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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는 자야 해 - 아기 토끼 버니의 밤맞이 그림책
에이미 헤스트 지음, 레나타 리우스카 그림, 유소유 옮김 / 한림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버니는 자야 해 - 아기 토끼 버니의 밤맞이 그림책 / 에이미 헤스트 글 / 레나타 리우스카 그림 / 유소유 역 / 한림출판사 / 2024.08.20 / 원작 : Bunny Should Be Sleeping(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보들보들 귀여운 토끼의 표정에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아마도 잠자리 그림책일 것 같아요.
그런데 버니는 왜 잠을 못 이루고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얼른 오세요. 아빠! 잘 시간이에요.
이제 자야 해요. 자야 한다고요.'
기다리는 건 참 힘들어요.
가끔 도저히 기다릴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침대에 살포시 기대 팔을 뻗어요.
그러고는 아빠 코를 두드려요.
그림책을 읽고
추운 겨울밤, 아기 토끼 버니가 침대에 누워 누군가를 기다려요.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눈은 말똥말똥하고, 귀를 쫑긋 세워서 주위 소리를 듣고 있어요.
기다림이 지쳤는지 아기 버니가 침대에 앉아서 기다려 보내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기다림에 지친 버니는 침대에서 내려와요.
버니는 잠자리에 필요한 것들을 빨간 수레에 싣고 있어요.
물, 담요, 쿠기 그리고 아빠와 버니가 좋아하는 그림이 가득 담긴 책까지 넣었어요.
버니는 누굴 기다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아~ 귀요미 아기 토끼 버니가 기다린 이는 옆방의 아빠였군요.
곤히 자는 아빠를 깨우지 않고 소곤소곤 말해요.
“목말라요?”, “발 시려워요?”, “배고파요?”
물은 버니가 마시고, 담요는 버니가 두루고, 쿠키는 버니가 먹지만요.
깊은 잠에 빠져 버린 아빠를 깨우지 않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지요.
"아빠, 버니 보러 오는 거 깜빡했죠? 그래서 제가 왔어요."
"아빠도 우리 버니가 꼭 있어야 해."
버니는 아빠가 불편한 게 없는지 따스하게 보살핀 거네요. 와~
아이가 어릴 적에 아이로부터 위로를 받아 본 적이 있으시겠지요.
저도 첫아이의 여섯 살쯤이었던 시기에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아이를 30분 거리 어린이집에 맡기고 1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서울로 입성해 8시 출근 후 업무를 위해 종일 돌아다니다 2시가 넘어서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야근을 하다 9시 시간에 겨우 맞춰 어린이집에 도착해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 씻기고 그림책을 읽어주다 잠이 들었지요.
그렇게 몇 달을 반복했을 때 아이가 그림책을 들고 잠든 저를 한참을 토닥거리던 날...
기쁘기도 했지만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결국 친정 엄마께 도움을 청하고 엄마와 몇 달간 함께 지내면서 일했었네요.
그 후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4살 터울 동생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 씻고 퇴근하는 저를 기다렸지요.
그때는 퇴근 후 아이들을 저녁을 먹이고 숙제 봐 주고 재우는 것만으로 힘든 시기였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큰 아이가 정말 많은 일을 해 준거네요.
'아이의 지금을 만든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 준 말과 행동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 한림출판사 책 소개 내용
눈물이 왈칵!
<버니는 자야 해>를 읽고 한림출판사의 책 소개 내용 보고 저 큰 위로를 받았어요.
저의 삶을 사느라 바쁘고 아이에게 해준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림책이 이야기하네요.
아이가 그렇게 엄마를 도울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말과 행동을 보고 배웠다는 거라고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피곤해도 열심히 인사하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가 되지 않아요.
이젠 다 커 버린 아이들이 자신들의 공간을 찾아서 나가고
혼자라고 느낄 때 아늑하게 껴안을 수 있는 <버니는 자야 해>가 있어야겠네요.
그림의 모든 장면이 따스하고 사랑스러워요.
자야 할 시간이는 밤 시간이라 차가운 시간에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색이 따스함을 입혀주지요.
창밖의 달과 배경,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의 희미함이 부드럽고 따스해요.
침대 위에 버니를 감싸 안고 함께 잠든 두 토끼와 창밖의 달은
추석날 밤에 그림책을 읽는 저에게 달을 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뿜어내요.
특히, 뒤표지의 달을 보는 버니의 뒷모습과 침대에서 내려오는 버니의 궁둥이의 포슬포슬한 털이 사랑스럽지요.
버니의 토끼 실내화, 벽에 걸린 액자, 창가의 작은 화분까지 이런 디테일도 다~아 사랑스러워요.
- 레나타 리우스카 작가님의 그림책 -
레나타 리우스카 작가님의 몇 작품, 아니 SNS의 그녀가 올린 연필 스케치만 보아도
그녀의 작품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 수 있지요.
작품 속에 그려 넣은 디테일에도 정말 많은 생각들이 있다는 것도요.
한글 번역판은 많지 않지만 그녀의 책을 자주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레나타 리우스카 작가님 홈페이지 : https://www.randmcollective.co
<뜨개질하는 라마>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2181161977
- <버니는 자야 해> 제작 과정 -
<Bunny Should Be Sleeping>의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출판사 Holiday House SNS에서 발견했어요.
작가님은 어린 시절 읽었던 책,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도 보여주시고,
섬네일, 스케치, 편집부에서 받았던 피드백으로 수정하고 변경되는 과정,
표지의 스케치와 표지에 대한 아이디어들,(표지는 첫 번째 스케치가 선택)
그리고 종이가 아닌 태블릿을 이용하여 앱과 포토샵으로 마무리했다고 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