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여름 리커버)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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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책 친구가 아주 오래전에 보내 준 그림책이지요.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그 친구는 기억도 못 하게 바쁘겠지만 재미있게 정성껏 읽어보도록 할게요.





그림책 읽기



얼마나 더웠으면 냇가의 가재가 빨갛게 익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지.

우여힌 절대로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구범폭포에 관한 서적을 발견하고 찾아 나서지요.


절벽 너머에서 위험에 빠진 고양이를 구하려다 깜깜한 동굴 안으로 떨어지지요.

고양이가 꼭 따라오라는 것처럼 '야~옹' 하고 울었어.


와! 폭포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예사 폭포가 아니었어.

겨울인가 싶을 만큼 시원한 냉면이었어!


감히 내 호랭면에 손을 대다니!

세 놈을 다 한입에 잡아먹겠다!








그림책을 읽고


동갑내기 친구 김 낭자, 이 도령, 박 도령은 신비한 얼음을 찾아 구범폭포로 향하지요.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한참을 걷던 아이들은 위험에 빠진 고양이를 구하려다 동굴로 떨어지지요.

고양이의 안내를 받아 찾아헤매던 구범폭포에 도착하지요.

눈앞에 펼쳐진 메밀 향 가득한 면발, 새콤 아삭한 오이와 무 절임,

얼음 동동 띄워진 시원한 육수로 만들어진 냉면을 즐기면서 서책에서 본 신비한 얼음을 보던 그때,

냉면의 주인인 호랑이가 나타나 '호랭면'에 손을 댄 세 아이들을 모두 잡아먹겠다고 위협하던 순간에 절벽에서 구해 준 고양이가 나타나 오해를 풀고 선물까지 받고 마을로 돌아오지요.

마을로 돌아온 아이들은 시원한 냉면 잔치를 벌여 마을 사람들과 냉면을 나눠 먹어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세 명의 아이들은 곤경에 처한 고양이를 한마음으로 구하려고 하지요.

득실을 따지지 않고 선의의 마음으로 행한 행동이 목숨을 구하는 행운을 가져오네요.

아이들은 모든 호의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는 모습도 발견했어요.

아이들이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보내니 또 다른 행복이 찾아오네요.

절대로 녹지 않는 투명하고 시원한 괴이하고 신비로운 얼음과 생쥐 요리사가 남았어요.

아이들이 혼자만 얌체처럼 먹는 게 아니라 마을 잔치를 벌이지요.

와~ 이렇게 나눔은 나눔으로 이어지고, 행복은 배가 되는 기적 같은 순간이네요.

<호랭면>을 읽다가 어떤 호의든 그 챙김의 마음에 감사 인사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김지안 작가님만의 특유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호랭면>에 담겨 있어요.

또, 분할된 컷들과 세 아이들의 대화들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즐거움을 더해주네요.

'내 아홉 해를 사는 동안 이런 더위는 처음이오.'

인트로 부분에서 너무 더워 냇가의 가재도 빨갛게 익고, 달걀 장수의 달걀도 다 익어버렸어요.

'구룡폭포'에 관한 서책을 발견하던 장면에서 세 아이들 주변을 맴돌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할 수 있어요.

고양이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을까요? 아님 더위를 날려주고 싶었던 걸까요?

그 후에도 숨은 그림처럼 고양이는 세 아이들의 곁을 맴돌고 있어요.

김지안 작가님은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의 구도를 장면에 그대로 넣어두셨어요.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이라는 뜻인데 단발령은 금강산 초입에 위치한 고개로

이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비로고 금강산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해요.

이 장면에서 삐죽빼죽 송곳 같은 산봉우리들 중에 호랑이 뒷모습으로 보이는 산봉우리도 있어요.

동굴로 들어가는 동굴 천장은 종유석은 마치 호랑이 이빨 같기도 해요.

장면마다 이어지는 파란색을 가진 서책, 꽃, 얼음, 그릇, 밤하늘까지 장면 속에 시원함을 이어주게 해요.

그림만이 아니라 텍스트의 재미도 찾을 수 있어요.

인트로에 등장했던 마을 사람들이 냉면 잔치가 벌인 장면에서 또 등장하는데요.

"이러다 더위 먹겠소. 부인."에서 "이러다 동상에 걸리겠소. 부인."으로 바뀌지요.

두 장면을 비교하면 깨알 재미들이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면지의 앞과 뒤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 있어요.

앞부분에서는 그림책 장면의 다 담지 못한 태양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한낮이 느껴지고,

뒷부분에는 보름달이 휘영차게 빛나고, 맑은 밤하늘의 시원한 공기가 느껴지는 대비를 보게 되네요.







- 여름 리커버 <호랭면> -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베스트 그림책인 <호랭면>이 한국적인 멋을 살린 새로운 표지를 입었다.

냉면 폭포에서 아이들과 호랑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던 2023년 7월의 초판 표지와 달리, 2024년 여름 전격 출간된 여름 리커버의 <호랭면>은 일월오봉도가 연상되는 일월냉면도를 배경으로 냉면 폭포의 주인인 호랑이가 맛있게 냉면을 즐기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사진 및 내용 출처 : 출판사 미디어 창비


그림책을 직접 만나면 호랭면의 제목 폰트가 홀로그램으로 반짝반짝하네요.

리커버의 앞과 뒤의 표지를 쭈욱 펼쳐서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네요.




- <호랭면> 김지안 작가님 인터뷰 -


'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2024년 7월 호 Noodle Lovers'에서

<호랭면>의 김지안 그림책 작가님의 인터뷰가 있네요.

면과 그림책 작가라니... 주제어만으로도 독특하고도 재미나요.

호랑이와 냉면을 소재로 연결한 이유, 전달하고픈 주제와 메시지,

한옥, 한복, 산수 등의 한국적 요소를 사용한 이유, 등 다양한 인터뷰 내용이 있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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