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넘어지는 방법 풀빛 그림 아이
아라 지음, 장고딕 그림 / 풀빛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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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고


누구나 있겠지요. 넘어지거나 엎어지거나 자빠지거나 고꾸라져

다친 곳의 아픈 부위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

그 부끄러움과 창피함, 당혹감을 어찌다 표현해야 할지....

다른 이들의 눈길이 없이 혼자서 넘어져도 민망하고 겸연쩍잖아요.

그 순간에 매끄럽고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놀랍네요.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방법을 그림책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것도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이라니 진짜 궁금하고 기대되네요.


넘어지는 그림이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의 아픈 과거가 떠올라요.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외근을 다녀오면서 버스에서 내리다 그대로 정류장에서 고꾸라진 적이 있어요.

치마를 입고 있었고, 버스 정류장에 오후 5시경으로 사람들 북적거렸고,

제가 넘어지는 순간 들려오는 안타까움의 목소리들.

"어이쿠!", "어째!", "헉!", "어머나!"

사실 보는 이들이 더 놀라고, 안쓰럽고, 가엽고, 애처로워 하는 눈길들이었지요.

급하게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척 버스를 기다려야 했어요.

시간을 멈추고 나만 자리를 뜰 수 있다면 하고 몇 번을 상상했던

그날의 아픔과 창피함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지금에서야 생각나는 것은 넘어지는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다음 무너지지 않고 일어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넘어지는 그 순간에만 얽매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면 일어설 행동도 못하잖아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를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한 일인 거죠.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에서도 창피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많이 넘어져야 일어서는 법도 배운다고 하잖아요.

무서워하지 말고 넘어지고 벌떡 일어나 가던 길 가자고요.


넘어져 일어서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들이 넘어졌을 때 대처도 생각해 봐야겠어요.

넘어진 이에게 보내는 안타까움, 연민, 지지, 응원이 아니라

빠르게 눈길을 돌려주고 큰 부상이 없다면 자리를 비켜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넘어지거나 넘어진 이들을 마주했을 때 제가 좀 더 평점심을 찾길 바라보아요.


그림이 알록달록, 둥글둥글해서 글과 찰떡처럼 잘 어울리네요.

책장을 넘기다 보니 놀이터의 다양한 놀이 기구들을 이용해 텍스트와 어우러지는 동작으로 보여주시네요.

오호~ 장고딕 작가님은 첫 그림책 작업이라고 하시는데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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