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 북멘토 그림책 22
잭 컬랜드 지음, 김여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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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기 전


수요일부터 휴가를 받았는데 제목이 지금의 제 기분을 그대로 말해주네요.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요.'

고양이가 까딱도 하기 싫은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꼼짝도 하기 싫어...... 아무것도 ......

발끝 하나 까딱하는 것까지 말이야.






안녕, 그레그!

스케이트 탈래? 그림 그릴래? 춤 출래?






고맙지만 난 사양할래.

그래도 난 꼼짝하고 싶지 않아.






왜 그래, 그레그?

그럼 무얼 하고 싶은데?





그림책을 읽고



누구나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있어요.

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요.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절망하거나 에너지가 방전되었거나

저처럼 일정이 없는 갑작스러운 휴가이거나...


주인공 그레그와 다르게 제 주위에는 열정적인 지인들이 정말 많아요.

언어, 예술, 취미,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뭔가를 하고 있지요.

그런데 가장 가까운 옆지기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결혼 십여 년이 넘도록 삶에 열정이 없는 신랑이 이해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알지요. 그건 제 기준이었다는 것을요.

돌아보면 열정이 없다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이 없었던 건데 말이지요.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격증들은 어떻게든 취득을 하더라고요.


그럼,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상태가 나쁜 것일까요?

아닐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이 재충전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시간이 될 거예요.

반대로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상황에서는 환경을 바꾸고,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지요.

누구의 기준, 어떤 기준에서 판단해야 하는 걸까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은 않은 마음 뒤에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면 어떨까요?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전달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그레그.

상대의 감정에 대해 설득이나 비판을 하지 않고 그 감정 그대로 이해하려는 친구들.


번 아웃이 지나갔던 저에게 그레그와 친구들의 관계가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그때는 기분이 너무 안 좋은 나날들이었어요.

누군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고요.

모든 것들을 피하는 게 먼저였어요.

당시 지인들이 만류했는데 그때는 차후 생길 문제 따위를 생각할 여력이 없었어요.

지인들의 위로, 조언, 충고는 큰 의미가 없었어요.

행동, 이야기보단 옆에 있다고 알려주신 분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나를 내려놓는다고 해서 많은 것이 달라지냐 물으신다면...

좀 더 솔직하고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무너졌던 제 감정에 후배들이 아파했더라고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진짜 자신이 느끼고, 원하는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아는 게 먼저예요.

그리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까지 필요하죠. 그러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죠.

그레그의 친구들은 그레그를 지켜봐 주고, 그레그의 거절에는 존중의 태도를 보이지요.

솔직한 이야기를 했을 때는 그 감정들을 무시하지 않고 함께 행동까지 진행하죠.

이 멋진 친구들은 상대의 감정을 추측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요.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게 된다면 상대의 감정도 이해하게 될 거라 생각해요.

이런저런 이유들로 <고양이는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에서

'그레그, 너랑 같이 아무것도 안 해도 돼?'라는 이 문장이 참 좋네요.



흑백의 그레그와 다르게 그림책의 다른 캐릭터들과 환경은 색이 생생한 느낌이네요.

그래서인지 우울한 감정을 담고 있지만 무겁지 않게 느껴지네요.

캐릭터들의 행동과 표정에 귀여움과 사랑스러움, 그리고 웃음으로 책장을 덮게 되네요.

세 번 등장하는데 표정과 자세가 하나도 변화가 없는 캐릭터를 찾아보세요.

표지 뒤쪽의 그레그의 요염한 실루엣을 꼬옥 확인하세요.

그런데 진짜 반전은 그레그는 그레그가 아니에요. 그럼 누구?




- 주인공 그레그 그리기 -




잭 컬랜드 작가님의 SNS에서 주인공 그레그를 그리는 방법의 피트를 만났어요.

그레그의 늘어져 있는 몸의 실루엣에 눈과 눈썹이 그려지니 와~ 그레그네요.

실뭉치가 눈앞에서 굴러다녀도 눈동자만 따라가는 저 느낌...

여러분도 작가님의 피트에서 완성되는 그레그를 만나보세요.





- 주인공 그레그 탄생 이야기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정말 아무것도요.

이렇게 그 무엇도,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의 이런 감정들을

고양이의 모습으로 시각화하여 표현했어요.'

-그림책 <고양이는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의 완성 이야기 중


윈체스터 예술 대학을 졸업한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그는 여행에서 마음속 깊이 품어 왔던 그림책 작가의 꿈을 더는 미루지 말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이 바로 <고양이는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입니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그림책 작가라는 두 작업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 작가 잭 컬랜드 소개 / 출판사 북멘토






- 출판사 '북멘토 그림책' 시리즈 -




작은 씨앗 한 톨이 품은 숲을 상상하다.

쉽게 읽히고 가치 있는 책을 만듭니다.

- 출판사 북멘토

2021년부터 북멘토 그림책 시리즈의 첫 번째 그림책인 <궁금한 아파트>가 출간되었네요.

저는 시리즈의 두 번째 그림책인 <넘어 / 김지연>부터 관심 있게 보았던 것 같아요.

와~ 스물두 권의 그림책이 출간되었어요.

우리 작가의 그림책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책을 만날 수 있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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