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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극장 ㅣ 피카 그림책 17
아라이 료지 지음, 황진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4년 11월
평점 :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만 보아도 따스한 느낌이 가득해지더라고요.
폰트의 귀여움과 아이의 표정이 반했지요.
어떤 내용일지 무슨 그림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아빠가 소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나비 도감입니다.
친구와 넘겨보다 아름다운 나비 도감이 찢어졌습니다.
화를 내실까.... 눈 위로 미끄러지는 소리만 드립니다.
움푹 패인 곳이 있다는 걸 깜박하고 그만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그곳에 불이 켜진 작은 극장이 있었습니다.
눈 아저씨는 나를 오늘의 무대로 초대했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아빠가 가장 아끼는 나비 도감을 친구와 공유하려다 친구가 찢어버렸어요.
얼마나 속이 상하고 후회가 되고, 아빠에게 미안함까지 더해진다면 마음이 죄어 오고,
찢어진 나비 도감만큼이나 자신의 마음도 찢어지고 있겠지요.
이런 마음으로 괴로워하던 아이는 밖으로 나갔다가 그만 구덩이 속에 빠지지요.
'아! 정말 되는 일이 없는 날이구나.'
아니요~ 그건 현실 속에서 수많은 좌절을 맛보고 무너진 저의 생각이었어요.
<눈 극장>의 주인공 아이는 좌절이 아닌 작은 눈사람들이 공연 중인 눈 극장을 발견했지요.
소리 없이 빙글빙글 춤을 추는 발레리나들, 투명한 얼음 공을 굴리는 배우들, 얼음 사슴이 이끄는 썰매 위 배우들, 뿔 모양 모자를 쓴 연주자들 등……. 눈사람들은 다 같이 춤을 추며 팽이 노래를 부르지요.
천천히 울려 퍼지던 노랫소리와 함께 작은 눈사람들의 움직임이 팽이처럼 커지네요.
이렇게 환상적이고 화려한 마법 같은 공연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딴 생각은 떠오르지도 않을 것 같아요.
아이 역시 나비 도감을 망가뜨린 친구에게 느끼는 불편함, 아빠에게 드는 미안함과 꾸중을 들어야 하는 불안함, 슬픔, 등의 감정들은 점점 사그라지고 있어요.
슬픔처럼 무너진 마음에서 나를 일으키는 힘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어요.
타인의 관심이나 말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어서기 위해서는 나의 변화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나의 생각의 변화, 나의 행동의 변화가 말이지요.
아라이 료지 작가님이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어린이들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상상력이라고 하시네요.
장면 속의 아이가 타는 스키에 올라타서 새하얀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차가우면서도 청량감이 가득한 공기가 느껴져 기분에 변화가 시작되지요.
배경에서 시작되더니 이번에는 색감까지 이어지면서 아이의 감정에 몰입하게 해요.
작은 눈사람들이 흰색이 아닌 다양하고도 환상적인 색감으로 변하네요.
눈 극장이 보여주는 색깔에는 사랑, 온기, 낭만까지 있어서 마법처럼 느껴지지요.
그리고 상상에서 돌아온 현실은 한겨울의 새하얀 풍경이지요.
하지만 새하얀 풍경은 시작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네요.
또, 반복되는 팽이 노래와 의성어와 의태어의 반복들로 눈 극장의 무대는
이미지가 보여주는 시각에 소리가 들려주는 리듬감이 더해지면서 하이라이트에 가까워져요.
아라이 료지 작가님은 눈 극장의 무대를 팽이처럼 묘사하셨는데 저는 스노 글로브가 생각났어요.
투명한 둥근 형태의 유리병 안에 미니어처와 반짝이는 조각들을 넣고 투명한 액체로 채워서 흔들면
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눈 극장의 무대라 느껴졌거든요.
또, 수많은 작은 눈사람들 속에서 작아진 아이를 찾는 재미도 있어요.
함박눈이 내리면 꺼내어 보고 싶은 그림책이 될 것 같아요.
- <눈 극장> 독서 활동지 -
독서활동지는 현직 초등 교사(우서희 선생님)께서 집필한 독서활동지이지요.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 활동으로 다섯 가지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자료는 피카출판사 홈페이지 > 도서목록 > 독서 활동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해요.
출판사 피카 홈페이지 : https://fikabook.io/
- 아라이 료지 작가님의 전시 -
아라이 료지(1956-)는 2005년 일본인으로서 처음으로 아스트리드 린드 그레인 기념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광범위한 활동은 그림책뿐만 아니라 회화, 음악, 무대 미술까지 다양합니다.
아라이 료지 작가님의 홈페이지 안의 전시 부분만 캡처했어요.
2007년 전시부터 2024년의 전시까지 기록이네요.(이렇게 많은 전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워요)
와~ 이렇게 많은 전시를 하신 것도 놀랐는데 찾아보니 작가님의 전시에 관한 홈페이지가 따로 있네요.
전시에서는 회화나 그림책 원화,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설치 작품이나 애장의 소품들을 통해서, 그 창작 활동을 소개한다고 해요.
2024년 전시만 5곳인데 주제는 같지만 전시장에 맞추는 전시라 다른 느낌이었다고 해요.
아라이 료지 작가님의 홈페이지 : https://www.ryoji-arai.com/
아라이 료지 작가님의 전시 관련 홈페이지 : https://arairyoji-nb.exhibit.jp/
<눈 극장>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남겨보아요.
인쇄하는 회사가 만든 작은 출판사 만든 책 <絵本になる前の絵本>.
아라이 료지 작가님의 23장의 원화를 엮어 만들었는데 들여다보니 놀랍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