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하루 모든요일그림책 19
송희진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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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요일그림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말 아침이지만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을 먹고, 하루 계획을 정리하는 악어 씨. 단정한 옷차림, 깔끔하게 정리된 집, 그리고 빼곡한 계획표 위에는 하루를 완벽하게 살아가려는 악어의 마음이 보이네요.

오늘의 할 일도 많지요. 나무 위에서 체리를 따고, 지붕 이끼를 청소하고, 텃밭에 물을 주고, 자동차까지 세차해야 해요. 틈틈이 쉬는 시간도 빼놓지 않은, 정말 철저한 하루의 계획이지요. 그런데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계획은 어긋나기 시작해요.


“악어야, 도와줘!”

코끼리는 꼬인 코를 풀어달라고 울먹이고, 거미는 파란 괴물이 쳐들어왔다며 호들갑을 떨고, 엄마 새는 아기 새들을 부탁하며 황급히 떠나지요. 고양이 할아버지는 자동차를 빌려달라며 쩔쩔매고요.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절하던 악어도 결국 모두의 부탁을 들어주며 하루를 완전히 포기해버리지요.


계획했던 일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하루. 그런데도 악어는 기분이 좋아요.

“내 하루는 꽤 괜찮았어. 완벽했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 하루를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다니.

그 말 한마디에 악어의 온 마음과 하루가 녹아 있었지요.


저는 방해받은 일정에 속상해하고, 내 계획만 중요한 줄 알았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악어는 저와 다르게 이웃의 사정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나누지요.

처음엔 까칠한 완벽주의자로 보였던 악어는,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그가 손 내민 작은 친절은 뜻밖에도, 더 큰 선의로 되돌아오지요.


송희진 작가의 그림은 악어의 성격을 생생하게 보여주지요.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 벽에 가득 붙은 자신의 사진은 악어의 자기애를, 꼼꼼하게 시간을 분배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는 계획형 성향이 느껴지지요. 하지만 계획대로 하지 못한 일을 향한 조급함 대신, 타인의 곤란함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인물의 표정과 행동에 담겨 있어요.


처음엔 몰랐지만, 아기 새들이 다녀간 후 달라진 악어의 집을 발견했지요.

악어가 하지 못했던 모든 일들이 이웃들에 의해 마무리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파란 비행기의 정체, ‘WELCOME’ 발매트의 숨은 뜻도 연결되었지요.

작가는 곳곳에 복선을 심어두었고, 그것을 찾아가며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되지요.


“오늘 하루, 정말 완벽했어야만 했을까?”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마음을 나눈 그 순간들이 진짜 ‘완벽한 하루’를 만든다고요.


앞 면지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악어의 모습이,

뒤 면지에는 악어의 따뜻한 마음이 퍼져 마을 전체가 변화하는 풍경이 담겨 있어요.

코끼리와 어미 새가 이번엔 다른 이를 도우며, 체리를 나누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지요.

악어의 작은 선행들이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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