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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내게 - 2023 아침독서추천도서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49
레베카 바흐-로릿첸 지음,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그림,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2년 2월
평점 :
어느 날 문득 내게 / 레베카 비흐-로릿첸 글 /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그림 / 손화수 역 / 책빛 / 2022.02.20 / 모두를 위한 그림책 49 / 원제 : Ud af det blå (2019년)
책을 읽기 전
잠을 자고 있는 소년의 침대 머리맡에 곰이 서 있네요.
저 거대한 불곰의 모습에 조금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소년을 지켜주는 것 같아서 편안한 잠에 든 것 같기도 하네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 기대되네요.
줄거리
어느 날 문득 내게 왔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언제나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습니다.
소년에게는 없는 게 없습니다.
심지어 설탕 세 술이 들어간 차도 있지요.
그런데 뭔가 텅 빈 것 같습니다.
소년은 똑바로 누운 채 눈을 감습니다.
끝없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꿈속에서!
무언가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혹시... 누가 있나요?
곰!
책을 읽고
'안녕, 선인장.’
한 소년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다름 아닌 선인장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요.
소년의 하루는 규칙적인 일과들로 진행되고, 소년의 유일한 이야기 상대는 선인장이지요.
선인장과 숨바꼭질을 하면서도 안전을 위해서 구급상자는 곁에 두고 있지요.
커다란 정원, 서재가 있는 넓은 집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고,
집안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것 같지만 뭔가 텅 빈 것 같아요.
어느 날 문득 소년에게 흐트러진 집안에 흔적들과 화단에서 발자국을 발견하게 되지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불곰이 소년의 일상에 들어왔지요.
소년이 살고 있는 집은 제가 살고 있는 장소보다 더 깨끗해서 깜짝 놀랐네요.
정원이 반듯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소년의 변화 없는 삶이 좀 지루하게도 느꼈지요.
변화가 없는 듯한 집안의 공간적인 환경을 보여주는 그림뿐 아니라
소년의 심리와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텍스트조차도 규칙이 있어요.
왼쪽의 텍스트, 오른쪽의 그림의 규칙과 한 단어를 세 번씩 반복하는 패턴도 있네요.
90페이지가 넘는 흑백의 장면들이 소년의 지루한 기다림을 잘 보여주면서도 함께 하지요.
다가오는 알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맞이하는 느낌이지요.
검은색, 파란색, 갈색의 세 가지 색만으로 소년의 수많은 감정들을 담아냈어요.
파란색의 수직선들이 반복되고 규칙적인 일상이라면
갈색의 뭉텅이가 주는 느낌은 부드러움과 편안함인 것 같아요.
소년의 하루 일과와 집안의 모습은 모든 것이 통제되고 조화로운 것 같지만
균형이 맞지 않는 의자와 곰 그림의 액자의 변화는 소년의 일상을 뒤흔드는 존재의 등장하지요.
'어느 날 문득 내게....'
제목의 이 문장에는 마음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책 소개 내용 중 원제 ‘Ud af det bla’는 ‘Out of the blue:갑자기’라는 뜻으로
파란 하늘에 갑자기 천둥이 치듯 느닷없이 생기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해요.
어느 날 문득 내게 좋은 일이 아니면 나쁜 일이 생겼을까요?
그냥 평범한 일상의 하루였는데 그날만 다르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요.
만남, 시작, 모험, 관계,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새 학기가 시작된 3월이네요.
코로나와 함께 달라졌던 일상에서 다시 회복된 일상은 그전과는 또 다른 생활 방식이네요.
용기 있게 오늘 하루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기와 곁을 내어주는 곰의 품처럼
누군가에게 기대 보고, 기대게 해 주어서 오늘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풀어보세요.
<어느 날 문득 내게>는 삶의 변화에 대한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것 같아요.
- <어느 날 문득 내게> 원화 일러스트 카드 -
표지의 불곰은 장면 속에서는 다르게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이런 불곰의 모습을 일러스트 카드로 만날 수 있네요.
소년의 책상이 있는 방의 모습도 일러스트 카드도 있지요.
이렇게 예쁜 카드를 보니 그림책이 더 사랑스러워지네요.
-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작가님 -
작가님의 홈페이지에서 본문의 장면이지만 그림책과는 조금 다른 몇 컷을 찾았네요.
<어느 날 문득 내게>의 표지를 열어서 본문의 장면을 한 번 찾아서 비교해 보세요.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작가님의 한글 번역판의 첫 번째 작품은 <잃어버린 토끼, 커피, 눈풀꽃>이었지요.
저 역시 세 권의 그림책 같은 느낌으로 때론 다른 느낌으로 포스팅했어요.
<어느 날 문득 내게>의 차갑고, 따뜻한 그림이 또 한 번 저를 안아 준 그림책이네요.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홈페이지 : https://www.amkjaergaard.dk/amkjaergaard
2019년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 展으로 한글 번역판의 첫 그림책이 출간되기 전 전시회로 한국 독자들을 먼저 만났지요.
작가의 SNS에서 당시의 현장의 사진들과 <어느 날 문득 내게>의 주인공 소년을 만났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