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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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고



<모비딕>을 읽고 여행과 모험을 꿈꾸며 그림책과 지리학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 작가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담긴 <마지막 거인>은 88쪽의 텍스트에 무게감이 있는 그림책이지요.



거인의 치아에서 시작된 미지의 세계를 향한 주인공의 갈망과 목마름에 함께 빠져 들어서 그가 모험을 시작하고 발견하고 연구하는 모습에 저도 기쁨과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거인족의 나라가 그려진 미얀마에 도착해 험난한 지형과 극한의 환경, 자신을 제외한 탐험대원 전부 학살되는 시련에도 앞으로 나아가던 중 우연히 거인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거인의 나라에 발을 디디게 되지요.

극도로 쇠약했던 그는 오히려 거인들의 보살핌 속에 거인들과 우정을 나누게 되지요.

1년간 거인들과 함께 지내며 거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관찰하고 기록한 후 그들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오지요.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 다섯 권을 출간하고, 학자로서 성공을 거두지요.



누구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험에 대한 동경이 있을 거예요.

발견하고 발명한다면 세상에 나만의 결과물을 내어놓고 싶을 거예요.

짧은 지식이지만 저 역시 그림책과 관련된 이야기나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하지요.

<마지막 거인>에서는 주인공은 열정적인 연구와 목숨이 위험한 탐험까지 마무리하고서야 정리된 책을 내어 놓은 것이지요.

저는 학자로서 모험가로서 생사고비를 넘겼으니 그에게도 충분하고도 당연한 보상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는 앎이라는 즐거움에 대해서 생각했지 그 후의 파장은 미리 짐작하지 못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곳에는 예기치 못한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마지막 거인> p. 70

저는 해피엔딩의 마무리만을 상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놀라운 반전이 시작되지요.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면서 마음이 슬픔으로 흘러내리더라고요.

애절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밀려오는 부끄러움과 후회는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어내요.

눈가에는 눈물로 촉촉해지고 시린 그리움과 아픈 감정이 계속 쌓여 가요.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사 중에 '자연에게 길을 곧 죽음입니다'라는 문장을 보며

제가 누리는 편안함과 관련된 대부분의 행동들은

그 어느 부분도 자연에는 환영받지 못하는 행동임을 알기에 더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주인공이 들려주는 1849년부터 거인의 치아를 구매한 시간으로부터 탐험에 대한 책이 발간된 1858년 그 후 몇 년까지 마지 인생 영화 같은 이야기이네요.

젊은 시절 모험으로 시작했지만 시련과 죽을 고비를 넘기며 비밀을 파헤치며 많은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탐욕의 결과가 가져온 재앙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체념인지 달관인지 모호한 비밀을 담은 마지막 여정까지 꽤 긴 서사네요.

멈출 수 없는 이야기의 전개에 상상력과 현실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환상적인 그림까지 더해지니 주인공의 인생의 한 폭 판에 서 있는 느낌이네요.


1992년 출간되었다는 <마지막 거인>을 읽고 나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당시 미래를 상상하고 출간하였을 작가에 상상력과 깊고도 넓은 통찰력과 지식을 느끼며 존경하게 되고,

2024년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균형 있는 시각을 찾게 되네요.

지구 속 작은 인간인 나이기에 문화와 자연에 대한 가치, 책임감 있는 행동에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1992년 프랑스에서 출간되고 2002년 한글판으로 소개되었어요.

2002년 출간되었던 왼쪽의 표지는 2024년 스페셜 에디션의 표지와는 달랐어요.

표지는 천의 느낌이 가득한 질감으로 마치 거인의 피부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본문의 종이는 흰색이 아닌 재생 용지 같은 종이로 독특했고, 성경체의 글씨까지 한

몫했죠.

글씨 디자인, 표지의 질감, 등 다양한 요소들로 또 다른 서사를 풀어주는 것 같았죠.

출판사 디자인하우스에서는 2002년 출간된 이후 15만 부 판매라는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기념해

새로운 표지와 오소희 작가님의 추천 글이 더해진 특별판이 출간되었지요.






- <마지막 거인>의 작업 과정 -



프랑수아 플라스 작가님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마지막 거인>의 작업 과정 그림들이 있더라고요.

거인들의 몸의 그림들이 궁금했는데 자연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네요.

그 외에 작가님 작품들의 작업 과정 중에 밑바탕이 되었던 그림들도 볼 수 있어요.


p42. 잘 들여다보면 이 환상적인 미로에 언뜻 드러나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구별해 낼 수 있었지요. 그것은 나무, 식물, 동물, 꽃, 강, 대양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그려진 각각의 악보는, 한밤중에 그들이 하늘에 대고 부르던 기도의 음악에 대지가 화답하여 부른 진정한 노래였던 것입니다. - <마지막 거인>의 본문에서



프랑수아 플라스 작가님 홈페이지 :

https://www.francois-place.fr/portfolio-item/les-derniers-geants/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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