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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
송조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10월
평점 :
그림책을 읽기 전
제목의 '넘어'와 '이야기'라는 단어들이 끌렸어요.
'넘어 이야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었지요.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 인생 넘어 인생 이야기처럼요.
그림책 읽기
저기는 셋!
지금은 하나, 하나, 하나인 것 같은데
때로는 함께 있어도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기도 하거든.
일곱이구나. 응. 하지만 여덟일지도 몰라.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는 둘이 더해질 거야.
소중한 하나에 놀라운 또 하나.
그림책을 읽고
아이와 엄마가 외출에 나서면서 숫자 이야기를 시작해요.
하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옆으로 방향을 바꾸어 보니 자전거에 연결된 유모차 안에 아기까지 둘이지요.
셋! 어린이집 친구들이 저마다의 다른 킥보드를 타고 모이지요.
함께 있어도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 셋이지만 하나이지요.
넷! 출동하는 구급차 안의 구급 대원들의 숫자예요.
정말 멋진 넷이서 하나를 구해서 다섯이 되었네요.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이렇게 숫자 넘어 숫자에는 담긴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뉴스, 이야기, 등 내가 직접 듣고 보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내용들의 진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모든 것을 한 방향으로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또,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귀를 막고 눈을 감았던 수많은 사실들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지요.
국가 간, 사회 집단 간의 사회, 경제, 정치 부분부터
직장, 가족까지도 모든 부분에는 보이지 않는 일이 더 많았어요.
주말 식구들이 모인 한 끼 식사는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홀랑 빈 그릇이 되지만
준비를 위해 최소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주방에 서 있는 주부가 있지요.
완성된 그림책 한 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요.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지만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지요.
작가님의 인고의 작업들에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인쇄기술자, 등 수많은 이들의 정성이 들어가 있지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부터 큰 사건, 사고까지 정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의 정답을 확신할 수가 없어지지요.
이렇게 세상 일에 보이지 않는 이면들이 많고 한 방향의 정답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을 찾기 위한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생각하지요.
또, 내가 잘못된 길을 걷는 것을 혼자일 때는 발견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알려 줄 수 있지요.
혼자서 찾기 어려운 길은 함께 찾을 수도 있고요.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따스해지지요.
송조 작가님이 꾹꾹 눌러 담은 물감의 두께와 붓자국들이 그림에서 느껴지면서 온기가 느껴져요.
하나와 둘을 이야기하는 첫 부분에서 이야기의 힘을 발견하고 놀랐어요.
셋과 넷은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존중하는 가치 있는 장면이었고요.
넷과 다섯의 생명의 소중함과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이들에게 감사가 느껴졌어요.
여섯에서는 함께하면 더 큰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했고요.
일곱과 여덟은 생을 다한 이별은 슬프지만 마음에 간직하면 이별이 아닐 수 있고,
진짜 이별은 기억조차 떠오르지 않는 것일 것 같았고요.
아홉과 열은 사람들만 살아가는 사회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생각해요.
작가님은 다 같이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고 하시네요.
혼자만의 생각과 해석들이지만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되네요.
숫자 이야기 안에는 숫자가 커지면서 탈것들의 크기가 커지고 그 안의 사람들이 많아지고,
가족에서 시작된 하나에서 점점 사회 구성원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가족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도 있지요.
꼬옥 한 번 그림책을 읽어보시고 제가 발견하지 못한 이야기를 또 찾아주세요.
-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 완성 과정 이야기 -
문화철도959 아트플랫폼에서 4년의 시간을 보내며 네 번째 결과발표전을 하셨네요.
그 사이 1권의 독립출판과 두 번째 그림책 정식 출간을 준비하셨다고 하네요.
<2024 입주작가 결과보고전>에서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의 더미북이 보이네요.
그중에서 표지로도 손색이 없는 그림이 그림책에는 없는 게 아쉬운 장면이 있네요.
4년 전 이 숫자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작은 더미를 만들고 완성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신다.
긴 시간 고뇌하고 알아주는 출판사가 없어서 울었던 일화까지
코로나와 함께 보낸 숫자 이야기에 대한 시간들이 기록되었네요.
'무엇이든 다 때가 있고 무르익고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는
작가님의 기록에 준비된 자에게 오는 '인생의 타이밍'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 송조 작가님의 그림책 -
어린 시절 방 안 구석에 엎드려 무언가를 끼적이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오랜 시간 이야기에 그림을 그리다 내 안에서 살포시 자란 이야기를 발견했어요. 여전히 작업실 구석에 앉아 이야기를 끼적이며 어른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구미와 구래> 이야기로 현대어린이책미술관 MOKA에서 주최하는 제3회 언-프린티드 아이디어스에 선정되었고, 2023 국제 나미콩쿠르에서 입상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고민이 고민이야>가 있습니다. - 한림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송조 작가님과 송혜선 작가님은 같은 분이시네요.
비룡소에서 출간된 <우렁이 각시>의 그림 작업에도 참여하셨네요.
송조 작가님의 작품은 독립출판물로 <구미와 구래>가 있어요.
송조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songzo/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