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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날개
에이데르 로드리게스 지음, 아라테 로드리게스 그림, 유아가다 옮김 / 다봄 / 2024년 5월
평점 :
그림책을 읽기 전
창밖으로 철새들이 날아가고 하늘은 맑고 녹색의 싱그러움이 보여요.
블라인드로 반쯤 가려진 창과 엄마의 뒷모습에서 외로움이 느껴지네요.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지 궁금해요.
그림책 읽기
일요일마다 닭 요리를 먹는 한 가족이 있었어요.
엄마는 접시에 남은 닭 날개를 먹어야 했지요.
엄마 등에 솜뭉치 두 개가 봉곳 솟아 있었어요.
엄마는 처음에는 겁이 났어요.
그러다가 날개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망설임 없이 창밖으로 날아갔어요.
일요일 아침, 군침이 도는 냄새에 눈을 떴어요.
엄마가 날개를 힘차게 펄럭이며 냄새를 따라가 보니...
그림책을 읽고
"빨리 와서 밥 먹어. **야 빨리 와!"
따뜻한 음식을 바로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
"오면 같이 먹으려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엄마의 마음
"그래, 이것 좀 더 먹어봐. 이것도 맛있어."
잘 먹는 아이에게 더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
우린 가끔 엄마의 희생, 배려, 양보, 끝없는 사랑, 내 편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의 날개> 속의 가족들은 매주 일요일 닭 요리를 먹으면서 엄마를 위한 배려나 양보는 없고,
자신들의 본능적인 식욕 채우기, 먹는 기쁨, 함께 준비보다는 이기적인 편안함을 보여주지요.
이런 상황이 멀리 있지는 않아요.
어릴 적 나의 엄마 모습이었고, 몇 년 전까지 저의 모습이었지요.
제목의 '엄마'라는 단어에 엄마의 희생과 양보, 배력만을 생각했는데
가족 구성원 누구나 비슷하게 배려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누군가는 더 희생하고 헌신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그 희생을 알기에 가족이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과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은 퇴근 후나 주말에 혼자 집안일을 할 때면 화가 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일이지만요.
먹성 좋은 저희 네 식구, 때론 세 식구의 치킨 주문은 항상 두 마리이지요.
닭 다리 눈치작전을 펼치거나 치킨 부위로 싸울 일은 크지 않아요.
이상하게 닭 다리만 배분되면 모든 게 정리되는 느낌은 우리 집만의 룰은 아니겠죠?
저는 닭 다리보다는 닭 날개, 지금은 가슴살 쪽을 더 좋아해요.
저에겐 닭 요리의 날개 부위는 꽤 매력이 있는 부위이지요.
그래서인지 <엄마의 날개>에서 닭 날개만 남았다고 서운해할까 싶었는데
창 안에서 날개만 먹던 엄마는 창밖으로 날개를 펴서 하늘로 날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 상황, 시간, 등의 이런저런 이유보다는 행동하지 않는 자신에 대해 생각이 필요하죠.
저 역시도 변명거리를 생각하는 게 먼저지만 행동을 하고서야 변화가 있었어요.
엄마가 창밖을 나간 행동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최고였어요.
"오늘은 엄마가 닭 가슴살과 닭 다리를 먹을게!"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솔직히 말하는 엄마를 존중하지 않을 가족이 있을까요?
<엄마의 날개>는 읽는 초반부에서는 엄마의 외로움, 가족들의 이기심, 희생을 요구하는 가족에 대한 분노들이 느껴졌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엄마의 결심에 자유를 보았고, 가족들이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에 사랑을 발견했어요.
저는 엄마가 가족을 떠나 창밖으로 날아가는 장면에서 변화의 시작이라 응원을 보내며 좋아했지만 엄마가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장면에서는 그동안의 감정의 응어리들이 날아가면서 속이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또, 엄마가 맘껏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면서 그림책 한 권의 놀라움에 감탄하게 되네요.
엄마가 떠나기 전부터 엄마가 떠난 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엄마를 위한 식탁의 풍경이 보이시나요?
그림 작가님은 창의 개폐, 창밖을 통한 날씨의 변화, 엄마의 옷의 색의 변화,
거울의 장면에서는 세 개의 거울을 등장시켜 다양한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림에서 엄마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 원작과 한글 번역판 표지 -
원작의 표지와 다른 느낌의 한글판 표지를 보면 편집자의 생각이 궁금해요.
내용을 모르고 두 개의 표지를 보았을 때도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원작의 표지 그림은 본문에서 볼 수 없는 그런 매력이 있지요.
한글 번역판은 그림책을 읽고 나면 느낌이 더 진해지는 것 같아요.
만약 덧싸개로 만들었으면 독자는 읽는 즐거움이 더 커지는 행복을 누렸을 거예요.
크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원작은 218*160mm이고, 한글판은 295*210mm이네요.
- 스페인의 로드리게스 자매 작가님 -
두 자매가 2년 동안 작업한 <엄마의 날개>는
"영화 대본을 만들고 단편영화를 촬영하는 것과 같았다"라고 하시네요.
강렬한 그림이 마음에 들어오는 스페인 자매 작가님들의 그림책이네요.
그림을 그린 아라텐 로드리게스 작가님 작업 사진 뒤로 <엄마의 날개> 그림이 보이네요.
책, 음반, 포스터, 의류 등 여러 부분에 일러스트 작업을 하신데요.
- '출판사 다봄'은요 -
세상을 향한 모두의 눈과 마음을 담는 출판사 다봄이지요.
다봄출판사에서는 유아동서, 청소년, 교육서, 실용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출간물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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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목록, 추천도서, 행사 내용까지 다양한 소식을 볼 수 있어요.
물론 인스타에서도 다양한 소식들을 만날 수 있지요.
저도 2021년 다봄의 <혼자는 무서워!>를 보면 관심 갖던 기억이 있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