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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ㅣ 푸른숲 그림책 38
멜라니아 롱고 지음, 알레산드로 산나 그림, 이현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4년 6월
평점 :
너에게 / 멜라니아 롱고 글 / 알레산드로 산나 그림 / 이현경 역 / 푸른숲주니어 / 푸른숲 그림책 38 / 2024.06.28 / 원제 : Monte Latte(2021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책을 직접 만나기 전 제목에서 느껴지는 먹먹함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표지만 보고도 끌림과 궁금증이 생기는 그림책이었어요.
제가 느끼는 이런 아린 마음과 같은 그림책일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나는 오래도록 너를 꿈꾸어 왔어.
퓰잎이 첫 이슬 방울을 기다리듯이.
너에게로 머리를 숙이면
내 눈동자 가득히 놀라움이 내려앉아.
"안아 줘."
늘 안아 줘도 또 안아 주고 싶지.
때로는 눈물 속에도
빛나는 것이 있어.
그림책을 읽고
'네 곁에 누우면 나도 갓 태어난 아기처럼 돼.'
텍스트를 읽던 중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었어요.
조용함 속에 새근거리는 작은 숨소리, 따스한 방안, 포근함이 있는 아기 냄새까지...
신생아 시기에 아기 옆에 누워 많은 것들을 뒤로 한 채 아이와 함께 아이가 되었지요.
살아오면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텍스트가 알려주는 이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어요.
이 장면은 <너에게>의 스무 장면 중 세 번째 장면이지요.
제가 <너에게>에 빠져 버린 이유인 장면으로 그림보다는 글에 매료되었어요.
저에게는 텍스트가 건네는 따스하고도 아련한 빛 같은 느낌이 있지요.
<너에게>의 문장들은 짧지만 다채로운 감정들을 일으키고 의미를 생각하게 해요.
그림책을 만나기 전 평범한 제목에서 느끼는 먹먹함이 있었는데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림 읽기를 먼저 하는 책읽기 방식에서 책장을 넘기며 그림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인식하지 못했지만 표지 그림에서 그런 먹먹한 느낌이 다가왔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네요.
산봉우리 그림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모유 수유의 가슴을 상징하는 것이었네요.
이렇게 훅~ 들어오는 알레산드로 그림 작가님의 놀라운 실력에 감탄사가 계속되네요.
수유를 시작하면서 아이가 적을 잘 먹는다면 그것처럼 감사한 일이 없을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로 수유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젖몸살은 찾아오지요.
젖몸살이 생기는 날의 고통을 뭐라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젖몸살이 생겨서 딱딱해진 가슴은 열감부터 통증까지 다양한 고통을 가져오고
유선이 굳어서 모유 생성되지 않으니 또다시 아이는 먹지 못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죠.
지옥 같은 시간의 젖몸살이 한 번만 경험한다면 그건 행운아라 생각되네요.
또, 아기기 젖 먹는 힘은 엄마의 유두에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늘어난 모유 섭취로 저는 모든 기가 빠져나가는 느낌도 받았어요.
지옥 같은 형벌만이 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모유 수유지요.
몇몇 단계만 무사통과하면 반전 매력이 가득한 모유 수유라서 추천을 해요.
하지만 모유 수유 여건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죄책감을 갖지 말고 비난도 하지 말아요.
<너에게>의 두 작가는 부부로 글을 쓴 부인 멜라니아 롱고와 그림을 그린 남편 알레산드로 산나의
상상이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이라고 해요.
첫 아기가 태어나고 모유 수유를 통한 과정들 속에서 조산사, 가족, 친구 등의 지원과 도움을 받은 경험들이 녹아 낸 장면들을 완성하는 과정은 2년이 걸렸다고 해요.
작가님들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아프리카 속담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생각했어요.
올바른 성장을 위해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지요.
아이가 어릴 적에는 주위의 도움이 도움인지도 모르고 하루 삶에 허덕였던 것 같아요.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아이에게 내어주시는 게 더 많았던 이모님, 옆집 할머니, 경비 아저씨, 주유소 아저씨, 학원 승합차 기사님, 분식집 사장님, 그리고 아이 친구들의 부모, 그리고 다양한 인연을 가진 분들까지 너무 많아요.
모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고맙다 인사를 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가끔 생각이 나거나 이렇게 돌아보면서 감사함과 행복, 건강을 기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 역시 도움을 주려 조심스레 부담되지 않게 손을 내밀어 보고 있어요.
- 원작과 한글 번역판 표지 -
원작 <Monte Latte>과 한글 번역판 <너에게>라는 제목은 저에게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Latte를 다른 표현으로...'라고 생각하니 참 어렵네요.
표지의 그림은 왜 바뀌었을까요? 인터뷰 기사를 보니 표지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와 엄마뿐 아니라 사회 공동체 전체가 특별한 산의 정상을 향해 함께 오르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요.
가슴을 닮은 커다란 산 모양 이전에는 심장, 집, 임산부의 배 모양의 작업도 했다고 해요.
더 자세한 내용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알렉산드로 산나 작가님의 그림책 -
쓰고 그린 그림책 중에서 두 권이 한글 번역판으로 출간되었네요.
<몬드리안을 본 적이 있니?>와 <마음이 쑥쑥>이고, 다른 그림책들은 그림 작업을 하셨네요.
1975년에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태어났다고 하시네요.
친근하고 쉬운 말과 그림으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하는 작가로,
안데르센 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신 작가님이시네요.
https://blog.naver.com/shj0033/222603151642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