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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ㅣ 세계 작가 그림책 22
모옌 지음, 리이팅 그림, 류희정 옮김 / 다림 / 2021년 9월
평점 :
돌풍 / 모옌 글 / 리이팅 그림 / 류희정 역 / 다림 / 2021.09.28 /세계 작가 그림책 / 원제 : 大風(2012년)
책을 읽기 전
제목이 주는 강렬한 느낌과 달리 본문의 몇 장면은 잔잔함과 평화로움이 가득했어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님이 쓰신 첫 번째 그림책이라는 멘트도 궁금했지요.
강렬한 바람에 마음을 잘 붙들어야겠지요.
줄거리
일곱 살 생일이 지난 어느 날, 나는 할아버지를 따라 습지에 처음 풀을 베러 갔다.
이른 아침이라 강둑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강가의 무성한 잡초들은 푸릇푸릇 생기가 넘쳤다.
회색빛 하늘이 천천히 밝아지더니 구름 가장자리에 분홍빛이 돌았다.
그러다 어느샌가 햇살이 쏟아져 나와 하늘을 밝히고 땅을 비췄다.
할아버지는 내게 풀 베는 시범을 보여 주셨다.
얼마 못 가 검은 구름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 버렸다.
하늘부터 땅까지 이어진 새까만 바람기둥이 나타났다.
"할아버지!"
책을 읽고
텍스트를 읽다 보면 와~ 리얼한 상황 묘사가 눈앞에서 그려지네요.
단어들의 조합을 보면서 이런 느낌에서 대가들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가식적인 단어나 조잡한 단어들이 아닌 담백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단어들이 문장으로 엮어지면서 와~
'세상이 자줏빛으로 물들더니 비릿한 풀 냄새와 쌉싸름한 쑥 냄새, 은근한 들국화 향이 훅 끼쳤다.'
- <돌풍>의 본문 중에서
저의 어딘가에 저도 모르게 기억하고 있는 일부분일까 싶을 정도로 싱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오감이 살아나네요.
어릴 적 시골은 아니지만 아주 가끔 접하는 자연의 느낌들이 그대로 살아있는 이유일까요?
아니면 영상 매체를 통해 보았던 자료들을 저의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마도 환상적인 리얼리즘 문학의 대가인 작가의 문체의 힘이라고 생각되네요.
큰 키에 다부진 몸을 갖고 계셨던 저의 할아버지 모습이 그려지네요.
생각해 보니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으셨지만 탄탄한 근육, 나잇살 하나 없는 분이셨네요.
그래서 왕성한 활동력을 갖고 계신 분이시라서 치매이셨지만
노년의 마지막까지도 근력들이 탄탄하셨나 보네요.
<돌풍> 속의 할아버지를 보니 머리 스타일부터 강인함을 갖고 계시고,
평소 말씀이 없으셨던 제가 기억하는 할아버지랑 비슷하네요.
평소에도 농부로 굳건히 다져진 몸이지만 강풍 앞에서는 한낱 풀이었을 것 같네요.
자연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이지만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 앞에서의 할아버지의 강인함에 숙연해지네요.
리이팅 작가님은 대만 작가님이세요.
그림책을 만나기 전 보았던 장면에서는 부드럽고, 잔잔하고, 평온하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돌풍>이라는 제목답게 커다란 먹구름, 거대하고 새까만 바람기둥까지 강렬하네요.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풀 한 가닥은 싱얼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요?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 추억도 있겠지만
언제 불어올지 모르는 삶의 돌풍에 대해 남기고 싶은 무언가도 있을 것 같아요.
- 같은 이야기 다른 그림 <대풍>에 관한 이야기 -
1985년 작품인 <大風>은 그림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지만
2015년 목판 인쇄판으로 274권의 한정판으로 디자인되어 출간하기도 했어요.
이 작품은 작가의 어릴 시절의 추억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해요.
중국의 주청량 그림 작가님이 그린 <大風>도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표지에 쓰인 한자는 글 작가 모옌의 서예 작품이라고 해요.
2015년 목판 인쇄판으로 274권의 한정판 관련 글 :
1. https://k.sina.cn/article_2453229691_9239507b04000m7nc.html
모옌의 같은 이야기 다른 그림 2021년 <대풍> :
1. https://read01.com/GmzzO72.html#.YXR6yZ5BwuU
- 출판사 다림의 '세계 작가 그림책' 시리즈 -
다림은 수직과 수평을 헤아려 보는 일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는 눈으로 책을 만듭니다.
- 출판사 다림의 출판사 소개 내용
출판사 다림에서 출간되는 시리즈로는 '우리작가그림책', '상상도서관', '그림책의즐거움', '잘웃는아이',
''다림인성학교', '다림창작동화', '즐거운책방', '청소년문학', 등 다양한 시리즈가 있어요.
'세계작가그림책' 시리즈의 시작은 2012년도 출간된 <앗, 깜깜해>이지요.
작품의 대부분을 읽었을 만큼 저도 이 시리즈를 좋아해요.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게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