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우주로 간 날의 기적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7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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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RHK(주니어랜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잠 못 이루는 밤.

옥상에 올라가 망원경을 들여다보지만, 줌 기능이 고장 나 시야가 흐릿해 잘 보이지 않아요. 시무룩한 아이의 표정을 본 할아버지가 망원경을 고쳐주자, 저 멀리 우주의 풍경이 펼쳐져요. 낯선 행성과 우주선, 곤란해 보이는 우주 비행사들까지요.


그 모습을 본 아이와 할아버지는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하지요. 털실 방울, 버튼, 조정 장치, 그리고 커다란 상상력을 더해 만든 우주선! 완성된 우주선을 타고 별빛 쏟아지는 우주로 날아올라요. 이제 두 사람은 우주에서 어떤 기적을 만나게 될까요?


샘 어셔 작가님의 <ZOOM! 우주로 간 날의 기적>은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쳐요. 시리즈 이전 작품들에서는 바닷가, 야생 정글, 북극이 무대였지만, 이번에는 그 경계를 우주까지 확장했지요.


아이와 할아버지가 일상의 문제를 상상으로 전환하는 구조는 그대로지만, 이번 이야기에는 고장 난 것을 고치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는 ‘수리’와 ‘창조’의 이야기가 더해졌어요. 결국, 아이는 자신의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여는 주인공이 되지요.



그림의 구성도 특별하지요. 일상의 장면들은 작은 컷 속에 여백이 많은 구도로 표현되지만, 상상이 펼쳐지는 부분에서는 밤하늘과 우주가 화면을 가득 채워요. 그래서인지 상상의 크기가 더 커지고 깊어져요.

앞면지에는 행성에 착륙한 우주선의 구조가, 뒷면지에는 아이와 할아버지가 만든 우주선이 정밀하게 그려져 있어요. 그 디테일을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우주선 도안을 그리고 싶어질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아이이지요. 사다리에 먼저 올라간 사람도, 우주선을 조정하는 사람도, 우주에서 낙하산을 펴는 사람도 모두 아이지요. 모험의 중심엔 늘 아이가 있어요.

그 곁에 있는 할아버지는 조용한 조력자이지요. “이거 한번 손봐야겠는걸.”이라는 한마디와 함께 망원경을 고치고, 아이의 상상에 함께할 뿐, 결코 앞서지 않아요. 친구처럼, 동료처럼 곁에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따뜻하고도 빛이 나네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건네는 한 마디.

“넌 앞으로 상상하지 못할 모험을 아주 많이 하게 될 거야.”

이 말은 그림책을 읽는 모든 독자인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지요.


망원경이 고장 나는 장면이 마음에 남아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상상력이 작동하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현실에서 ‘잘 안되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지가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상상이라는 생각과 창조하는 손이 함께할 때, 진짜 기적은 시작되는 것 같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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