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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랑 나랑 ㅣ I LOVE 그림책
케라스코에트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평점 :

곰돌이랑 나랑 / 케라스코에트 / 마술연필 역 / 보물창고 / I LOVE 그림책 / 2024.07.25 / 원제 : Bear with Me (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과 제목만 보고 아기 그림책이라 생각했어요.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믿고 선택을 했지요.
그런데 반전이 있네요. 저의 선택을 칭찬해요.
그림책 읽기

곰돌이랑 나는 언제나 함께해요.

곰돌이는 안 돼요!

곰돌이랑 나랑.
그림책을 읽고
애착 물건은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마른 인형, 큰 아이는 외할머니가 사주신 베개, 작은 아이는 종종 바뀌는 인형이지요.
큰 아이의 베개는 참 오래갔던 것 같아요.
비슷한 베개를 주어도 자고 나면 본인 베개를 찾아서 머리에 베고 있었거든요.
'인형도 아닌 베개에 무슨 애착이람....'
그렇다고 그냥 버릴 수도 없어서 몇 번 씨름하다 폐기 처분했었지요.
애착 담요라면 <피너츠>의 찰리 브라운의 가장 친한 친구인 라이너스 반 펠트가
어깨에 메고 있거나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는 담요가 있네요.
심리학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쓰던 특정 물건에 집착하는 심리 현상을 라이너스의 담요(Linus blanket)라고 한데요.
이런 물건들은 세상 둘도 없는 나의 친구가 되어 나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 주지요.
그런데, 1952년 시작되었던 그 담요의 모습도 1980년대 말부터 보이지 않았는데 작가의 설정이 애착 담요를 극복했다고 하네요.
맞아요. 헤어지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아이는 천천히 낯선 것들에 적응하는 것 같아요.
<곰돌이랑 나랑>의 주인공 소녀도 학교를 가게 되면서 곰돌이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곰돌이와 떨어지지요.
함께 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는 항상 함께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곁에 없더라도 생각하면 떠오르게 자주 기억을 소환해야겠어요.
글이 없는 그림책들을 그림에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것 같아요.
장면 속에 아이의 행동, 표정에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감정들이 녹아있거든요.
특히, 곰돌이를 작은 가방 안에 어떻게든 넣어보려는 표정들은 굳은 결의도 보이지요.
변화하는 감정들을 담은 밝고 투명한 색채는 수채화 물감으로 표현하고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게 잉크를 사용하여 세심한 표현을 더해서 사랑스러운 작품을 탄생했어요.
특히, 배경이 가득 찬 장면들은 많지 않아요.
장면마다 여백이 많아서 인물들의 표정, 행동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교실 장면들의 디테일도 하나하나 재미있어요.
새로운 장소가 낯선 아이는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책장에서 곰에 관한 책을 찾아보고, 곰 네 마리를 그리지요.
먼저 다가온 친구와의 대화가 궁금하네요.
아마도 곰돌이 이야기로 시작된 둘만의 우정이 싹트는 거겠지요.
지금은 교실에서 숫자 '4'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교실에 앉은 아이들이 그려내는 물고기 네 마리, 꽃 네 송이, 도형 네 개, 과일 네 개....
먼저 말을 걸어 준 친구의 손에 초록 연필인 걸 보니 친구가 나뭇잎 그림을 그렸군요.
또, 표지를 열고 들어가면 파란 세로 선의 줄무늬를 만나게 되지요.
속표제지에는 리본을 묶인 파란 선물 상자가 있고,
반대 페이지에는 리본이 풀어진 상자 안에 곰돌이가 보이네요.
아~ 표지를 여는 독자는 누구든지 곰돌이 선물을 받게 되는 거네요.
이런 구성까지 다 짜인 거군요.
케라스코에트는 작은 디테일까지도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그림들과 세심함이 가득 담긴 구성들로 작은 부분들까지 놓치지 않게 들여다보게 되니 어느 장면이라도 가볍게 넘길 수가 없어요.
- 케라스코에트(Kerascoet) 그림책 -

케라스코에트는 마리 폼퓌(Marie Pommepuy)와 세바스티엥 코세(Sebastien Cosset)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팀이다. 두 사람은 그래픽노블, 화장품, 보석 등의 광고 작업을 함께했다.
‘케라스코에트’는 마리 폼퓌의 고향인 브르타뉴의 시골 마을 이름이다.
<혼자가 아니야 바네사>를 만나고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가서 <아름다운 어둠>을 만난 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shj0033/221482909566
- <곰돌이랑 나랑> 작가 인터뷰 -
두 작가에게 애착 인형은 마리 폼퓌는 <곰돌이랑 나랑>의 똑같은 봉제 곰 인형이었다고 해요.
세바스티엥 코세는 “titi”라고 부르는 천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마음이 편안했다고 해요.
독자가 텍스트를 읽지 않고도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는 것을 염두해 두신다고 해요.
아마존에서 발견한 작가님들의 사진과 작가님들의 SNS에서 발견한 곰돌이를 그림이네요.
<곰돌이랑 나랑>과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를 확인해 보세요.
https://www.hbook.com/story/five-questions-for-kerascoet-2023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