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핑거그림책 12
진주 지음, 가희 사진 / 핑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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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 진주 글 / 가희 사진 / 핑거 / 핑거그림책 12 / 2024.09.12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장면, 제목의 폰트, 분위기가 레트로인데 묘하게 새로움이 있네요.

가을의 시작에 잘 어울리는 제목을 가진 그림책이네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나는 / 햇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 빨간 사과를




기다리고 / 기다리고 / 또 기다렸어요

앗 / 빨간 사과다!




이제 드디어 간다! / 내 빨간 사과!

맛있는 빨간 사과를 먹을 거예요.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 속의 지구와 지호는 형과 동생이지요.

지구는 풀, 꽃, 나무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리게 걷는 아이,

지호는 빠른 바람을 좋아해 달리는 아이예요.

이렇게 다른 속도로 자신들의 좋아하는 것들 하고 지내지요.

하지만, 빨간 사과를 기다리는 지구, 지호 마음은 같아요.

지구는 살고 있는 집을 참 좋아해요. 특히 사과나무를요.

지구가 태어난 날, 할아버지가 사과나무를 심으셨대요.

아직까지 빨간 사과가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빨간 사과를 동생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들을 사과나무의 열매를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사과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사과를 맛볼 아이들 바라보고 있지요.

기다리고, 기다리는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한 입 베어 물고 행복해할 순간을 생각하니 설렘의 감정이 함께 커지네요.

드디어 사과나무에 빨간 사과가 한 개 열려 있어요.

지구도 지호도 빨간 사과를 향해 달려가요.

하지만 지구의 귓가에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모르는 척할 수 없어서 지구는 하나씩 해결하고 있지요.

그 사이 지호는 빨간 사과를 향해 저 만큼 달려가고 있는데 말이지요.

결국, 사과를 베어 물었던 주인공은 지구가 아니었어요.

그리고 과즙이 풍부하고 사과 향이 가득한 사과도 아니었지요.

역시! 진주 작가님이세요. 웃음 코드를 이렇게 살리시다니요.

사과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지구에게 더 큰 행복이 있는 부분까지 넣어두신 것도 최고예요.

마지막 장면의 '지오의 블루베리'라는 나무 화분이 있는데

형제의 시리즈로 엮으신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진 그림책이라... 사실 기대감은 없었어요.

조작되거나 미화된 사진일 거라 생각했던 저의 생각과는 다르네요.

사진 안에 따스함과 그리움, 사랑이 담겨 있네요.

필름 카메라로 담아낸 풍경, 집안의 물건,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 모든 것들이 보내는 감싸 안아주는 느낌과 온화함이 보여요.

가희 작가님의 SNS에 방문하면 형제의 아주 오래전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림책 속의 장면들도 종종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크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지네요.

이게 필름 카메라 담아내는 따뜻함 부드러운 톤, 오래됨과 느림의 미학이겠지요.

사진이 보는 이에게 전해지는 깊은 감동,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매력,

섬세한 빛과 그림자를 그대로 보여주어서 감정의 생생함이 사진에서 그대로 느껴지네요.

이 필름 사진들 안에는 과거의 물건과 함께 지금,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움과 색다름이 느껴질 것 같아요.



아주아주 개인적인 부분인데 버스 정류장의 사진을 보며 웃음이 생기네요.

정류장 이름에서 송정은 유아기와 초등 시절을 보냈던 저의 지나 온 정류장이고,

평촌은 얼마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제 삶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냈던 정류장이지요.

물론 같은 장소는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재미있기도 하고, 작은 우연이 책과의 인연이 되네요.

또 모르잖아요. 언젠가 서울, 인천, 충북, 전라, 경상의 '증산'이라는 곳에서 살게 될 수도 있잖아요.



- 출판사 핑거 '핑거 그림책' 시리즈 -



사진 출처 : 출판사 핑거 홈페이지 https://www.fingerpicturebook.com/


햇빛에 강물이 반짝거립니다.

출판사 핑거는 강물이 흐르는 작은 도시에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핑거의 꿈입니다.


2019년 9월 <불안>을 시작으로 조미자 작가님의 직접 그림책을 출간하기 시작하셨지요.

그러니까 출판사 핑거의 대표님이 바로 조미자 작가님이세요.

12권의 핑거그림책 시리즈와 나의 수수바 시리즈 4권이 출간되었어요.


출판사 핑거 SNS : https://www.instagram.com/fingerbook7/




- 글쓴이 진주 작가님의 그림책 -



저는 2015년 출간된 <우리, 집>을 통해 진주, 진경 자매 작가님을 알게 되었어요.

환경, 동물에 관한 그림책 소개를 할 때에는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그림책 중 한 권이지요.

<우리, 집>을 처음 읽던 날의 가슴 아픈 마음과 작은 재미가 함께 있던 기억이 잊히지 않아요.

2022년 개정판 출간을 응원했고, 작가님들이 항상 궁금했지요.


<우리, 집> 포스팅은 2016년인데 출판사의 책 소개 내용뿐이라 읽어보니 창피하지만...

<우리, 집>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080841960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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