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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의 죽음 ㅣ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세연 지음, 김주경 그림 / 다림 / 2025년 2월
평점 :

사냥꾼의 죽음 / 세연 글 / 김주경 그림 / 다림 / 우리 작가 그림책 / 2025.02.25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책 친구에게 선물 받게 된 그림책이네요.
좋아하는 세연 작가님의 글과 김주경 작가님의 그림이라니...
설레고 살짝 들뜨게 되네요.
그림책 읽기

새 한 마리가 거미를 사냥했다.
거미는 죽었지만 아기 새는 거미로 인해 새로운 날들을 살아갈 수 있었다.
거미의 생명은 아기 새와 함께 훨훨 하늘을 날아갔다.

어느 날, 한 사냥꾼이 호랑이에게 총을 겨눴다.
사냥꾼은 호랑이의 가죽을 벗겨 깔개로 장식하고는 죽은 호랑이를 벌판에 내다 버렸다.

사냥꾼은 인간에게 주어진 힘을 휘둘러 마음대로 다른 동물들의 삶과 죽음을 결정했다.
긴 세월 어느 누구도 사냥꾼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은 달랐다. 끈기 있게 기다려 해야 할 일을 하였다.
그림책을 읽고
'꽃에 일부는 나비의 날갯짓이 되었다.
나비의 생명은 이제 거미가 되었다.'
꽃의 꿀을 먹은 나비가 거미줄에 걸리고, 거미는 다시 새의 먹이가 되지요.
생명은 하나의 죽음에서 또 하나의 삶으로 이어져갔어요.
자연의 질서는 자연스럽게 이어갔지만 사냥꾼은 달랐지요.
생태계의 균형을 흐트렀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도 모르고 있고,
그저 호랑이를 사냥하고, 가죽은 깔개가 되며, 죽은 호랑이는 들판에 버리면서
사냥꾼은 호랑이의 죽음을 오로지 자신의 소유로 삼았고, 그로 인해 호랑이의 죽음은 다음 생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멈춰 버렸지요. 사냥꾼은 자연의 질서 바깥에 서 있는 듯 행동했어요.
생명은 파괴되었지만, 그 죽음은 그 어떤 생명도 살리지 못하지요.
이 장면은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자연의 순환을 거스르는지를 보여주었지요.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은 시간과 죽음'이라는 말처럼, 결국 사냥꾼에게도 죽음은 찾아왔어요.
하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삶은 결국 어떤 생명도 남기지 못한 채 덧없이 사라졌지요.
하지만 그림책은 조용히 말하고 있지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잇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요.
'이 세상 모든 식재료에 대한 감사를 담아...
맛있는 걸 먹으면 온몸에 생명력이 샘솟아 올라, 무언가를 먹거나 요리한다는 건 그 생명이 간직하고 있던 힘을 얻는 거야. 그래서 잘 먹겠다고 인사를 하는 거지.'
<사냥꾼의 죽음>을 읽으며 아이 어릴 적에 함께 보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토리코>가 떠올랐지요.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포만감이 아니라, 생명을 이어받는 일이었지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생기를 얻는 건 그 식재료가 간직하고 있던 생명의 힘이 나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주인공 토리고의 대사가 인상 깊었어요.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은 그저 습관이 아니라, 내 삶을 위해 생명을 내어준 자연과 존재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 인사였던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 모든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지지요.
무슨 일이든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
자연에 무심하고 욕심을 채우는 인간의 행동은, 결국 우리 자신의 삶을 해치게 되지요.
그림책 속 사냥꾼처럼요.
자연 앞에서 인간은 가장 약한 존재로 기술이 없다면 살아가기조차 힘든 존재일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자연 앞에 더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요.
단순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지요. 삶과 죽음의 균형, 인간이 가져야 할 책임, 그리고 우리가 매일 당연하게 여기는 ‘먹는 행위’에 담긴 무게를 다시 돌아보게 하지요.
아이에게는 자연의 질서를, 어른에게는 겸손과 감사의 태도를 생각하게 해주고,
아이들에게는 생태의 순환을, 어른들에게는 인간의 책임과 태도를 되묻게 하는 그림책이에요.
- 세연 작가님의 그림책 -

다양한 일을 하며 어른의 시간들을 헤매다가 어린 시절 꿈이었던 이야기 작가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로 돌아갈 수 있는 상상의 시간들이 좋아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 다림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황금 이빨 토끼>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644284064
<하늘 식당>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646132318
<민들레 아기씨>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1647312187
- 김주경 작가님 SNS <사냥꾼의 죽음> -

세상의 모든 관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형태는 다르게 보이지만 모두 다 결국 연결되어 있거든요.
이런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그림책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 다림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김주경 작가님 SNS: https://www.instagram.com/toozeday/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