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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뿜는 용
라이마 지음.그림, 박지민 옮김 / 예림당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불 뿜는 용 / 라이마 / 박지민 역 / 예림당 / 2007.03.20 / 원제 : 我变成一只喷火龙了!(200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불을 뿜는 용>의 펼침면의 장면이 좋아서 소장하고 있는 그림책이지요.
생각해 보면 소장해고 싶은 이유들이 진짜 많아요.
그림책 한 권, 한 권 모두가 이유가 있어요. ㅋㅋㅋ 민망해서 웃음이 나오네요.
그림책 읽기

보타이에게 물리면 모두 불을 내뿜는 병에 걸리고 말아요.
보타이는 툭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참지 못하는 심술쟁이 용을 찾아갔어요.

"잡히기만 해 봐라!"
큰 불은 그의 집 반을 태워 버렸어요.
용이 입만 열면 불꽃이 뿜어져 나왔어요.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친한 친구도 몸을 데고 말았지요.
괴상한 나라 친구들은 이제 아무도 용 곁에 가려고 하지 않아요.
그림책을 읽고
괴상한 나라에 사는 심술쟁이 용, 하지만 이 용은 처음부터 불을 뿜었던 것이 아니었지요. 작디작은 모기 ‘보타이’에게 물린 뒤, 입에서 불을 내뿜는 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햄버거도 못 먹고, 장난감도 다 녹아버리고, 친구들까지 다치게 하니 아무도 용 곁에 다가오려 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용은 점점 외톨이가 되고 말았어요. 정말 불을 끌 수는 없는 걸까요?
불을 끄고 싶은 용은 물속에 들어가고, 땅속에 얼굴을 파묻고, 소화기를 써보고, 심지어 냉장고에도 들어가 보며 온갖 방법을 다 써보지요. 하지만 실패의 연속이지요. 불을 끄려는 그 몸부림에는 해결을 넘어서 감정을 스스로 다스려보려는 용의 노력이 담겨 있어요. 그런 모습이 안쓰럽고도 귀여워 보이지요.
놀라운 건, 처음엔 짜증을 내고 화를 참지 못하던 심술쟁이 용이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보타이’에게 “왜 나를 물었느냐?"라고 따지지도 않고, 자신을 멀리한 친구들을 원망하지도 않지요. 오히려 용은 감정보다 해결에 집중하고 있어요. 자기 때문에 다친 친구들이 걱정되어 혼자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겠지요.
결국 불은 끄지 못하고, 용은 엉엉 울고 말아요. 모든 게 나아질 것 같지 않으니,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했으면 그렇게 울었을까요? 그런데 울고 나자, 용의 얼굴이 환하게 웃음으로 바뀌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그 웃음이 바로 불을 끄는 열쇠였어요. 감정도 극한까지 몰리면 울거나 웃거나, 혹은 자거나 하며 일시적으로 쏟아내게 되지요. 그렇게 표출한 뒤에야 조금씩 정리되기도 하고요. 용의 한바탕 울음은 바로 그런 감정 해소의 과정이었지요.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예요. 보타이에게 물려 생긴 불꽃은 어쩌면 툭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렸던 용에게 내려진 일종의 벌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쉽게 짜증 내는 아이에게 백 번의 잔소리보다 이 그림책 한 권을 건네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불 뿜는 용’을 보며,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돌아보게 될지도 모르지요. 감정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유머와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책은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보자”는 메시지를 건네고 있어요.

이 책의 그림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장면은 불을 뿜는 모습이 펼침면을 가득 채운 장면이었어요.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장면이 이어져서, 용의 감정 폭발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멀리까지 퍼지는지를 압도적으로 보여주지요. 이런 공간의 확장은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책의 물성이지요. 또, 장면마다 살짝 등장하는 모기 ‘보타이’를 찾는 재미도 숨어 있어요.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이야기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는 요소이지요.
- <불 뿜는 용>의 표지들 -

2007년 3월 출판사 예림당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2017년 11월 출판사 천개의바람에서 달라진 표지로 재출간되었네요.
불을 내뿜는 병에 걸리게 하는 모기 보타이는 앵앵이가 되었고,
이름이 없던 심술쟁이 용은 버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등장하네요.
- 라이마 작가님의 그림책 -

대만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1968년 대만에서 태어나, 대만 사상 처음 그림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1위에 올랐습니다. 유쾌하고 재치 있는 글과 그림으로 대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1995년 첫 작품 <나는 불을 뿜는 용이 되었다>를 발표한 뒤로 꾸준히 좋은 그림책을 내놓아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 속에 창의적인 내용과 유머를 첨가하는 것을 좋아하는 라이마는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계속 읽어도 질리지 않을 즐거움을 얻기 바란다. -출판사 소개 내용 중
라이마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laimapictureboo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