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새가 온다 풀빛 그림 아이
김상균 지음 / 풀빛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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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독특한 그림이 궁금해서 <비비새가 온다>를 읽게 되었어요.

전통극에서 볼 수 있는 괴물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그림, 내용이 궁금해요. 자~ 책장을 넘겨 볼까요?



그림책을 읽고


천둥번개가 내리치는데 용의 모습으로 구름 사이를 날으며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닿으니 얼굴에는 빨간 탈을 쓰고 귀여운 모습으로 변했어요.

자신은 하늘의 명을 받고 인간 세상에 온 비비새라고 소개하지요.

비비새는 나쁜 사람 100명을 잡아먹어야 하늘로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하네요.

소개와 동시에 쌀 얻으러 온 동생을 마구 걷어차는 양반을 발견하지요.

비비새가 알아보니 부모 재산을 모두 가로채고, 한겨울에 동생을 길거리로 내쫓은 놀부래요.

비비새는 망설임도 없이 한입에 꿀꺽 삼켜 버렸어요.

비비, 비비.

비비새의 피리 소리를 들으면 나쁜 짓을 한 양반들은 놀라 도망치지 바쁘대요.

하지만 비비새는 숨어 있는 나쁜 양반들을 단숨에 찾아내고,

마지막 한 명만 더 잡아먹으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어요.

마지막 100번째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요?



비비새가 말한 '나쁜 사람'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혈육 관계는 개념치 아니하고,

이웃은 물론이고, 나라까지도 배신하는 이들이지요.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이라 우기는 사람부터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

남이 굶어 죽든 말든 항상 내 배만 불리는 사람도 있어요.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자신을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는 도덕적 타락의 대명사 놀부,

매관매직, 권력 남용과 갑질을 스스럼없이 행하며 부정을 몸소 실천하는 권력가이자 세도 가문,

재물을 탐하고, 행실이 청렴하지 못한 관리인 탐관오리 계층의 전형적인 성격을 가진 변사또라 생각해요.

비비새가 100번째의 마지막 인물로 선택한 이는

120년 전 일제강점기 시기에 사회에 적응하는 처세술을 지닌 사람이 생각나네요.

날렵하고 뾰족한 콧수염, 광택 나는 고급스러운 양복, 기다란 중산모. 거기에 이웃 나라와 한반도를 거래하는 모습까지 우리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든 을사조약을 찬성했던 인물들이겠지요.



고전의 이야기인데도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들이네요.

넘치게 갖는 것도 문제이고, 가질 수 없는 것에 욕심을 내세우는 것도 문제이겠지요.

재물뿐 아니라 명예, 권력, 감정, 음식까지도 뭐든 과하면 탈이 생기는 거잖아요.

어지러운 이 시국에 속을 뻥~ 뚫어주는 그림책이네요.

나쁜 사람 100명을 잡으면 어지럽고 더러운 세상이 맑아지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아요.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아도 세대가 세대를 넘어가며 이어가는 이유는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부지런히, 양심껏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세상에는 비비새가 잡아먹을 그 인물보다는 반대의 사람들이 더 많아요.



저는 놀부 캐릭터의 등장에서부터 스토리에 쭈~욱 빠져 들었어요.

기존에 있는 옛이야기에 유머스럽고 무서운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김상균 작가님의 비비새가 더해지면서 스토리가 짱짱해지고 이야기의 맛이 새롭고 신선해졌어요.

또, 빨강과 파랑의 대비되는 색의 사용과 주요 캐릭터에만 색을 입히면서 그림이 텍스트를 뒷받침하기도 하지만 텍스트를 읽지 않고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를 읽어갈 수 있지요.

비비새가 장면마다 달라서 변신하는 모습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처음 인간 세상에 내려올 땐 늠름한 용으로, 나쁜 사람을 찾아 마을을 거닐 땐 귀여운 꼬마로, 포졸이 되기도 하고, 똥을 먹는 똥파리가 되기도 하며 악인을 잡으려 거침없는 변신을 거듭하네요.

이처럼 <비비새가 온다>를 읽는 동안 즐겁고, 시원하고, 유쾌함을 모두 가져오니 가슴의 답답함이 펑 뚫리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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