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와 버들 도령 그림책이 참 좋아 84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연이와 버들 도령 / 백희나 / 책읽는곰 / 2022.01.07 / 그림책이 참 좋아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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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백희나 작가님의 <나는 개다>를 만나고 3년 만에 새 작품을 만나게 되었네요.

옛이야기를 백희나 작가님은 어떻게 담으셨을지 궁금하네요.

"버들 도령, 버들 도령. 연이 나 왔다. 책장 열어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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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연이라는 어린 여자애가 아이가 있었대.

나이 든 여인은 연이에게 일을 아주 많이 시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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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여인이 추운 겨울날 상추를 뜯어 오라고 했어.

그래도 연이는 무작정 열심히 눈밭을 헤매 다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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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 밑에 작은 굴로 살살 비집고 들어갔어.

좁은 길 끝에는 작은 돌문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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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는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그러모아 돌문을 밀었어.

세상에,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책을 읽고

 

 

<연이와 버들 도령>은 계모 설화의 한 유형으로 엄동설한에 나물을 구해 오라며 계모에게 쫓겨난 의붓딸이 초인적인 도령을 원조자로 만나 시련을 극복한다는 이야기와 다르게 백희나 작가님의 <연이와 버들 도령>에서는 계모가 등장하지 않아요.

생각해 보면 연이에게 고난을 주었던 계모에 대한 벌이 주어지지 않은 원작에 비해 백희나 작가님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서 죽었다는 계모의 문장에서 아주 잠깐 짠하게 느꼈지만 호감형 캐릭터는 아니네요.

설화인 <연이와 버들 도령>과 백희나 작가님의 <연이와 버들 도령>의 큰 공통점은 연이가 고난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하나씩 해결하면서 환생한 버들 도령과 함께 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되지요.

설화에서 말하길 고난의 강도가 더해지지만 연이는 꿋꿋이 헤쳐나가는 주인공으로 강인한 한국 여성상이 표출된 거라고 해요.

백희나 작가님은 '계모'라는 등장 캐릭터를 '나이 든 여인'이라고 칭하지요.

세대가 흘러 나이 든 여인이라 하면 그 범위와 대상이 굉장히 넓어지네요.

백희나 작가님의 '나이 든 여인'은 갱년기에 접어든 친모일 수도,

새로운 세대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 기성세대일 수도,

그저 젊음을 시기하는 늙음일 수도 있다고 설명하셨네요.

 

 

<연이와 버들 도령>에서 제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이 있지요.

첫 번째는 안쓰러웠던 장면으로 연이가 눈물을 터트렸을 때가 버들 도령이 시커멓게 타 버리고 뼈만 남았을 때가 아니라 버들 도령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자 연이가 울음을 터트렸지요.

편안한 죽음도 남은 이들에게는 커다란 슬픔인데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놀라지도 않는 연이를 보면서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런 큰일 앞에서도 덤덤할까 안타까워지더라고요.

이런 연이의 섬세한 감정들이 표정에 그대로 담겨 있어서 마음이 더 아팠어요.


두 번째는 바로 연이가 도령으로부터 대접받았던 밥상이었지요.

밥상의 차림 중 저는 고봉밥이 진짜 최고라는 생각을 했어요.

도령이 직접 차려준 밥상은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했지요.

생각해 보면 백희나 작가님의 전작에서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먹거리들이 있네요.

구름빵의 빵, 달 샤베트의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의 요구르트, 알사탕의 다양한 알사탕,

이상한 엄마의 달걀 요리들처럼 작가님의 작품에는 음식이 주는 위로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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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색감이 미디어를 통해 보았던 색감보다 그림책은 좀 어둡게 느껴져요.

오히려 세세한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아서 좀 아쉽더라고요.

물론 제가 찍은 사진은 빛의 노출이나 기술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워요.

2020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작가님답게

장면의 곳곳에서 작가님의 감각적인 표현들을 만날 수 있지요.

표지와 본문을 연결하는 면지의 패턴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시집을 올 때 받은 장롱 안쪽에서 뜯어 온 종이라고 해요.

또 눈 오는 날의 사진에서 보이는 연보랏빛의 느낌을 살려보고 싶으셔서 눈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눈 오는 날을 기다리면서 강원도 정선과 수도권의 산들을 오르내리며 찍었다고 해요.

<연이와 버들 도령>의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은 그림책을 직접 만나보세요.


 

 


 

 

- <연이와 버들 도령> 작업 과정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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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님의 SNS에 소개된 '나이 든 여인'의 완성 과정이지요.

스케치를 시작으로 닥종이 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완성되어 가는 모습이 신기하네요.

눈동자, 눈썹, 머리까지 하나씩 더해지면서 표정이 더욱 디테일해져서 놀라워요.

옴팡한 두 눈과 높이 솟은 광대, 큼지막한 주먹코, 깊이 팬 팔자주름이 갱년기를 지나는 중년 여성의 까칠한 면모의 표정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는 듯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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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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