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은 값 -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제13회 수상작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63
모서현 지음 / 현북스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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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고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실린 옛이야기 <냄새 맡은 값>이네요.

스토리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야기 맞아요.

하지만 색감과 그림의 독창적인 부분들이 기존 그림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네요.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13회까지 진행되었잖아요.

그런데 공모전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독창적이고 강렬한 그림책 중 하나라고 표현한

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의 심사평만으로도 그 느낌이 전달되더라고요.






냄새로 시작되는 앞부분의 면지와 소리로 끝나는 뒷부분의 면지까지

<냄새 맡은 값>은 어디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그림책이네요.

냄새와 소리를 붉은색 계열과 푸른색 계열을 함께 사용하니

대비를 이루면서도 따뜻함과 차가움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두 계열의 색깔로 색의 맑고 탁함에 변화를 주며 색을 표현하셨네요.

색에서 느껴지는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옛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요.

냄새와 소리는 시각화할 수 없는 감각들이지만 냄새를 공간적 느낌인 면으로

소리를 두께감이 없는 다양한 모양의 가는 직선과 곡선으로 보여주며

두 감각을 역동적, 섬세함, 예민함, 부드러움, 등 다양하게 시각적으로 표현했어요.

모서현 작가님의 당선 소감에서도 눈으로 보이지 않는 '냄새와 소리'의 소재를

시각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호기심에서 그림책이 시작되었다고 하시네요.

같은 것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다른 시선이 궁금해서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



냄새 맡은 값과 비슷한 이야기 두 가지가 생각났어요.

가난한 여행자 샌지가 향긋한 빵 냄새를 맡았으니 빵 냄새 맡은 값을 내라고 억지를 부리는 빵집 주인에게 명판결을 내리는 <샌지와 빵집 주인 / 비룡소>,

한겨울에 산딸기를 바치라는 욕심 많은 원님에게 산딸기를 구하다 뱀에 물려 누워 있다는 아버지를 대신해 원님을 찾아온 아들의 이야기인 <산딸기와 돌배>이지요.

<냄새 맡은 값>을 만나고 그림 부분을 제외하고 아는 이야기인지라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고민되었어요.

옆지기와 이야기하던 중 억지 부리는 부자가 동전 소리를 듣고 수긍을 했을지 묻더라고요.

심보가 고약한 부자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다른 이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으니 내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모순된 것을 끝까지 우겨서 남을 속이려는 행동(지록위마)을 하는 부자를 공감할 수는 없지만

'냄새 맡은 값 - 설득의 비결, 타인의 관점'이라는 글을 보며 다양한 관점을 보게 되네요.


09화 「냄새 맡은 값」- 설득의 비결: 타인의 관점 파악 (brunch.co.kr)




내가 좋아하는 냄새.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떠올리면서

소리보다는 냄새에 많은 것이 떠오르고 그중에서도 먹을 것들이 생각나네요.

같은 냄새를 맡고 저마다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른 것 같아요.

자신이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기억에 남겨진 잔상들이라 할 수 있겠지요.

'냄새 시각화'라는 검색을 하던 중 들숨과 날숨, 그리고 음식의 풍미를 알게 되었어요.

킁킁 냄새를 맡으며 숨을 들이쉬는 들숨.

들이쉬었던 숨이 폐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비강으로 다시 내어 놓는 날숨.

독특한 점은 날숨의 경로가 인간만이 가진 특징 중 하나라는 거예요.

진화 과정에서 후각을 맡는 코와 호흡계를 분히라는 가로 모양의 뼈가 사라졌기 때문에

후각이 뛰어난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이 날숨으로 코가 아닌 두 번째 후각이 있는 거래요.

공기의 흐름과 온도의 차이를 통해 날숨에서 느끼는 향미로 음식의 풍미를 즐기는 기쁨을 깊게 느껴봐야겠어요.

갑자기 이상한 결말이지만 <냄새 맡은 값>을 통해 제가 알게 된 부분들을 남기는 기분 좋은 포스팅이네요.




-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제13회 수상 -



사진 출처 : 출판사 현북스 네이버 카페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2023년 당첨 작품은 모두 세 작품이고,

그중에서 모서현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먼저 출간되었네요.

<물려받은 옷장 / 이선주>, <위대한 따라쟁이 / 박정완> 두 작품도 곧 만나면 좋겠네요.

58편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총 7편의 작품이 1차 심사를 통과하고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 작가님이 3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고 해요.


사진 및 내용 출처 : https://cafe.naver.com/hyunbooks/33692





- 제14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




출판사 현북스는 2011년부터 해마다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을 하고 있어요.

2024년 9월 30일까지 제14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에 열리고 있어요.

올해는 어떤 그림책이 당선될지 해가 더해질수록 기대감이 커지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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