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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초록섬 ㅣ 피카 그림책 10
잉그리드 샤베르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문주선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3년 12월
평점 :
인트로의 세 장면은 인간으로부터 전혀 방해받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섬을 보여주지요.
동식물이 잘 어우러져 살고 있는 푸르른 섬, 그 섬을 활공하는 새들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견디지도 못할 무게를 업은 사람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시작이지요.
섬으로 옮기고 있는 꽁꽁 싸맨 '나머지'는 저 섬을 개발을 위한 걸까?
아니면 섬에 쓰레기를 매장하는 걸까?
그렇게 '나머지'가 섬을 뒤덮을 정도로 넘치고 많아지니
사람들은 섬을 회복시킬 방법을 생각하네요.
섬이 아프고 사라지려 할 때 우린 뒤늦은 후회를 하지요.
아니 섬이 우리에게 반격할 때서야 우리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돌이켜 보지요.
항상 뒤늦은 후회와 대책이 되풀이되고 있어요.
하지만 섬을 되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다양한 방법은 의미가 없죠.
장면이 보여주었던 무게 때문인지 텍스트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문장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바다 위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결론을 도출하려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실은 질문도 잘못되었고, 사람들의 해결책이라는 결론으로 일이 마무리되는 일도 아닌데
그림책 속 사람들처럼 '우리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착각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자연은 우리에게 해결책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을 외치고 있어요.
어떠한 노력에도 섬은 여전히 황폐화되어가고 있던 중
한 사람의 노력이 더해지고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섬이 달라지지요.
사람들이 원하는 해결 방법이 아닌 자연이 원하는 해결 방법으로 섬은 변화하지요.
섬이 원하지도 않은 변화를 멋대로 결정하고, 그 해결책 또한 사람들의 입장이었지요.
달라지는 섬은 과연 사람들을 용서했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걱정하는 모든 것을 ‘분리’하거나 ‘무시’하는 사회에서 산다. 그리고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물건을 축적함으로써 물질 만능 주위에서 피난처를 찾는다. 우리는 때때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가리기 위해 높은 벽을 쌓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지 않기 위해 연막을 친다. 그리고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라울 니에토 구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