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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 ㅣ 미래그림책 169
후지타 신사쿠 지음, 김보나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11월
평점 :
작은 마을 / 후지타 신사쿠 / 김보나 역 / 미래아이 / 미래그림책 169 / 2021.11.30 / 원제 : ちいさなまち(2010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 그림만 보아도 궁금했지요.
하늘처럼 파란 물에 비친 그림자가 일렁일렁... 저에게까지 다가오네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 진짜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어느 맑은 겨울날 오후, 작은 여자아이가 집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어요.
그때 오빠가 다가왔어요. “우리 나갔다 오자!”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어요.
물고기가 걸렸나 봐요. 물 위로 커다란 동그라미가 퍼져 나가요.
"이렇게 멀리 나온 건 처음이야."
어느새 어둑어둑, 해가 저물었어요. 날이 점점 쌀쌀해져요.
그림책을 읽고
표지를 넘기면 마지막 남은 낙엽이 떨어지고 있어요.
맑은 겨울 오후, 오빠는 여동생에게 산책을 권하지요.
물가의 작은 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모험길에 오르지요.
다른 모양, 다른 색의 집들을 지나 번화가인 상점들도 지나고 뒷골목도 지나가요.
둘만의 첫 모험이니 남매에게는 마을의 어느 곳도 같은 곳이 없었을 거예요.
걷다 지치면 벤치에 앉아 도넛도 먹어보지요.
날이 어두워지고 쌀쌀함이 느껴지니 집에서 멀어지는 것이 불안한 여동생과 다르게
오빠는 조금 더 가 보자며 새로운 곳에 발을 내딛지요.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이내 많은 비가 쏟아지지요.
아이들이 집에 도착하자 엄마는 문을 활짝 열고 아이들을 맞이하지요.
"오빠랑 모험을 하고 왔어요!"
하나의 마을인데 장면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다음 장면이 어떨지 기대되기도 했어요.
또, 뭔가 숨겨진 그림이 있을까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했지요.
장면을 넘길수록 분위기가 뭔가 으스스 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책장을 넘기면서 쌓이던 불안감과 긴장감이 집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고였던 물이 시원하게 내려가듯이 한 번에 해소가 되네요.
문을 활짝 열고 맞이해 주는 엄마,
그리고, 둥그런 마을에 집마다 들어온 불빛에 이어 진
다음 장면은 놀랍게도 다섯 개의 촛불이 켜진 케이크였어요.
이렇게 마지막으로 갈수록 모든 긴장감을 녹여버리는 따스함이 가득해요.
오늘은 여자아이의 생일이었지요.
오빠와의 둘만의 모험을 마친 여자아이의 성장을 축하한다는 의미였을 것 같아요.
남매의 모험 때문인지, 으스스한 분위기 때문인지 헨젤과 그레텔이 생각나고,
여자아이가 기어가는 장면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도 생각나네요.
모든 장면이 같은 분할로 나뉘어 위쪽은 거리로 아래쪽은 물에 비친 거리로 그려놓으셨네요.
장면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네요.
어떤 장면은 낚싯대가 만든 수면 위의 동심원의 물결무늬에 물멍하게 되고,
단풍이 가득 담긴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트리는 보이지 않는 바람을 발견하고,
오리의 소리 없는 유영을 바라보며 삶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읽게 되지요.
그림만으로도 짧은 애니메이션을 한 편 본 듯해요.
저는 작가님이 말하시는 '스몰 퍼스트'와는 다른 이야기를 읽었네요.
<작은 마을>을 다음에 읽게 되는 날에는 어떤 이야기를 읽게 될 지 저도 궁금하네요.
- 후지타 신사쿠 작가님 -
1956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났으며,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하고 있다.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 스티븐 킹 등 여러 작가의 소설의 표지 작업의 수는 천 권에 달하고, 에도가와 란포의 ‘소년 탐정단’ 시리즈 26권,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 뤼팽’ 시리즈 20권, 등 여러 아동 서적의 삽화를 작업했다.
<작은 마을>은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출판사 미래아이 작가 소개 내용 중
후지타 신사쿠 작가님의 홈페이지 : http://www.shinsakufujita.com/
후지타 신사쿠 작가님은 스몰퍼스트(어린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을을 그리고 싶었다고 해요.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노약자도 모일 수 있는 거리와 광장이 있는 동네.
어린이나 고양이나 개 등 「작은 사람」이 생생하게 행복해하고 있는 마을이,
어른에게도 멋진 마을이 될 것이라고요.
번역가 김보나 작가님의 <작은 마을> 이야기 : https://blog.naver.com/lynn804/222569486057
- <작은 마을> 나라별 표지 디자인 -
2010년 출간 <ちいさなまち> 일본어의 원작은 188mm x 244mm
2017년 출간 <Le long d'un reflet> 프랑스 번역판은 216mm x 283mm
2021년 출간 <작은 마을> 한글 번역판은 182mm x 236mm
그림책의 크기가 원작이 작고 한글판과 프랑스판은 원작과는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네요.
표지의 제목의 폰트의 차이를 보면서 처음에는 일본어의 원작에 실망했지만
사각의 분홍 박스가 딱 제목으로 가려버린 부분이 그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부분이 너무 궁금했지 더라고요.
프랑스 번역판의 표지의 폰트는 일렁이는 물에 담겨서 그림을 읽게 만들지만 제목의 가독성은 떨어지네요.
한글 번역판은 제목의 폰트가 일렁이는 물의 색깔과 맞춰지면서 폰트도 일렁임에 한 부분이 되었고, 가독성도 놓치지 않은 것 같아요. 또, 작가와 번역가도 물의 일렁임을 따라 위치해 있어요.
처음에는 프랑스 번역판이 최고였는데 가독성이 너무 없어서
최근 간으로 출간한 한글 번역판이 그 중간을 찾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