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우주선이야! - 2024 북스타트 선정 글로연 그림책 33
양승희 지음 / 글로연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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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앙증맞은 사이즈와 형광 핫핑크의 찰떡 조합으로 아담하고 사랑스럽네요.


하지만 정리벽이 있는 저와는 반대인지라 계속 웃음이 나오네요. 


아이들은 예쁜 쓰레기에 더 마음을 빼앗기지요.


저의 절친이자 동생도 어른이지만 예쁜 쓰레기를 정리 못하는지라 잘 알죠.  


그런데 그 예쁜 쓰레기가 정말 유용하게 작품으로 태어나면 놀랍기는 해요.


아~ 신랑도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지만 도대체 버리지를 않아요.


혼자 사는 이웃집 오래된 도어록이 배터리가 나가면서 밖에서 잠겨 버렸던 상황에서


제가 버리려던 이상한(?) 도구를 찾아서 몇 번의 시도 끝에 열었던 일도 있기는 해요.


이건 진짜 신기하기는 했어요. 하지만 평소에 버리지 못하니... 



반면에 저는 제 주위에 누구보다 잘 버리지요.


물건의 실용성과 효용성만을 생각하거든요.


사용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에 대해 큰 미련이 없어요.


정리를 잘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리는 잘 하지요.


얼마나 차곡차곡, 구석구석 잘 쌓아두었으면


그 작은 집에도 캠핑 용품, 그림책 오천 권이 넘게 소장했던 것 같아요.


더욱 20년 동안 이사를 두 번 했으니 그 사이 짐은 어마어마했어요.


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모두 정리하고 이젠 집이 삭막하다 할 정도예요.


물건이 많아지면 치우기에 바쁘고 옷이 많아지면


계절마다 옷의 위치를 변경해야 하니 빨고 개키고 서랍장에 정리하고


와.. 하루로 절대 끝나지 않지요.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좁을 때는 수납만이 답이었는데


이제는 가끔 정리만 하면 되니 삶이 또 달라지네요.


어~ 이러면 안 되는데... 그림책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물건에 담긴 추억은 소중해요'라고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제 생각과 마음이 홀랑 벗겨져버렸네요. ㅋㅋㅋ


늘 버리는 저이지만 저의 소중한 추억들은 그대로 있어요.


어릴 적 친구들이 적어주었던 모든 손편지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파일에 정리해서 언제든 넘기면 그 시절의 풋풋함과 감정들을 그대로 남겨두었어요.



장면 속에서 엄마가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우주선을 바라보더니


그 연장선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장면을 보며


아이들과 통하는 저만의 방법 중 하나는 그 나이에 저를 생각해 보는 거였어요.


엄마에게 죽어라 반항하던 저, 귀찮음에 극에 달했던 저,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던 저, 그때는 말도 안 되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생각이 하나에만 국한되어 더 뻗어나가지를 못했을 뿐이지요.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저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 아이와 친정 엄마의 행동들이 이해되더라고요.


조금은 잔소리를 덜 하게 되고 응원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건 내 우주선이야!>를 읽으면서 작가님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와


다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이런저런 생각들에 다시 저를 들여다보았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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