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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오동나무
송정양 지음, 이윤민 그림 / 한림출판사 / 2024년 5월
평점 :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면서 오동나무에 대해 알고 싶어서 책장을 넘겨봐요.
송정양 작가님의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라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반가운데요.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쯧쯧, 하필 돌 틈에 뿌리를 내리다니" / "저 애는 틀렸어. 금방 죽게 될 거야."
"싫어! 나는 땔감이 되고 싶지 않아!" / "그럼 넌 뭐가 되고 싶니?"
사실 나도 뭔가가 되고 싶었어... 되고 싶어... 땔감이 되어도 좋아.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낯선 모습으로 잘려 있었어.
가야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가야금
내 속에 그렇게 많은 소리들이 있는지 몰랐어.
그 모든 소리들이 내 안에 숨어 있었던 거야.
그림책을 읽고
어쩌다 돌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가여운 오동나무 돌틈이
돌틈이는 세상을 나온 그 순간부터 환영이나 반가움, 소중함보다
죽음, 버려질 운명, 힘든 삶에 대한 불운의 이야기를 먼저 듣게 되지요.
그런 돌틈이가 "싫어!"라는 작은 반항을 하지만 힘이 없지요.
이런 말들에 무너질 돌틈이가 아니지요.
우리의 돌틈이는 꿈을 이야기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직 꿈을 찾지 못했지만
더디지만 천천히 멈추지 않고 물을 찾아 뿌리를 내리고, 짓누르는 바위와 싸워가며 줄기를 뻗어가지요.
그렇게 꿋꿋이 하루, 하루를 견디고, 한 달, 일 년, 그렇게 살아가지요.
시작을 함께했던 장롱이 되고 싶은 장롱이, 소반이 되고 싶은 소반이는
모두 꿈을 이뤘어요. 이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표현하지 않아도 잘 알아요.
돌틈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는 때가 아니라는 말과 함께 또다시 버려지는 듯하지요.
긴 세월을 보내고 판처럼 잘린 자신의 모습에 놀라는 것도 잠시 두 번째 시련이 오지요.
마당에서 눈과 비를 맞고, 뜨거운 볕을 견디며 썩어가는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도 버티지요.
돌틈이를 똑똑 두드리는 소리, 이젠 돌틈이가 무언가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나 봐요.
그것도 잠시! 돌틈이 불로 지지기 시작하고 처음 느껴 본 뜨거움에 돌틈이는 정신을 잃지요.
돌틈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돌틈이 보내는 그 길고 긴 힘든 시간을 저는 몇 장의 페이지로 넘겨 읽게 되네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련이 더해질수록 응원의 목소리가 달라졌지요.
처음에는 '이 시간만 넘기면 달라질 거야"라고 했지요.
하지만 또 다가오는 시련에 너무 미안했어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힘을 내자.'라는 말은 무색하게 정신을 잃을 만큼 아픔이 오네요.
저의 걱정과 불안함은 부모의 마음일 뿐이었네요.
이 모든 시간을 견디고 아픔이 잦아들며 돌틈이는 가야금이 되었어요.
몸을 두들기던 빗소리, 자신을 아프게 하던 찬 바람 소리,
그리고 작은 새의 위로의 노랫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를 담아내며 좋은 가야금이 되었지요.
오동나무가 가야금으로 만들어지는 시간들을 고스란히 함께하는 행운이 있네요.
돌틈이가 자라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지요.
인생은 누구에게나 아픔과 시련이 놓치지 않고 찾아오는 것 같아요.
꿈을 꾸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부모인 저만 불안한 거네요.
아이들은 지금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지요.
한 가지에 오랫동안 전념하고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지루함을 견디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시간의 가치를 지켜줘야 하는데 결과를 재촉하는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되네요.
오동나무로 가야금뿐 아니라 거문고, 아쟁도 만들 수 있어요.
일반 오동나무보다 바위 틈에서 자란 석상 오동이 악기의 재료로 더 좋다고 해요.
힘들게 자란 나무가 더 단단해서 울림이 좋고 맑고 깊은 소리가 나기 때문이래요.
이런 악기의 재료로 사용되는 나무는 삼십 년에서 오십 년 정도 되는 나무이래요.
이런 부가적인 설명을 듣고 나니 돌틈이가 잘 견디어 준 시간에 감사하게 되네요.
글을 쓰신 송정양 작가님은 국악중학교에서 가야금을 배우면 꿈을 키웠지만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많을 것을 알고 다른 길을 걷다가 작가가 되었고,
글을 토해 국악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었어요.
인생이라는 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멈춘다고 해서 그 일이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오동나무가 견디어 온 시간처럼 작가님도 시간을 견디며 국악을 다시 만나
국악과 글이 더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글로 위로의 음악을 들려주고 계신 거라 생각이 드네요.
"걱정하지 마, 아무것도 되지 않는 나무는 없으니까."
작은 새가 보내주는 위로는 가슴속을 어루만져 주었고,
몇 번의 겨울 동안 깊이 박힌 찬 바람까지도 녹아 버릴 것 같았다고 했지요.
글로 들려주신 위로의 음악 같은 부분이었어요. 저에게는 마음을 다한 진정한 위로!
감정이 있는 스토리와 함께 적절한 타이밍에 여러 가지 정보를 읽게 되네요.
정보를 알려주는 부분에서는 큰 틀을 만들어 스토리 부분과 시각적으로 차이를 두었지요.
가야금의 유래와 오동나무의 여러 쓰임, 가야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소리를 내는 방법,
가야금의 각 부속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국악기와 역사 속의 국악과
현재의 국악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층 더 가지를 뻗어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요.
저는 지식만 전달하는 책에서는 정보는 기억력 지속 기간이 짧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읽게 되면 기억이 조금 더 지속되더라고요.
(그래도 요즘은 뭘 해도 기억력이 너무너무 짧아서 속상해요)
- 한림출판사의 책과 함께 60년 -
작년에 60주년은 맞이한 한림출판사의 앞으로도 응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
1963년 1월 18일 창립한 한림출판사는 2023년에 창립 60주년을 맞습니다.
60년을 지나온 한림출판사가 또 다른 60년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습니다.
두 개의 문과 책을 상징하는 출판사 심벌마크의 색상 배합을 응용했습니다.
역사와 문화의 근간인 땅을 상징하는 브라운 계열로 한림만의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미래와 자라나는 생명을 상징하는 라이트 그린 계열로 시간의 연속성과 생명력을 강조했습니다.
- 사진 및 내용 출처 : 한림출판사 홈페이지 https://www.hollym.co.kr/60th/
- 한림출판사 한림지식그림책 시리즈 -
우리의 작은 호기심이 커다란 발견을 이뤄냅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사고하는 방식으로 호기심과 의문을 해결하는 지식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식그림책으로 이야기 속에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담았습니다.
여러 교과를 융합하여 스토링을 강화하는 현 교과과정에 밀접한 시리즈입니다.
내용 출처 : 한림출판사
시리즈가 출간 순서를 가지고 출간되다 시리즈로 엮이지 않아서 찾기가 힘들었네요.
온라인 서점, 한림출판사 블로그, 검색을 통해 나름 열심히 찾아보기는 했지만
여기 있는 작품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이 있어서 찾아보며 반가웠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