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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로 가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마크 콜라지오반니 글, 김여진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9월
평점 :

'내가 걷고 있는 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
새로운 일을 마주하거나, 일상이 반복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는 것 같아요.
일상의 일들을 잘 진행되고 있어도, 잘 하지 못해도 찾아오는 불안과 걱정들이지요.
어느 순간일지 모르지요. 순조로운 순간에도 불현듯 찾아오기도 하지요.
실패하거나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거나 답답한 순간은 너무 당연하고요.
저는 이런 감정들 대부분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더라고요.
<다른 길로 가>를 읽고 지난 일들을 생각을 정리해 보니 알게 되네요.
길은 하나가 아닌데 대부분 시작 전 길을 정해두고 길에서 벗어나면
난관에 부딪치는 것 같아서 걱정하고 의심이 시작돼요.
실패에 좌절하고서는 다시 새로운 발걸음을 옮기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두려웠던 새로운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방향이 보였지요.
그렇다고 매번 새롭게 걷는 다른 길이 성공하지는 않았어요.
자꾸자꾸 넘어지고 일어서니 부정적인 감정들을 떨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이 모든 감정들이 깨끗이 사라지지는 않지요.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이 너무 커지지 않게 잘 지켜봐 주고
다시 말썽 부리고 커진다면 다 내려놓고 다른 길로 떠나야지요.
며칠 전 동생과 대화 도중 자신은 쳇바퀴에 도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같은 일을 해도 남들보다 더 시간이 필요하고, 완벽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요.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보기엔 분명 발전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이는데도 말이지요.
저뿐 아니라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으면서도 시간에 쫓기는 삶에 힘들어했지요.
동생에게 하고 있는 일들에 기한을 두고, 그 날짜에는 보고서를 무조건 제출을 하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8개 했으면 진짜 하고 싶은 일도 2개를 꼬옥 해보라고 했지요.
뭔가 결심했다면서 기차표 예매를 부탁한다며 오늘 전화 왔어요.
몇 개의 보고서는 클리어해서 제출했고, 조금 여유가 있는 것은 책상에 올려두었데요.
그리고 대학 시절 은사님을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배웅을 위해 인천공항에 가겠다고요.
기차를 타고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며 몇 시간을 걸려야 하는 일인데 미루겠다던 그녀가 출발한데요.
사실 저도 놀랐어요. ㅋㅋㅋㅋㅋ
그림책을 전체적으로 보니 걱정, 의심, 두려움이 가득한 시작 부분에는 어두운 색깔인데
하나둘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색감이 변화해서 밝고 따스한 색으로 힘을 보태어주는 듯한 느낌이네요.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는 있는 텍스트를 그림에 잘 담아 놓아서
누가 읽어도 응원과 긍정적인 생각을 얻게 될 것 같아요.
원작의 제목 <When Things Aren’t going Right, Go left>를
한글 번역에서 방향을 나타내지 않고 '다른 길'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요.
삶의 길들이 꼬옥 오른쪽, 왼쪽은 아니잖아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