‘외로움’이라고 해요. 이 책을 한번 읽어 볼래요?” 그렇게 호호책방은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하나씩 안아 주기 시작했지요.


이 책을 신청할 즈음, 저 역시 마음 한켠이 흐릿했어요.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일하듯, 늘 어디쯤 마음이 떠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지금 관계를 끝내버릴 용기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처럼 일을 하면서 그림책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살고 싶은지도 몰라요. 그림책과의 시간은 내가 나답게 숨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요.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우 씨에게, 괜스레 말을 걸고 싶어졌어요.


“혹시요, 여우 씨. 이렇게 방향을 잃은 마음도 호호- 불어 줄 수 있을까요?”

아직 제 마음엔 결론이 없어요.

하지만 여우 씨가 건네는 책처럼, <바닷마을 호호책방>은 저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어 주었지요.


국지승 작가의 색연필 특유의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선은 말 대신 손끝으로 건네는 인사처럼 다정해요. 붉은 털의 여우 씨, 흙빛 지붕, 바다의 잔물결까지도 진하거나 짙지 않고 부드럽고 투명하게 표현되어 있어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이 있어요. 특히, 등장인물들의 표정보다 ‘기운’을 보여주셨어요. 쓸쓸한 아이의 어깨선, 여우 씨의 따뜻하게 향한 시선, 책방에 가만히 감도는 공기까지. 그 감정의 결이 장면마다 번져 있어요.


초록과 연두가 엷어지며 여름빛으로 물들어요. 바다를 등진 창문, 흩날리는 벚꽃, 찻잔 위로 피어오르는 김. 그림 속엔 지금 이곳의 공기가 그대로 담겨 있어요. 책장을 넘길수록 그 자리에 머무른 채로 시간이 조금씩 흐른다는 느낌을 갖게 돼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길을 따라 오후 산책을 하는 장면이 마음에 남아요.

초록빛 봄바다, 노란 꽃길, 투명한 여름 파랑의 물빛.

장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던 이유, 아마도 이 다정한 바다 때문이었는지도 몰라요. 여우 씨가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뻥 뚫리고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다는 그 첫 문장을 다시 기억하게 하네요.

여백과 색감, 선의 방향 하나하나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아마도 국지승 작가님의 섬세한 감정의 결 때문이겠지요.


이 책은 잊고 있던 관계의 온도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어요.

누군가를 조용히 바라보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일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마음이 곯기 전에 ‘호호’ 불어줄 수 있는 용기와 관심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말이지요.


<바닷마을 호호책방>은 잔잔한 파도처럼 조용히 다가와 깊은 감동을 남기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이네요.

호호책방이라는 공간, 그 안에 깃든 사람 냄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게 돼요. 누구나 호호책방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그 시작은 아주 조용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겠지요.




- '호호 엽서 세트' 출간 이벤트 -



“함께 호호 웃고 호호 불어 주며 작은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곳,

‘바닷마을 호호책방’에서 누구나 잠시 쉬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 속에는 밥이 되고 꿈이 되는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 작가 김유


그림책과 함께 온 호호 엽서 세트이지요.

마음을 호호해주는 처방전인 약 봉투 안에는 따스한 말을 남길 수 있는 엽서가 들어 있어요.




- <바닷마을 호호책방> 모바일 배경화면 -



춥고 아픈 마음을 호호- 불어주는 그림책,

《바닷마을 호호책방》의 출간을 기념하여 모바일에서 활용 가능한 배경화면을 무료 배포합니다.

국지승 작가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담긴 배경화면을 지금 바로 다운로드하세요.🌸

- 내용 및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gimmyoung_jr/22388920942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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